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핵버튼 누를 수도…"몇 시간내 3400만명 사망"

인터넷입력 :2022/03/17 14:37

온라인이슈팀

무기 사용에 관한 러시아의 발언 내용이 변하면서 많은 전문가들이 블라디미르 푸틴이 핵전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푸틴 대통령 트위터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이에 놓인 우크라이나에서 큰 전쟁이 벌어진 상태에서 서방의 군사적 지원이 갈수록 확대되자 러시아는 직접적으로 보복할 것을 위협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절박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핵전략가들과 미 전직 당국자들이 아직은 크지 않지만 양측이 직접 충돌할 위험성이 커지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 핵전쟁도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앞서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핵전쟁 가능성이 가능한 영역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양 진영의 지도자들은 핵전쟁은 고려하지 않는다면서도 핵전쟁에 대비하고 핵독트린을 발표해왔다. 핵 전문가들은 공포로 인해 의도되지 않은 오판과 도발이 상승 작용을 일으키면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쿠바 미사일 위기 이래 위기 수위가 가장 높으며 어떤 면에선 더 위험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이 말한다.

방어에 초점을 맞춘 나토군이 대거 러시아 국경 근처에 집결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에서 고전하는 러시아군은 매우 취약한 상태다. 갈수록 편집증적이 되어가는 푸틴이 경제적 붕괴와 국내 소요사태에 직면하면 서방이 자신을 제거하려는 음모가 진행중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러시아는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무기 등 군사지원이 전쟁행위에 해당하며 나토 수송대를 공격할 수도 있다고 밝혀왔다. 지난 주 러시아는 폴란드 국경에서 가까운 우크라이나 군사기지를 미사일로 공격했다.

독일 함부르크대학 핵전략가 울리히 퀸은 "이런 일들로 상황이 심각하게 악화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핵무기가 동원될 확률은 극도로 작지만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정부는 핵무력을 과시하고 있다. 전적으로 빈말은 아닐 수 있다. 나토 개입을 겁내는 러시아 전쟁 담당자들이 최근 정책 문서와 한 차례의 핵공격으로 나토 개입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상정한 워게임 시나리오를 통해 핵무력 사용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옛 소련 지도자들은 배격했던 도박이다.

핵공격의 결과를 미리 예상하긴 불가능하다. 최근 프린스턴 대학교가 양측의 전쟁 계획 등 각종 지표를 활용해 평가한 바에 따르면 핵공격을 주고 받다가 대륙간탄도미사일 같은 전략무기 공격을 서로 가하게 되면 몇 시간 안에 3400만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2016년 나토 사무부총장을 역임한 알렉산더 버시바우는 서방 지도자들이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계획이 빈 말이 아니며 사고나 실수를 러시아가 전쟁으로 오인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고전하는 상황을 푸틴이 생존의 위기로 판단하면서 "그런 위험성이 최근 2주반 사이에 엄청나게 커졌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크름반도를 합병한 2014년 이래 서방이 긴장하면서 푸틴은 "러시아 생존"을 압박하는 위협에 대항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정책을 입안했다. 핵전쟁 인계철선이 쉽게 작동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강화된 것이다.

2017년 러시아 정부는 주요 분쟁의 경우 "비전략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와 결의를 과시" 할 수 있다는 애매한 표현이 담긴 독트린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한 차례의 핵공격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해왔다.

이듬해 푸틴은 러시아가 공격 받은 지 "몇 초 안에" 핵탄두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경 분쟁을 전쟁으로 오판하는 경우 핵공격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킨 발언이다.

2020년 러시아 정부 문서는 핵공격 조건을 더욱 확대했다. 드론ㅜ등을 사용한 공격이 러시아의 핵공격을 촉발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런 정책들은 옛 소련 지도자들은 전혀 신경쓰지 않았던 문제점들에 대비해 만든 것이다. 냉전시대와 달리 나토가 재래식 전쟁에서 러시아에게 빠르게 결정적으로 승리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제한적으로 핵전쟁을 벌일 수 있고 이를 통해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러시아는 최소한 1000개 이상의 소형 "비전략" 탄두와 서방이 대응하기 전에 유럽 전역을 선제 타격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군사전략가들은 전쟁을 확대시키지 않고 나토를 물리칠 수 있는 공격의 범위를 규정하는 문제를 두고 논쟁을 지속하고 있다. 바늘구멍 같은 가능성이라고 우려하면서 말이다. 어찌됐건 러시아는 핵공격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드미트리 고렌부르크 러시아군사정책 분석가는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에스컬레이션이 쉽게 핵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또 나토-러시아 분쟁이 이미 시작됐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러시아의 전략 독트린은 부분적으로 서방이 침공에 앞서 러시아에 경제적, 정치적 혼란을 조성할 것이라는 우려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다.

랜드연구소 러시아 외교정책 담당 새뮤얼 채럽은 경제가 붕괴하고 반발이 늘어나면서 푸틴으로선 이미 "악몽이 이미 시작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나토의 동유럽 군사 증강배치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강화를 러시아의 핵정책을 가동해야 하는 공격으로 오해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분위기가 이렇게 취약해진 상황이라면 한쪽의 무차별 공격이나 도발이 보복을 촉발하는 등의 오판이 몇단계 거치지 않고도 러시아가 핵공격에 나서도록 할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미 서방의 우크라이나 직접 개입이 러시아의 핵보복을 촉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뤄지는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은 그같은 한계를 시험하는 꼴이다.

고렌부르크 박사는 "우리가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잘 모른다는 점이 문제"라면서 "우리가 러시아가 어떻게 받아들일 지 몰라 전투기를 줄지 말지를 두고 오락가락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퀸 박사는 미 국내정치도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화학무기를 쓰는 등 한계를 넘을 경우 미국 지도자들은 러시아가 예상하는 것 이상의 보복을 하라는 강한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미국에선 상당수 정치인들이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직접적 개입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도 핵무기가 보유하고 있기에 러시아의 핵보복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면 러시아 방어를 목표로 하는 러시아내 공군기지와 대공방어망를 공격해야 할 수도 있다. 분석가들은 이런 공격이 빠르게 확산되면 러시아로 하여금 나토가 모스크바로 진군하려 한다고 믿게 만들어 푸틴이 최후의 수단으로 핵공격을 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유럽에서 활동한 전직 미 정보당국자 크리스토퍼 치비스는 최근 "미국과 동맹국들이 실시한 수십가지의 워게임 모두" 푸틴이 나토와 제한전을 벌이게 되거나 우크라이나에서 패전하는 경우 서방 때문이라고 보고 한 번의 핵공격을 할 것으로 예측했다고 썼다.

사실 푸틴 자신도 금지선이 어디까지인지 모른다는 것이 문제다.

핵전쟁은 아무리 제한적이라도 전략가들이 말하는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쓰게 된다"는 에스컬레이션 위험이 따른다. 양측 모두 핵공격 만으로 유럽 내 군사력과 전체 핵무기를 소멸시켜 방어할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에 따라 양측은 선제공격이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 오판으로 인한 분쟁일 경우라도 말이다.

최근 단거리 미사일 기술이 발전하면서 지도자들은 핵무기를 발사할 지를 몇 분 이내에 판단해야만 하게 됐다. 이는 제한된 정보에 의지해 보다 넒은 범위로 선제공격하도록 하는 압박을 크게 늘리는 일이다.

오바마 정부 말기 미국이 실시한 2차례의 전쟁 시뮬레이션은 나토와 러시아의 우발적 충돌로 러시아가 핵무기를 한차례 발사하는 것을 상정하고 있다.

당시 국방부 지도자들은 1차 시뮬레이션에서 핵보복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민간인인 콜린 칼 백악관 당국자가 모스크바를 외교적으로 고립시켜야 한다고 주장해 관철시켰다. 칼은 현재 국방부 차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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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차 시뮬레이션은 미국이 핵보복을 하는 것으로 돼 있다. 미국 스스로도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할 지를 충분히 예상하기 힘들다는 것이 이유였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