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위 "신용·위치정보 법제 혼란 풀어야"

특별법 소관 범위·부처 조항 정비 필요성 제기

컴퓨팅입력 :2022/01/21 15:51

일반법인 개인정보보호법과 특별법이 양립해 법 적용에 혼란이 빚어지고 있는 신용정보, 위치정보에 대한 법제 정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회기 국회에서 이런 의견에 합의가 모아졌던 위치정보 뿐 아니라 신용정보도 일반적인 개인정보 성격이 강한 것은 일반법의 적용을 받도록 명확히 하자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21일 국회에서 열린 '법체계 정합성의 관점에서 개인정보 보호 거버넌스 정립 토론회'에서는 각 부처와 학계가 거버넌스 재정립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쇼핑·의료보험도 '신용정보'…광범위한 법적 정의로 혼란 이어져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개인정보에 대한 정보 주체의 권리가 진화함에 따라 개인정보 거버넌스를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지만, 현 거버넌스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김현경 교수에 따르면 과거엔 개인정보 주체의 권리가 '사생활 보호'라는 기본권 측면에서만 존재했으나, 최근 데이터 3법 도입 등의 변화로 개인정보가 노출될 상황과 범위를 결정할 수 있는 자기결정권의 형태로 진화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정보 주체가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수익을 얻게 하는 '수익권'으로서의 제도 준비도 장차 요구되고 있다.

개인정보에 대한 다양한 제도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현재의 거버넌스는 각종 특별법으로 파편화돼 중복 규제, 비일관적인 관리감독 등의 한계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현행법 상 신용정보가 광범위한 범위로 정의된 탓에 소관법 및 부처에 대한 혼란이 야기된 점을 근거로 들었다.

김 교수는 "금융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전자상거래 사업자에게 정보 주체의 결제 내역과 함께 온라인 쇼핑 내역도 신용정보로서 제공할 것을 요구하면서 업계 간 이견이 발생한 바 있다"며 "거래 내용을 판단할 수 있는 정보 전반을 신용정보로 간주하고 있는 현행법대로만 해석하면 온라인 쇼핑 내역도 신용정보에 해당되는데, 이런 법적 정의를 고수하게 되면 관할 부처 해석에 따라 신용정보 범위가 막대하게 넓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질병정보도 보건복지부 관할로 생각하기 쉬우나 이를 주로 보험사가 수집하고 있으며, 이런 경우 신용정보에 해당된다"며 "신용정보법 같은 특별법이 존재하는 경우 해당 법률 규정을 우선 적용하도록 돼 있는 현행법 상, 금융위원회가 거의 모든 개인정보를 담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데이터 활용 촉진 법안에서도 혼란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경 교수는 "데이터 기본법, 산업 디지털 전환 촉진법은 개인정보 관련 내용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을 우선 적용하도록 규정했는데, 활용 가치가 있는 데이터의 80% 가량이 개인정보로 분석되고 있다"며 "해당 법들이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개인정보보호법과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런 혼란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아주 특별한 종류의 정보를 제외하고서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중심으로 개인정보 거버넌스를 통합하고, 개인정보위가 각종 영역별로 전문적, 체계적인 감독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개인정보위, '신용정보법' 적용 범위 축소·위치정보법 공동 소관 제시

토론회에 참석한 이병남 개인정보위 개인정보보호정책과장은 실제 사업자, 국민 등이 개인정보와 관련해 법 적용에 혼란을 겪고 있다며, 거버넌스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신용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과 유사한 규정은 삭제한 뒤 개인정보보호법을 따르게 하고, 예외가 필요한 내용만 신용정보법에 남길 것을 제안했다.

위치정보의 경우 개인위치정보 보호 및 조사·제재 기능은 개인정보위가 담당하고, 위치정보법은 개인정보위와 방송통신위원회가 공동 소관하는 것으로 법을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도록 봤다. 지난해 카카오맵에서 개인정보 노출 문제가 불거질 당시 소관 부처가 개인정보위인지, 방통위인지를 두고 일부 혼란이 야기됐던 점을 법제 정비 근거로 들었다.

이병남 개인정보위 과장은 "개인신용정보의 범위에 대한 논란이 여러 차례 기사화된 점을 감안하면 개인정보 관련 법에 대한 정합성 문제가 정리가 돼야 할 것이고, 위치정보법은 20대 국회에서도 개인정보위로의 이관이 합의된 바 있다"며 "김상희 국회 부의장이 이같은 내용으로 소관 법제를 정리하는 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제안에 금융위, 방통위는 미온적인 입장을 취했다.

신장수 금융위 금융데이터정책과장은 "금융거래와 개인신용정보는 동전의 양면 같은 관계로, 금융거래 자체가 개인 신용정보가 된다"며 "금융 회사가 개인신용정보를 얼마나 잘 관리하고 이용하는지를 보는 게 곧 금융감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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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개인신용정보가 잘못 관리될 경우 시장과 국민 피해로 돌아오게 된다"며 "금융위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다양한 안전장치를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낙준 방통위 인터넷이용자정책과장은 "위치정보는 개인위치정보 외 사물위치정보도 포함돼 있으며 드론, 자율주행차 등의 기술 트렌드를 보면 사물위치정보 이용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위치정보법의 거의 모든 내용이 규제에 대한 내용만 있는데 법을 보다 진흥 차원으로 개선하기 위해 학계랑 논의하고 있고, 그 이상의 내용은 차기 정부에서 논의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