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넷코리아와 오픈서베이는 ICT 업계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가장 뜨거운 주제를 선정해 사용자들의 인식과 의견을 조사하는 '핫문쿨답' 코너를 격주로 기획, 운영합니다. 이를 통해 기업에게는 소비자 중심의 제품과 서비스 기획에 도움을, 정부와 사회에는 비교적 정확한 여론을 전달함으로써 보다 좋은 정책과 개선점들을 찾아가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최근 인기 연예인이 악플 등을 이유로 유명을 달리하면서 인터넷상에 글을 올릴 때 실명으로 하자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실명이 사용될 경우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이용자들은 악플을 줄이는 방안으로 인터넷실명제 도입에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 최근 카카오가 악플 방지를 위해 도입한 연예뉴스 댓글 기능 잠정 폐지와, 네이버가 적용한 악플 감지 ‘클린봇’ 조치보다 더 강하고 현실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아울러 정치인, 연예인 등 공인이라 하더라도 악플을 참고 이겨낼 것이 아니라, 강경 대응해야 한다는 인식을 강하게 나타냈다. 악플러에 대한 고소도 정당하고, 선처해줄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 인터넷실명제 도입 논의 재점화...‘실명 아닌 아이디 전체 노출’ 찬성 1위
지디넷코리아는 모바일 설문 조사 플랫폼인 오픈서베이와 함께 인터넷실명제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인터넷실명제(인터넷 게시판 이용자 본인 확인제)란 실명을 밝히고 인터넷 게시판이나, 포털 뉴스 댓글 등에 글을 쓸 수 있도록 한 제도다. 2007년 7월 대통령령으로 시행됐으나, 표현의 자유를 위협한다는 비판을 받았고, 헌법소원 청구를 통해 2012년 헌법재판소로부터 헌법 위배 결정이 내려졌다. 그 이후 실질적인 규제는 사라졌다.
하지만 악플로 연예인들의 잇따른 죽음으로 사회적 문제가 커지면서 인터넷실명제가 필요하다는 인식과 주장의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최근 자유한국당 박대출 의원은 악플 근절방안으로 댓글 아이디의 풀네임을 공개하는 ‘인터넷 준실명제 도입’ 방안이 담긴 정보통신방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여전히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1천명 모바일 이용자에게 인터넷실명제 도입에 대한 생각을 물어본 결과, 10명 중 9명은 인터넷실명제 도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실명까진 아니어도 아이디 전체를 노출해야 한다’는 응답이 47.5%를 기록했고, ‘성과 이름, 즉 실명을 노출해야 한다’는 의견도 42.1%에 달했다. 반면 ‘현 수준이 최선이다(반대)’ 의견은 9.5%에 불과했다. ‘기타’ 의견은 0.9%를 기록했다.
응답자들은 “최소한 악플러를 잡을 수 있을 정도의 정보는 노출돼야 한다”, “실명까진 위험하다는 생각이고, 그 대신 아이디를 노출해서 수위 조절할 수 있게 해야한다”, “완전 실명을 하면 댓글 다는 등의 일에 있어 과하게 소극적인 될 수 있을 것 같다” 등의 의견을 적었다.
■ 인터넷실명제, 악플 개선 실효성 기대...포털사 악플 대책 부족하다 인식
인터넷실명제를 도입할 경우 악플 개선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지도 물었다. 이에 ‘크게 개선될 것 같다’ 46.6%, ‘약간 개선될 것 같다’ 44.5% 응답률을 보여, 악플 개선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했다. ‘현재와 비슷할 것 같다’ 응답은 8.4%였다.
최근 네이버, 다음(카카오) 검색 포털사들은 악플 방지 대책을 내놨다. 다음의 경우 연예뉴스 댓글 기능을 잠정 폐지했고, 네이버는 악플을 감지하는 ‘클린봇’ 기술을 도입해 악플 단속에 나섰다.
이에 응답자들은 두 대책의 적정성을 비교했을 때 비슷하다는 평가를 하면서도, 악플 개선에 있어 둘 다 부족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둘 다 부족하다. 더 강하고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35.1%로 가장 많았다. 반면 ‘두 포털 대책 모두 적절해 보인다’는 의견은 25.5%였다.
■ “공인이라도 악플 참지 말아야...고소 정당, 선처 안 돼”
일각에서는 정치인, 연예인 등이 대중의 인기로 고객의 돈벌이를 하는 직업인만큼 악플을 감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친다.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이에 응답자 77.5%는 ‘일반인, 공인 구분 없이 악플로 인한 상처가 똑같고, 똑같이 대처해야 한다’는 보기를 선택했다. ‘공인으로 분류되는 사람은 직업 특성상 악플을 감수해야 한다’는 보기는 14.5%를 기록했다. ‘별 다른 생각 없음’은 5.2%, ‘기타’는 2.8%로 나타났다.
연예인 등 악플 작성자에 대한 고소 소식이 종종 뉴스를 통해 보도된다. 일부 연예인은 선처를 통해 문제를 풀지만, 일부 연예인은 악플러를 뿌리 뽑는다는 차원에서 선처 없는 강력 대응으로 맞선다.
이에 70.3%에 해당되는 응답자들은 ‘악플러에 대한 고소를 정당하며 선처를 절대 해줘서는 안 된다’는 보기를 선택했다. 이어 ‘악플러에 대한 고소는 이해하지만, 진심으로 반성할 경우 선처해줘야 한다’(23.9%), ‘도 넘은 악플은 문제지만 고소까지는 불필요하다’(4.4%), ‘기타’(1.4%) 순이었다.
■ 악플 개선 분야 1위 ‘연예’...2위는 ‘정치’
악플이 가장 심하고 개선될 분야로는 ▲연예(82.1%) ▲정치(10.8%) ▲사회(3.0%) ▲스포츠(1.8%) ▲경제(1.1%) ▲기타(1.2%)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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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응답자 본인이 인터넷 커뮤니티나 뉴스 댓글에 악플을 남긴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는 응답이 88.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심하지 않은 수준의 악플은 몇 번 남겼다’(8.6%), ‘심한 수준의 악플도 남긴 경험이 있다’(1.2%), ‘심한 악플도 자주 남기는 편이다’(0.7%)를 기록했다.
오픈서베이와 함께 진행한 이번 조사는 지난 7일 오후 실시, 10~50대 4천276명 중 1천명이 응답했다. 표본오차는 ±3.10% (95% 신뢰수준)다. 자세한 설문결과는 [☞오픈서베이 관련 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