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규제·신종 코로나...은행업계 '삼중고'

업황 전망 '부정적' 한 목소리..."수익성보다 건전성 목표"

금융입력 :2020/02/04 15:30    수정: 2020/02/04 16:41

국내 은행업계가 '삼중고'에 빠졌다. 저금리로 인한 이자이익 감소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악화, 정부의 규제로 수익성 둔화가 예견되는 상황이라서다.

은행업계는 수익성보다는 건전성 관리라는 측면서 다소 빡빡하게 영업 목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은행업계는 2020년은 지난해와 같은 성과를 내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저금리와 신 예대율 규제,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가계대출을 무작정 늘릴 수도 없고, 늘린다 해도 많은 이자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된 예대율 규제는 가계대출의 가중치는 100%에서 115%로 높이고, 기업대출 가중치는 100%에서 85%로 낮춰서 계산한다. 상대적으로 영업이 쉬웠던 가계대출을 무작정 늘리기 어려워진 것이다. 여기에 정부가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15억원 이상 가계대출을 전면 금지했고, 전세 및 주택자금대출 조건을 까다롭게 만들어 은행업계로서는 이자익을 과거처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경기 하락 자료 이미지(제공=이미지투데이)

그렇다고 무턱대고 기업대출을 늘리거나, 비이자이익을 거둘 수 있는 금융투자상품을 마구 팔 수도 없다. 기업대출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라는 통제 불가한 변수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여행·관광·외식·문화·여가 수요가 대폭 줄고 있어, 기업대출을 늘리기보다는 대출 연체와 같은 건전성 관리가 급선무라는 것이다. 외식업종에는 자영업자(소상공인, 소호) 비중이 높아서 자칫 잘못하면 부실 뇌관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자영업자 외에도 중국 무역과 관련한 중소기업의 대출 연체도 비상인 상태다.

시중은행 A 관계자는 "기업과 관련한 대출 연체가 이어지고 연체가 늘어나 위험이 전이되는 '도미노' 상황이 가장 은행업계에서는 우려하는 부분"이라며 "리스크 관리가 화두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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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이자익을 늘리기 위해 은행들이 판매에 열을 올렸던 금융투자상품도 지난해 발생한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사모펀드 환매 연기 등으로 판매 비중이 감소될 예정이다. 은행업권이 많이 팔았던 주가연계신탁도 판매 총량이 있어, 줄어드는 이자이익만큼을 비이자익서 끌어올리기 힘든 실정이다.

또 외환 사업 비중도 축소될 것으로 예견된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 중국 수출입 기업들의 외환 거래 비중 감소에서 기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