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콘텐츠산업 잠재력 크다...자연·문화·제조업이 좋은 소재"

장광수 울산정보산업진흥원장 인터뷰

컴퓨팅입력 :2019/12/26 17:44

"4차산업혁명 시대 신산업으로 거론되는 다양한 분야 중에 지역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유리한 분야가 바로 콘텐츠 산업이다. 인력과 자본, 설비나 장치보다 창의적 아이디어가 승부를 결정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지역의 특장점을 살려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본다."

장광수 울산정보산업진흥원장은 최근 진행한 인터뷰에서 진흥원의 내년 주요 사업으로 콘텐츠 육성 사업을 꼽으며 이같이 강조했다.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은 지역 ICT융합산업 및 신산업동력산업 지원 전담기관으로 2016년 설립됐다. 지난 3년간 23개 사업을 진행하면서, 울산의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과 ICT융합 환경을 구현에 성과를 냈다.

콘텐츠산업 육성은 진흥원이 ICT융합을 통한 제조업 고도화, 벤처 및 미래신산업 육성과 함께 기관의 3대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진흥원은 지난 10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16개 시도 콘텐츠 산업 지역거점기관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장 원장은 울산의 콘텐츠산업 성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며 "울산은 기본적으로 문화, 역사, 자연 등의 콘텐츠 소재가 풍부하고 이에 더하여 울산의 제조업 그 자체도 콘텐츠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콘텐츠 산업은 아이디어가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인 만큼, 지역의 특장점을 살리면 경쟁력을 갖춘 지역 콘텐츠산업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장광수 울산정보산업진흥원장

하지만, 울산의 콘텐츠산업은 잠재력에 비해 산업 역량이 아직 미약한 실정이다. 진흥원에 따르면 울산의 콘텐츠 산업 기업, 종사자, 매출 등의 지표는 전국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장 원장은 "콘텐츠 공급자와 수요자 간 네트워크 형성과 이를 위한 기관과 민간의 공동 주도가 필요하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이들의 자연스러운 이합집산이 이루어지는 마당이 만들어진다면 창업과 수요기업 연계로 이어지는 문화콘텐츠 산업생태계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산업생태계 형성을 위해 가장 먼저 풀어야할 문제는 역시 창작자군의 육성이다. 진흥원은 2023년까지 지역 콘텐츠 창작자를 지원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장 원장은 "현 시점에서는 최소한의 콘텐츠 공급기업군이 형성될 수 있는 바탕, 즉 산업인프라 조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진흥원은 올해 콘텐츠 산업 육성을 위해 본격적으로 역량을 투입했다. 선박 건조 및 운항의 안전제고를 위한 “가상증강혼합현실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비롯하여 가상증강현실 콘텐츠 개발을 통한 동구관광 활성화를 목표로 한 “대왕암공원 AR체험존 및 울산대교 전망대 VR체험존 조성사업”, 울산큰애기 미니드라마 제작과 3D프린팅 이러닝 교재제작 등의 “지역특화콘텐츠 개발지원사업”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인프라 조성으로는 제조업 적용 가상증강현실 콘텐츠 개발 지원을 위한 “울산 VR·AR제작거점센터”를 비롯하여, 지역창작자 육성과 창업지원을 위한 “울산 콘텐츠코리아랩 구축사업” 등이 추진 중에 있다.

장 원장은 "이 같은 콘텐츠 인프라가 본격 운영되는 내년 이후에는 콘텐츠 개발지원과 기업육성의 성공사례 창출이 더욱 가속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울산을 'e스포츠 허브'로 조성한다는 계획도 진흥원이 추진하고 있는 콘텐츠산업 육성사업 중 하나다.

지난 7월 “제1회 울산광역시장배 e스포츠대회”를 확대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KeSPA e스포츠 아카데미 글로벌 캠프 개최 등 사업을 확대 추진 중이다. 향후 KeSPA Cup 결승전, 대통령배 아마추어 e스포츠대회 전국결선 유치, 다종목 KeSPA CUP 개최, IeSF 월드챔피언십 세계대회 유치, e스포츠 상설경기장 조성 등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장 원장은 "e스포츠 관련 사업 추진과 그에 따른 오프라인 활동은 생산유발효과는 물론이고 제조업으로만 대표되는 지역의 이미지를 크게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궁극적으로 울산의 관광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전통산업에 ICT 융합해 신산업 만들 것"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은 지역 핵심 산업인 조선업과 제조업에 ICT기술을 융합해, 기존 산업을 고도화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울산의 전통산업 성공은 자동화, 대량생산, 저비용의 요인으로 일궈냈지만, 다가오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맞춤형, 즉응성, 유연성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필요한 ICT기술 역량을 키울 수 있게 지원하는 게 목표다.

전통 제조업의 중요성은 여전하지만, 경쟁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게 장 원장의 생각이다.

장 원장은" 전통 제조업 경쟁력 없이는 결코 선진국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며 "제조업과 신산업은 대체의 개념보다 시너지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의 대규모 장치산업의 개념으로는 더 이상 고객니즈를 충족할 수도, 생산공정 다양화에 적응하기도 어렵다"며 "전기차의 사례로 짐작할 수 있듯이 앞으로 10년 후의 자동차, 조선, 화학 산업은 더 이상 우리가 아는 기존의 모습이 아닐 것이다. 제조업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신산업이 만들어지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생겨날 것이다"고 말했다.

울산은 ICT융합의 기초 역량을 다져가는 과정에 있다. ICT융합을 위해 전문 인력 확보가 필요하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게 장 원장의 진단이다.

장 원장은 "ICT융합 분야의 경우를 보면 기업은 공통적으로 전문인력의 부족을 호소하고 있는데 엄밀히 말하면 이것은 인력부족의 미시적 문제가 아닌 선순환 구조의 부재라는 근본적인 문제다"고 설명했다.

본적으로 산업생태계는 수요가 전제가 돼야 개발이 가능하고, 개발이 진행돼야 고용이 가능한데 현재는 ICT융합과 신산업 모두 수요가 확보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이 개발자와 공급기업의 이탈과 만성적 전문인력의 부족으로 이어진다는 진단이다.

장 원장은 해법으로 지자체의 공공수요 창출을 들었다. "울산정보산업진흥원과 같은 지역기관을 통해 국비사업을 확보하고 개발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마중물로 개발과 실증이 되면 자연스럽게 기업수요가 생성되고 궁극적으로는 지역의 IT·SW 기업의 참여가 이루어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임기내 U-스마트 인더스트리 4.0 실현 목표"

장 원장은 임기는 2020년 10월 10일까지다. 2016년 울산정보산업진흥원 초대 원장으로 부임해 3년간 임기간 성과를 높게 평가받아 1년 연임이 결정됐다.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은 울산시가 출연한 7개 산하 기관 중 경영평가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장 원장은 남은 임기 동안 "울산의 주력산업에 지능정보기술을 융합해 디지털화하는 U-스마트 인더스트리 4.0을 실현하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관련기사

그는 "4차산업혁명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지능정보 기술을 모든 산업과 융합해 새로운 제품, 서비스나 프로세스를 창출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조선해양 산업분야에서는 '조선해양 인더스트리 4.0'과 '조선해양 SW융합클러스터 사업'을 통하여 전기추진 기반 스마트 자율 운항 선박을 개발하고 실증하여 세계의 스마트 자율운항선박 시장을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또 "석유화학산업에 지능정보기술을 적용하는 '유틸리티성 자원공유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여 스마트 산단을 구현하고 생산성과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여나갈 생각이며 아울러 4차 산업 혁명의 꽃이라 불리는 디지털 콘텐츠와 3D프린팅 기술을 울산의 주력산업과 융합함으로써 주력산업의 고도화 및 신산업육성으로 '울산형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을 실현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