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범 마이펫플러스 "동물병원비 낮추면 유기견 줄어"

동물병원 비용 비교 플랫폼 운영

중기/벤처입력 :2019/10/30 18:17    수정: 2019/10/30 18:51

가족 같이 대하던 반려동물, 그러나 진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버려지는 반려견 수는 한 해 10만마리에 달한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집은 전국에 1천만 가구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 10명 중 9명은 진료비에 부담을 느낀다는 조사도 있다. 1년간 반려동물 가구의 동물병원 진료 횟수는 평균 5회 남짓, 1회 진료 시 평균 약 11만원을 지출했다.

이같은 통계들은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동물병원 비용에 얼마나 부담을 느끼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개인의 입장으로 들어가면 동물병원 비용이 비싸 섣불리 반려동물을 기르지 않는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동물병원 비용 비교 사이트 ‘마이펫플러스’의 이찬범 대표도 이같은 마음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지디넷코리아는 지난 22일 이찬범 대표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마이펫플러스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찬범 마이펫플러스 대표

이 대표는 “내 아이가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 했는데, 이미 동물병원 비용이 비싸다는 것은 알고 있어서 ‘너 강아지 한 마리 키우는데 돈이 얼마나 드는지 아니?’라고 말한 것이 마이펫플러스를 시작한 계기가 됐다”며 “창업 당시 어디에도 동물병원 비용을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가 없었고, 동물병원에서는 사전에 비용을 가르쳐주지도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16년 10월 마이펫플러스 개인사업자로 시작해 사이트를 가오픈 하고, 이듬해 1월 법인으로 등록했다. 병원 컨설팅 경력이 있는 이 대표는 수의사들을 일일이 만나는 식으로 제휴 관계를 넓혔다. 2017년 9월 경 제휴 병원이 40여곳으로 늘었으며, 지금은 약 120개 업체를 연결하고 있다. 주로 서울과 수도권에 위치한 병원들과 제휴를 맺었다. 병원 한 곳당 평균 6~7개의 상품을 게시하고 있다.

하지만 병원들을 섭외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수의사 측이 마이펫플러스와 같은 동물병원 비용 비교 서비스가 자신들의 수입을 낮추는 요인이 될 것을 우려한 것이다. 대구와 부산에 있는 동물병원까지 제휴를 넓혔다가, 대부분 탈퇴하는 일도 있었다.

마이펫플러스 사무실 입구에 붙은 회사 로고.

이 대표는 “3년 째 이 사이트를 유지하고 있는데, 동물병원 원장들은 가격을 공개하고 낮추는데 거부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며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소비자가 원하고 있다면 결국 원장들도 동참해줄 것이고 점차 제휴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동물병원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 현황이 보고되자 소비자단체, 국회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있다. 이 대표도 지난 4월 국회 간담회에 참여해 동물병원 가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더 낮은 가격의 상품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피력한 바 있다.

마이펫플러스에서는 기존 동물병원 비용의 평균 3분의 1 가격에 진료 상품을 구성했다. 이 대표와 영업 직원들이 동물병원 원장들을 직접 만나고 연락을 취해 수술 및 치료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꾸준히 설득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 소형견들의 70~80%가 앓고 있는 질환인 슬개골 탈구 수술 비용은 평균 양쪽에 150만원 정도로 알려졌는데, 어떤 병원에서는 300만원까지도 받는 것을 봤다”며 “우리 사이트에서는 검사, 수술, 후처치 등 포함해도 80만원 선이다”고 밝혔다.

이어 “보호자들은 이전에 비해 절반도 안되는 가격에 수술을 할 수 있다고 하니 처음엔 의심을 많이 했다”면서 “그러나 마이펫플러스를 통한 것과 바로 동물병원을 찾아 수술했을 때 결과가 다르지 않다는 것이 입소문으로 증명되고 있다”고 역설했다.

마이펫플러스에 게재된 반려동물 수술 및 예방접종 상품 비용

이 대표는 마이펫플러스를 통해 동물비용 부담을 줄여 궁극적으로는 유기견을 줄여보자는 목표를 가졌다. 주로 경력이 오래 된 수의사들이 이 대표의 취지에 쉽게 공감을 해주는 편이었다고. 덕분에 실력 좋은 수의사들과 뜻을 같이 하게 됐다.

그는 “처음 이 사업을 구상했을 때는 젊은 수의사들이라면 생각이 달라서 많이 참여해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고, 유일하게 사업을 시작하면서 빗나간 생각도 이 부분이었다”며 “마이펫플러스 창업 초기 회사가 언론에 조명되자 서울수의사협회가 마이펫플러스와 제휴한 동물병원에 탈퇴하라는 협박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험이 많은 원장들은 오히려 반려동물 보호자들 덕택에 생계를 잘 꾸려나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마이펫에 동참해 봉사한다는 취지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현재 동물병원 비용이 비싼 데엔 1999년에 동물병원 표준수가제가 폐지되면서, 병원들 간 담합으로 인해 비용이 올라간 이유도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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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펫플러스

또한 그는 “현재 마이펫플러스 제휴 원장들은 대부분 만족해하고, 마이펫플러스를 통해 최고 매출을 내는 곳은 한달에 4천만~5천만원도 달성한다”면서 “현재 마이펫플러스는 거래액에 대한 수수료 수익 모델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펫플러스는 펫택시, 동물 장례 등 서비스도 연계하고 있으나 현재는 동물병원 상품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마이펫플러스 사이트와 모바일 앱에서는 반려동물 슬개골 탈구, 자궁축농증, 중성화, 스케일링, 골절 등 보편적인 질환에 대한 수술 상품을 구성했다. 보호자는 마이펫플러스에서 비용을 결제한 후 동물병원에서는 반려동물을 맡기기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