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에 20년 매진…"플랫폼 사업화로 새 미래 준비"

[강소기업이 미래다 ㊻] 모비젠

컴퓨팅입력 :2020/12/02 07:23    수정: 2020/12/09 10:14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강소(强小)기업'이 국가 경제 혁신의 주역이자 좋은 일자리 창출의 모범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디넷코리아는 강소기업의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이들 기업에 대한 현장 탐방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46)모비젠, 시류 맞춘 '빅데이터' 처리·분석 기술로 성장 지속

"이동통신사의 과금을 위한 음성통신 로그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이 최초의 사업 모델이었다. 일 3~4억개의 통화 건수가 나왔다. 이걸 전부 수집해 통계로 처리하고 분석하는 업무를 주로 했다."

회사 설립 초기인 2000년대 초중반만 해도 이는 비슷한 사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데이터였다는 게 김태수 모비젠 대표의 증언이다. '빅데이터 전문 기업'이라는 요즘의 수식어가 따라붙기 전부터, 모비젠은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 처리하는 기술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었다.

기술 고도화에 집중해 일 10억건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제품을 선도적으로 개발해도, 쓰고자 하는 곳이 없어 판매가 지지부진했던 시기도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 어떤 조직이든 데이터 경제에 관심을 두는 시대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모비젠은 대량의 데이터를 투입하고, 신속히 처리하는 기술 기업으로서 글로벌 기업과도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지녔다고 강조한다.

모비젠

빅데이터가 핵심 키워드로 부상한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모비젠은 집중해오던 분산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기술을 활용해 빅데이터 솔루션을 내놨다. 보유한 기술력을 수요에 맞게 개량, 고도화하면서 꾸준한 성장 곡선을 그려왔다.

올해 데이터 3법이 시행되고, 각 조직 간 데이터 거래 및 결합이 활성화되려 하고 있다. 데이터 경제를 위한 제도적 기틀이 자리잡은 만큼, 빅데이터 분석 수요도 어느 때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비젠은 향후 빅데이터가 분석, 처리되는 플랫폼을 운영하는 사업자로 변모해 데이터 분석 기술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비전을 세웠다.

모비젠 최근 3개년 매출액

■핵심 기술과 제품: 지능형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아이리스'

모비젠은 지난 2008년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리스'를 독자 개발해 출시했다. 일 수천억건 발생하는 빅데이터에 대한 수집, 가공, 저장, 탐색, 분석 및 인공지능(AI) 연결 등의 종합 서비스를 지원한다. 페타바이트(PB) 수준의 빅데이터를 보유한 고객사에 데이터 분석 정보를 신속히 도출해준다.

아이리스는 ▲데이터 수집 및 연동을 담당하는 '아이리스 ETL' ▲데이터 저장 및 분석 솔루션 '아이리스 엔터프라이즈 DB' ▲AI 기반 고급 분석 도구 '아이리스 애널라이저' ▲미들웨어 분석 서비스 '아이리스 디스커버리 서비스' ▲하둡 기반 데이터 분석 솔루션 '아이리스 하둡' ▲사용자 정의 보고서를 제공하는 '아이리스 스튜디오'로 구성된다.

ETL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외부 시스템으로부터 정형·반정형·비정형 데이터를 수집, 추출하고 이를 변형 및 고속 적재해준다.

아이리스 지능형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구성도

아이리스 엔터프라이즈 DB의 경우 대용량 데이터 처리에 적합하도록 각 데이터 노드가 직접 데이터를 저장, 처리하는 방식을 채택해 성능을 높였다.

아이리스 애널라이저는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어려움을 막는 고객을 대상으로 출시됐다. 분석가의 실제 업무 환경에 맞춘 분석 프로세스를 거쳐 분석가가 개발자 도움 없이도 직접 분석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리스 애널라이저

아이리스 디스커버리 서비스는 여러 데이터 소스에 있는 데이터를 사용자가 동일한 명령어로 검색 및 분석을 할 수 있는 인프라 환경을 제공한다.

아이리스 스튜디오는 데이터를 시각화한 결과물을 웹 문서로 작성할 수 있는 도구를 지원한다. 코딩 작업 없이 데이터의 출처와 탐색 범위, 보고서 갱신 주기 등을 동적으로 변경할 수도 있다.

김태수 대표는 "빅데이터 기업이라고 자부하는 곳들이 많지만, 보통은 오픈소스를 잘 연결해 조립한 솔루션을 내놓는 곳들이 많다"며 "저희도 오픈소스를 활용하긴 하나, 각 요소 요소에 과거부터 쌓아온 기술력이 결합돼 있다는 점에서 타사와 차별화된다"고 강조했다. 아이리스 애널라이저와 아이리스 스튜디오가 오픈소스를 통해 제공되지 않는 도구를 자체 개발한 사례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미래비전: '아이리스' 사업 플랫폼화 추진…해외 시장 공략도 본격화

모비젠은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상장 이후 아이리스 기반 사업을 솔루션 비즈니스가 아닌, 플랫폼 비즈니스로 변화시킬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김 대표는 "현재는 기업, 기관이 데이터를 판매하고 싶어도 분석을 용도로 잘 변환·가공돼 있지 않고, 때문에 데이터의 가치를 가늠하기가 어려워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며 "아이리스를 통해 데이터가 지닌 가치를 제시하고, 거래가 이뤄지면 제공한 서비스에 대해 수수료를 받는 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형태의 사업 모델을 수립해 내년 말까지 관련 매출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중소기업의 데이터 활용을 늘리기 위해, 데이터 가공을 필요로 할 때 모비젠이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모델도 구상 중이다.

해외 사업 확대도 상장 이후 과제 중 하나다. 모비젠은 지란지교 관계사인 다이렉트클라우드, 엠시스템즈, 제이시큐리티 등과의 협업을 통해 일본을 비롯한 현지 시장에서의 사업 방안을 논의 중이다.

지난해에는 다이렉트클라우드와 협업해 아이리스가 적용된 다이랙트 클라우드의 ‘지능형 로그 분석 및 부정 액세스 리스크 관리 서비스’를 일본 현지에 선보인 바 있다. 일본 통신사와 빅데이터 기반의 무선망 품질 측정을 위한 'MDT' 사업도 추진 중이다.

김 대표는 "플랫폼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일본, 중국 등 해외에 수출하는 방향으로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기업문화:"꾸준히 잘 되는 기업들, '축적' 중시한다는 공통점 있다"

김태수 대표는 기업을 운영하면서 중시하는 부분으로 '축적'을 꼽았다. 업무 과정에서 개발한 기술이나 솔루션을 모두 사업화할 수는 없더라도, 어떤 방향으로든 회사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하는 데에 관심을 둔다는 의미에서 이같이 표현했다.

김 대표는 "가령 SI 사업을 할 때, 자주 쓰이는 것들을 상품화하거나 실적으로 기록할 수 있도록 제도화돼있는 편"이라며 "회사 차원에서 축적되는 것을 강조하는 제도들이 있다"고 말했다.

김태수 모비젠 대표

모비젠은 임직원의 역량 강화와 자사 제품에 대한 이해도 향상 등을 위해 사내 자율 스터디 프로그램을 운영,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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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대표님과 함께하는 IRIS 솔루션 스터디’와 ‘개발자를 위한 파이썬 스터디 그룹’이 운영됐다. IRIS 솔루션 스터디의 경우 김태수 모비젠 대표가 직접 참여해 임직원 대상으로 자사 제품에 대한 심화 학습을 진행했다. IRIS 제품의 기능부터 사용 방법, 데이터 분석 등을 팀별로 발표하고 공유함으로써 제품 이해도를 높이고, 실제 빅데이터 프로젝트에서도 학습한 내용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임직원들의 친목도모를 위한 다양한 동호회 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보드게임, 독서토론, 볼링, 스크린야구, 스크린골프, 핸드메이드 등의 동호회가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