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보기 드문 중동 전문 벤처캐피털 ‘쇼룩파트너스’가 한국 스타트업의 중동 진출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인다.
쇼룩파트너스는 신유근, 마흐무드 아디 공동창업자가 2016년 설립한 투자회사로, 아랍에미리트 수도 아부다비에 본사를 두고 있다. 시드 투자를 전문으로 한다. 중동지역 버스 예약 플랫폼 ‘퀵버스’, 수요-공급 맞춤형 트럭 중개 플랫폼 ‘트럭커’ 등 중동 유망 스타트업들에 투자한 바 있다. 약 3년간 19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벤처 업계에 따르면 아직까지 국내에서 활동하는 벤처캐피털 중 중동 시장에 주력하는 곳은 없다.
신유근 대표는 최근 지디넷코리아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MENAT(중동·북아프리카·터키)’ 시장 진출을 꿈꾸는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지원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신 대표는 “쇼룩파트너스는 여태까지 중동, 북아프리카, 터키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들에 주로 투자해왔다”며 “약 1년 전부터는 한국 스타트업들에게도 관심을 갖기 시작해 정부 기관이나 기업 관계자들을 통해 한국 스타트업들을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망한 한국 스타트업들을 중동에 데려오고 싶다”면서 “스타트업 입장에게 중동 시장의 가장 큰 매력은 중국, 미국의 스타트업 판보다 경쟁이 치열하지 않다는 점이다”고 덧붙였다.
신 대표는 고등학생이 되던 해 캐나다로 건너간 후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 경영대학 와튼스쿨에서 금융학을 전공했다. 이후 미국 투자은행과 무바달라 등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무바달라는 석유 부호 만수르가 부회장으로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마흐무드 공동창업자도 무바달라 출신이다.
신 대표는 글로벌 투자 커리어를 쌓아나가며 중동 지역을 벤처 투자 신흥지역으로 눈여겨봤고, 아부다비에 자신의 회사를 설립했다.
신 대표는 지난해 초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미만 영향력 있는 30인 중 한 명으로 뽑혔다. 더불어 2018년에는 쇼룩파트너스가 포브스의 중동지역 20대 벤처캐피털에 선정됐다. 이외에도 지난해 핀테크아부다비가 선정한 올해의 핀테크 투자사, 2018년 아라비안비즈니스가 선정한 올해의 투자사 등에 이름을 올렸다.
■"韓 스타트업 중동 진출시, 더 많은 수익 창출 가능"
‘쇼룩’은 아랍어로 뜨는 태양이라는 뜻이다. 쇼룩파트너스에는 총 8명의 직원이 재직 중이다. 본사 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와 두바이 두 곳에 지사를 두고 있다.
쇼룩파트너스는 ▲핀테크 ▲플랫폼 ▲소프트웨어 ▲기술 기반 비즈니스 서비스 등 4가지 방점을 정해 스타트업들에 투자하고 있다. 쇼룩파트너스는 2016년부터 작년 말까지 19개 스타트업에 약 70억원을 투자해, 회사가 창업 후 처음으로 계획한 펀드 자금을 모두 소진했다. 작년 10월부터 두 번째 펀드를 추진 중이며, 2021년까지 약 400억~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중동계 국부펀드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한다.
신 대표는 한국의 기술 스타트업과 개발자들이 MENAT 진출할 경우, 한국에서보다 몇 배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1930년부터 70년대까지 중동 지역에서는 기름으로 돈을 버는 제1의 물결이 있었고, 이후 사막 위에 건물을 짓는 건설과 부동산의 2차 물결이 있었다”며 “이후 2010년부터는 제3의 물결인 테크 붐이 일고 있는데, 한국보다 이곳이 2년 정도 느리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신 대표는 “소프트웨어 기술은 중동지역 회사보다 한국 회사들이 더 우수한 편”이라면서 “인구 특성을 봐도 중동사람들은 이미 부유해 상대적으로 열심히 일하지 않지만, 한국 사람들은 일을 열심히 해 경쟁력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랍에미리트만 하더라도 인구는 1천만명으로 한국보다 적은데 인구당 국내총생산(GDP)은 한국의 4배”라며 “사우디아라비아도 한국보다 2~3배 더 잘 산다고 할 수 있어, 한국에서 1천만원에 수주할 솔루션을 여기서는 2천만원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쇼룩파트너스, 최소 1~2개 韓 스타트업에 투자 계획
쇼룩파트너스는 아직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한 적은 없다. 쇼룩파트너스는 잔디를 운영하는 토스랩, 아부하킴, 잼 등 한국 회사들에 자문 역할을 한 바 있다.
신 대표는 “그동안 쇼룩파트너스가 수많은 한국 스타트업들을 만나봤으나 투자한 적은 없다”며 “아직 중동으로 끌어 오고 싶은 회사를 못 만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한국뿐 아니라 MENAT 스타트업들을 포함해 1년에 6~8개의 회사에만 투자한다”면서 “이는 전체 심사하는 회사들 중 1% 미만이다”고 덧붙였다.
신 대표는 내한해 직접 한국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만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진행하는 ‘주스르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참여, 한국 스타트업 대상 멘토링 활동을 진행한 바 있다. 5곳의 한국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두바이, 아부다비 등에 초청해, 3주간 현지 스타트업 및 창업기관 견학 등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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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대표는 “올해에도 주스르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10개 정도의 한국 회사를 중동에 데려와 많은 것들을 가르쳐주고, 또 투자 심사도 하고 싶다”며 “한국에서 더 많은 유망 스타트업들을 만나 최소 1~2개 회사에 투자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기 투자를 진행한 다음 해당 스타트업들이 어느 정도 준비가 된다면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 진출하는 것을 도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