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지역 경제통합 가시화됐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타결 선언

디지털경제입력 :2019/11/05 07:06    수정: 2019/11/05 09:25

우리나라 최초의 메가 자유무역협정(FTA)를 통한 아시아·태평양지역 경제 통합이 가시화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오후(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인도·호주·뉴질랜드 등 16개국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정상회의’에서 인도를 제외한 15개국이 20개 챕터 모든 협정문을 타결했음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15개국은 2020년 최종 서명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15개국 정상은 인도가 RCEP에 동참할 수 있도록 인도와 관련한 잔여 이슈 해소를 위해 참여국 모두 노력하기로 했다.

각국 정상은 또 보호무역주의 등 세계경제가 직면한 위협 속에서 규범에 기반한 다자무역체제인 RCEP이 중대한 의의를 지닌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RCEP은 2013년 5월 1차 협상이 개시된 이래 약 7년 가량 협상을 진행, 20개 챕터의 협정문을 타결하고 상품·서비스·투자 시장개방 협상도 막바지 단계로 일부국 간 합의만을 남겨두고 있다.

RCEP 챕터는 상품, 무역구제, 서비스(금융, 통신, 전문서비스 부속서), 인력이동, 전자상거래, 투자, 원산지, 통관, 위생 및 검역조치(SPS), 기술규제 및 적합성평가(STRACAP), 지식재산권, 경쟁, 정부조달, 중소기업, 경제기술협력, 총칙 5개 챕터(예외, 분쟁해결 등)다.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전경

■RCEP 의의

RCEP은 우리나라 최초이자 세계 최대의 메가 FTA로 세계인구 절반, 세계 GDP 27조4천억달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거대 경제 블록을 형성해 안정적인 역내 교역?투자 기반 확보 효과가 기대된다.

RCEP에는 최빈개도국부터 선진국까지 다양한 경제발전 수준을 가진 여러 지역의 국가가 참여하고 있다. 특히 젊고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국가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 산업부는 RCEP 타결이 빠르게 성장하는 유망시장을 대상으로 한 우리 기업의 새로운 진출기회를 제공하는 교두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아세안 중심성을 표방하는 RCEP 타결은 아세안, 인도 등과의 협력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킴으로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신남방정책의 본격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최근 보호무역주의 우려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기업을 포함, 역내 교역·투자 여건 개선과 인적·물적 교류 활성화 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 대한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RCEP 협정문 합의 내용

RCEP 협정문 합의 내용은 ▲최신 무역규범 확립 ▲무역원활화 기반 마련 ▲서비스 및 투자 규범 개선 ▲신남방 핵심국가들과 장기적 파트너십 확보 등으로 요약된다.

RCEP협정문에는 한-아세안 FTA에 미포함된 전자상거래·지식재산권 챕터를 도입하는 등 무역환경 변화를 반영한 최신규범을 확보했다. 전자상거래 확산 등 최근 디지털 기술발전을 반영해 성장하는 RCEP 역내국의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 확대 기반을 마련했다.

지식재산권 챕터를 통해 저작권·특허·상표·디자인 등 지재권 전반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보호 규범을 마련, 그동안 지식재산권 챕터가 없었던 한-아세안 FTA를 보완했다.

중소기업 역량강화의 중요성을 고려해 중소기업 챕터를 도입하고 정부조달, 경쟁 등 기존 한-아세안 FTA에서는 포함되지 않은 다양한 챕터를 마련해 해당 분야 투명성을 제고했다.

16개국에 대한 통합 원산지 기준을 설정해 기업의 FTA 편의성을 제고하고 역내 가치사슬 강화 기반을 마련했다.

우리기업의 FTA 활용을 가장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인 원산지 제도를 개선해 기업의 부담과 비용을 낮춤으로써 FTA 활용역량이 미진한 중소기업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 RCEP 참여국 전역에서 재료를 조달?가공해도 재료누적이 인정돼 역내 생산 가치사슬 형성 및 역내 산업과의 연계 강화를 통한 우리 기업의 경쟁력 확보가 기대된다.

한-아세안 FTA 등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통관 및 무역원활화 챕터를 도입, 통관분야를 원활화해 우리 기업의 RCEP 활용 편의성이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

한-아세안 대비 서비스·투자 시장 자유화 규범 강화 및 우리 투자자의 권익 보호 수준도 높아질 전망이다.

서비스는 기존 아세안 등과의 FTA 보다 자유화 요소를 강화해 역내 서비스 무역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금융·통신 부속서 채택을 통해 핀테크, 금융 및 통신사업 진출 기반을 확보했다.

신남방 핵심국가들과 장기적 파트너십을 확보해 역내 경제발전 및 성장을 위한 협력 촉진 기반을 마련했다.

협력 챕터를 통해 발전 수준 격차가 큰 참여국이 상호 호혜적 관계 속에서 협력을 추진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마련함으로써 아세안 등 역내국과 전략적 협력 관계 발전의 기반을 마련했다.

관련기사

참여국들은 협정문 법률검토에 착수하고 잔여 시장개방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해 2020년 최종 서명하기로 합의했다.

정부는 RCEP 타결이 우리 기업의 새로운 시장 기회 확대와 우리 국민의 후생 증진 등을 통해 국익 극대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