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타다' 인수...모빌리티 시장 판도변화 주목

[이슈진단+] 토스, 타다 인수 파장

인터넷입력 :2021/10/08 15:54    수정: 2021/10/08 19:40

안희정, 손예술 기자

토스가 '타다' 운영사 브이씨엔씨(VCNC) 인수를 결정하고 모빌리티 사업에 본격 뛰어든다. 타다를 인수해 결제나 금융 서비스를 확장하고, 모빌리티 서비스 이용자와 종사자의 선택 폭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토스가 타다를 인수하면서 국내 모빌리티 시장 판도도 급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모빌리티 시장에 토스라는 새 자본이 투입되며, 카카오모빌리티와 티맵모빌리티 등과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기 때문이다. 

토스의 등장으로 타다가 다시 옛 명성을 되찾을지, 토스 또한 모빌리티라는 신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토스는 모빌리티 스타트업 타다를 인수한다고 8일 밝혔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쏘카가 보유한 타다 운영사 VCNC 지분 60%를 사들이기로 했다. 타다가 신주를 발행하면 이를 토스가 인수하는 방식이다. 새로운 타다 서비스는 올해 말 선보여질 예정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타다 경영권 쏘카에서 토스로...왜?

타다의 모회사는 쏘카에서 토스로 변경되는 것이지만, 쏘카는 여전히 40%의 타다의 지분을 갖고 있다. 쏘카는 유료 멤버십인 패스포트에 타다 서비스도 포함돼 있어 이들의 협력은 계속될 예정이다.

지난 2018년 렌터카 기반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 베이직'을 시작한 타다는 택시 업계의 반발과 '타다 금지법'이라고 불린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통과 등으로 사업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타다는 지난해 10월부터 가맹 택시 사업을 시작하며 타다 라이트 등으로 서비스를 재정비했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 티맵모빌리티와 가맹택시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업계에서는 이같은 행보를 두고 내년 기업 공개 상장(IPO)을 준비 중인 쏘카가 만년 적자인 타다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보고 있다. 쏘카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상황에도 선방한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은 3% 늘었지만, 영업손실액은 40% 줄었다. 올해 쏘카는 타다를 제외하고 흑자전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상장 전에 타다를 정리하면 순조로운 IPO 절차를 밟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한 지속적인 자본이 유입돼야 하는 모빌리티 시장에서 토스라는 새로운 투자사를 만나 타다의 서비스가 활성화된다면, 지분을 어느 정도 들고 있는 쏘카에 입장에서도 사업적으로 유리하게 된다. 쏘카의 멤버십 또한 활성화될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티맵모빌리티와의 싸움도 할 만해진다. 이 두 회사는 이미 해외 투자사들에게 수천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여기에 타다까지 더해지면 모빌리티 시장에서의 본격적인 삼파전 싸움이 예상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쏘카 관계자는 "모빌리티 시장 경쟁이 과열되는 가운데, 타다가 우수한 파트너를 만나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게 됐다"며 "이용 편의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토스, 타다 사업 일부 정리...연 12조 시장 진출 노린다

토스는 토스 금융서비스 확대와 새로운 수익원 확보를 위해 타다를 인수한 것으로 보인다. 

토스의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는 선불전자지급수단인 '토스머니', 온라인 지급결제사업 인프라 업체인 '토스페이먼츠', 토스뱅크를 통한 체크카드와 대출이 가능한 금융서비스 라인업을 폭넓게 확보했다. 이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새로운 서비스로 고객을 유치할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일차원적으로 타다 이용객이 그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추후 택시 드라이버도 토스 잠재 고객이 될 수 있다. 일례로 동남아시아의 '그랩'은 모빌리티를 배달·금융 서비스로 확대했으며 그랩의 고객과 사업자를 대상으로 대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토스는 일단 타다를 통해 토스 금융서비스를 십분 활용한 호출 택시 서비스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토스 관계자는 "국내 택시 결제 규모는 연 12조원"이라며 "이 중 호출 서비스를 통한 시장이 45%로 5조4천억원 수준인데 호출 서비스는 점차 증가세"라고 설명했다. 호출 앱 서비스는 타다 앱이 아닌 토스 앱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토스는 그간 한 앱에서 금융과 생활 서비스를 끊임없이 연계할 수 있는 '슈퍼 앱' 전략을 구사해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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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가 매출 확보를 위해 벌여왔던 사업은 순차적으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토스는 적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타다의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카카오뱅크는 카카오모빌리티 데이터를 대출 심사에 쓰고 있다. 

토스 관계자는 "사업 방향성을 잡고 일부 사업을 정리할 것"이라며 "TF팀을 구성했으며 빠르게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