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속 은행' 하나은행 CU마천파크점 가보니

영상통화 후 바로 바이오 인증 등록…은행 사각지대서 자기 역할 톡톡

금융입력 :2022/02/21 15:26    수정: 2022/02/22 08:39

윤상은, 손희연 기자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마천파크점은 조금 특별하다. 다른 곳과 달리 이 곳에선 은행업무도 함께 처리할 수 있다. 

하나은행이 지난해 이 곳에 국내 최초로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 덕분이다. 

기자는 최근 편의점 속 은행을 직접 체험해보기 위해 CU마천파크점을 직접 찾았다. 셀프존에서 바이오 인증을 등록한 뒤 직접 은행 업무를 하는 실험을 해 봤다. 

편의점 4분의 1 차지한 은행 공간

하나은행 CU마천파크점은 지하철 5호선 마천역에서 500미터 가량 떨어져 있다. 지하철 역에서는 도보로 8분 정도 걸린다.  

첫 인상은 여느 편의점과 별 차이가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편의점 입구서 시선을 왼쪽으로 돌리면  계산대가 눈에 들어왔다. 은행 업무를 할 수 있는 독립 공간인 '스마트 셀프존'은 편의점 입구 오른쪽에 자리잡고 있다. 편의점 공간 중 4분의 1정도가 은행 업무 처리 공간인 스마트 셀프존으로 꾸며져있다. 

셀프존에는 스마트 텔러 머신(STM)이 한 대 비치돼 있다. 이 곳은 성인 네 명 정도가 들어가면 꽉 들어찰 정도 규모다. 문을 여닫을 수 있게 해 보안성을 높였다. STM으로는 ▲통장 정리 ▲바이오 인증을 통한 계좌개설 ▲통장 재발행 ▲체크카드나 OTP 발급 등 50여 가지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하나은행 CU마천파크점 전경.

하나은행 권혁준 채널혁신섹션 팀장은 "비대면 금융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오프라인으로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사례가 많다"며 "스마트 셀프존에서는 동네 어르신들이 통장 정리와 실물 통장 재발급 서비스를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CU마천파크점 내 위치한 하나은행 업무 공간인 '스마트 셀프존'.

화상통화로 바이오 인증 등록…'벌써?'

이날 기자가 한 업무는 바이오 인증 등록이다. 이하나은행 계좌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는 직원의 조언 덕이었다.

신분증과 휴대전화로 본인 인증을 거친 뒤 영상통화로 상담원과 인증 절차를 한 번 더 거친다. 영상 속 하나은행 상담원은 마스크를 잠깐 내려 신분증과 얼굴 대조를 마친 후, 이름과 생년 월일을 묻는다. 얼굴을 더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기기 속 카메라 대신 비치된 작은 거울을 보게 하는 점이 인상깊었다.

하나은행 CU마천파크점 내 스마트셀프존에서 기자가 직접 바이오인증 등록을 진행하는 모습.

인증을 거치면 손바닥 정맥으로 바이오 인증 수단을 등록한다. 기존 자동화기기(ATM)에 비해 STM은 손바닥 정맥 인식 스캐너가 부착됐다. 안내에 따라 인식기에서 5cm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손바닥을 폈다. 손바닥 정맥 인식을 완료하는 데 30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하나은행 CU마천파크점 내 위치한 스마트 셀프존.

"채널 공백 지역, 편의점과 함께 시너지"

하나은행은 CU마천파크점으로 채널 공백 지역을 해소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나은행 권혁준 채널혁신섹션 팀장은 "이 곳은 반경 500m 내 자동화기기(ATM)이 없으며 가까운 은행이 1km 이상 나가야 있는 채널 공백 지역"이라며 "오프라인 채널에 있어서 편의점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생각하고 은행도 편의점 제휴를 통해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봐 시도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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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을 대상으로는 화상 상담을 통해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도 부연했다. 권 팀장은 "상담원 연결 버튼을 만들어놨는데 이를 누르면 화상통화로 기기 사용을 안내받을 수 있다"며 "주민들을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 간 직원이 상주해 사용법을 알려드리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앞으로 하나은행은 편의점서 처리할 수 있는 업무도 대폭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새로운 컬래버레이션도 기획하고 있다. 권 팀장은 "금융 생활이 모바일로 옮겨가 오프라인 채널의 축소가 진행되고 있어 새로운 시도들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