원격의료 플랫폼 닥터나우 약 배달비 부과...왜?

"보건복지부 시정 권고 따르기로 한 것"...올라케어도 유료화 준비 중

인터넷입력 :2022/03/25 18:06

원격의료 플랫폼 닥터나우가 최근 소비자에게 기존 0원에 제공하던 약 배달비를 5천원으로 인상 적용했다.

최근 보건복지부와의 회의에서 약 배달비 관련 시정 권고를 받고 이에 따르기로 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투자금 외 아직 수익 모델이 없는 닥터나우가 수익화 개선을 위해 약 배달비를 받은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나, 회사 측은 비대면 진료 정책이 안착할 수 있도록 보건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적극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해당 보건 당국 회의에 참석한 또 다른 원격 의료 플랫폼 올라케어도 현재는 약 배달비 무료 정책을 유지 중이나, 향후 유료화를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닥터나우 앱 이미지

■ 닥터나우, 약 배달비 0원→5천원

닥터나우는 이달 14일 공지사항을 통해 16일부터 “오늘배송은 거리와 지역에 상관없이 5천원으로 배송비를 책정해 운영한다”며 “해당 비용 역시 기존 배달비에서 대폭 할인된 저렴한 가격이며, 이외 추가적인 배송 비용은 회사가 부담한다”고 안내했다.

닥터나우는 현재 택배 배송, 퀵 배송(오늘 배송)을 통한 약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택배 배송의 경우 회사가 비용 4천원을 모두 부담해 이전과 동일하게 무료로 제공하나, 퀵 서비스로 제공하는 오늘 배송은 비용 1만원 중 회사와 소비자가 각각 절반씩 부담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시정권고를 받은 데 따른 변경 조치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들과 회의를 열고, 약 배달비 무료 정책에 관해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며 이들 업체에 시정 권고를 내렸다.

닥터나우는 “배송비 부과는 실비(실사용금액)로 수익화와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회사는 보건당국의 가이드를 적극 따를 것이며, 이를 통해 비대면 진료 관련 정책이 안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회사는 “실제 퀵 배송비 평균 비용이 1만 6천원으로, 부과한 배송비 역시 실제 배송비의 일부로 고객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부분 비용은 닥터나우에서 부담 중”이라고 부연했다.

비대면 진료 및 약 배송 플랫폼 올라케어

■ 올라케어 “무료 정책 유지 중이나 향후 유료화 준비"

보건 당국과의 해당 회의에는 올라케어, 나만의 닥터 등 비대면 진료 업체들도 참석했으나, 올라케어는 현재 이전과 같이 약 배송 서비스 무료 정책을 진행 중이며, 나만의닥터 역시 홈페이지에 ‘처방약 배송비 0원’을 명시 중이다.

다만 올라케어는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정점을 찍고 있는 현 상황 이후 유료화를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올라케어는 “현재 약 배송비 관련해 서울권 당일배송과 전국권 택배배송 모두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자사도 보건복지부로부터 약 배달비 부여 요청을 받아, 유료화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라케어는 “오미크론 상황이 정점을 지나 안정화 단계에 들어가 약 배송에 대해 소비자가 기대하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는 시점이 되면 유료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업계 “치킨게임 해소하고 건설적 도모해야”

업계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코로나19로 인해 호황을 맞은 비대면진료 시장에서 선두를 잡기 위한 헬스케어 스타트업끼리의 치킨게임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비대면진료·약 배송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은 현재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례로 닥터나우는 2020년 12월 서비스 출시 이후부터 최근까지 약 배송비 0원 정책을 유지해왔다. 

닥터나우가 서비스 출시 이벤트를 1년이 지난 시점까지 이어왔던 이유는 이외 경쟁 업체도 배송비 0원 정책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표적인 경쟁 업체 올라케어는 지난해 8월 서비스 출시 이후 현재까지 약 배송비 0원 정책을 유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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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진료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인 한 스타트업 대표는 ”무리한 이벤트나 무료 배송 등으로 치킨게임 양상이 과열되고 있었는데, 이번 업계 조치로 오히려 상황이 조금 나아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금전적 마케팅 치킨게임보다 사용자 경험 향상 등을 기반으로 하는 경쟁 구도가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격의료산업협회 장지호 공동회장은 “업체 간 경쟁보다 이용자 중심이 안전하고 효율적인 의료 서비스 구축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