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환경 위성’ 내년 2월 우리가 쏜다

천리안위성2B호…미세먼지·해양환경 상시 관측

과학입력 :2019/12/05 12:00    수정: 2019/12/05 15:14

우리 정부가 내년 2월이면 세계 최초로 정지궤도 환경 위성을 보유하게 된다. 미국과 유럽보다 앞선 환경탑재체가 포함된 정지궤도 위성이 개발을 마치고 내년 2월 발사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환경부, 해양수산부는 지난 4일 대전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간담회를 열고 ‘천리안위성 2호 개발현황’을 소개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최재동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지궤도복헙위성사업단장은 “천리안위성2B호는 핵심 전장품과 소프트웨어를 국산화했을 뿐만 아니라, 독자적인 위성 조립 및 시험 기술을 통해 완성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국제 수준의 기상·해양·환경 상시 관측이 가능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통해 자연재해 대응 체계를 고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천리안위성2B호의 모습.(사진=과기정통부)

‘천리안위성 2B호’는 정부가 지난 10년간 총 3천800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정지궤도 위성이다. 2018년 12월 쏘아 올려진 천리안위성 2A호와 함께 고도 3천600km에서 지구와 동일하게 회전하며 동아시아 지역 미세먼지 및 해양환경을 관측하는 역할을 맡는다. 임무 수명은 10.6년이며, 발사는 2월 18일 남미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 새로운 ‘천리안위성 2B호’…뭐가 달라졌나

천리안위성 2B호는 대기오염을 관측할 수 있는 환경탑재체와 해양을 관측할 수 있는 해양탑재체가 부착됐다. 특히 환경탑재체는 우리가 세계 최초로 정지궤도 위성에 부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이는 미국 NASA나 유럽 ESA보다도 최대 3년가량 앞선 성과다.

우리 정부는 천리안위성2B호가 보내온 환경 정보를 통해 최근 심각해지고 있는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방침이다. 국외 대기오염물질을 감시해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을 면밀히 규명하고, 고동도 미세먼지 감시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정지궤도 환경 위성을 보유하게 될 미국·유럽과 손잡고 전 지구 대기환경 감시체계의 한 축을 담당할 방침이다.

천리안위성2B호의 모습,(사진=과기정통부)

천리안위성2A호가 수행하고 있는 해양 관측 기능도 이번 천리안2B호 추가를 통해 한층 고도화된다. 천리안위성 2B호는 기존 2A호에 비해 관측해상도가 4배 개선됐고, 1일 관측회수도 2회 늘어났다, 이를 통해 분석할 수 있는 산출물도 13종에서 26종으로 증가했다.

최원호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천리안위성 2A호에 이어 2B호까지 발사되면, 한반도의 기상 대기 해양을 관측하는 세계적인 수준의 서비스 체계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를 활용하여 정부는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겪고 있는 미세먼지 및 적조·녹조 등 재해에 대해 더욱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 HW부터 SW까지 국산화…韓 우주 기술력 제고

천리안위성 2B호는 국산화된 기술이 대거 투입돼 완성됐다. 핵심전장품은 물론 소프트웨어까지 국산화 기술로 만들어졌다. 구체적으로 ▲위성구조체 ▲열제어부분품 ▲위성탑재컴퓨터 등 핵심 하드웨어가 국산화됐고, ▲비행소프트웨어 ▲지상관제 시스템 등 소프트웨어도 국산화됐다.

기술 국산화는 위성 개발비용을 낮추는 데도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항우연에 따르면 독자적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덕에 외국 기업의 솔루션을 도입할 때에 비해 1/3 수준의 낮은 비용으로 정지궤도 위성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국내 중소기업의 기술력이 향상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번 정지궤도 위성 개발에는 총 40개의 기관이 참여했고, 이 중 36개는 중소기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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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최재동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지궤도복헙위성사업단장이 천리안위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최재동 단장은 “중소기업이 처음 정지궤도 위성 사업에 참여했을 때만 해도 글로벌 대비 기술력이 부족한 측면이 있었지만, 이번 사업을 통해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며 “최근에는 해외 사업자의 협력 제안을 받을 정도로 성장했고, 이를 통해 국내 위성 기술력이 높아졌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천리안위성 2B호는 내년 1월 초에 기아나 우주센터로 이송되고, 발사 전 현지 최종점검 등을 거쳐 발사될 예정이다. 발사 후 위성이 정지궤도에 안착하면, 시범 서비스를 거친 후 본격적인 대기·해양 정보 수집에 돌입한다. 대기환경 정보는 2021년부터, 해양정보는 2020년 10월부터 서비스 개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