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 8월 7일 국내 출시한 코나 하이브리드에 고속도로 주행보조(HDA)가 있다고 홍보했지만, 실제 차량엔 이같은 기능이 들어가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디넷코리아는 코나 하이브리드 시승용 차량으로 서울 양재부터 경북 군위까지 약 230km 구간을 달렸다. 구간 대다수가 고속도로 구간이었다.
고속도로 주행보조는 기본적으로 내비게이션과 연동된다.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 조작을 통해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사용 설정을 마치면, 차량 클러스터는 ‘CRUISE’ 표기 대신 ‘고속도로 주행보조’ 표기로 전환되는 것이 정상이다. 또 운전자가 고속도로 제한 속도에 맞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속도를 설정하면, 효과음과 함께 초록색(또는 하늘색) ‘AUTO’ 표기가 나온다.
하지만 코나 하이브리드는 고속도로에 진입해도 ‘고속도로 주행보조’ 표기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
고속도로 주행보조는 톨게이트 진입 시 해당 기능을 잠시 멈추고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모드로 전환시킨다. 만약에 고속도로 제한속도가 110km/h였는데, 80km/h으로 변동될 경우, 고속도로 주행보조 시스템은 이를 반영해 속도를 알아서 줄여준다. 그러나 코나 하이브리드 차량에는 이같은 기능을 구현하지 못했다.
당시 코나 하이브리드는 고속도로에서 ‘CRUISE’ 표기와 함께 흰색 ‘AUTO’ 표기만 나왔다. 단순히 고속도로 내 과속카메라 감속구간만 대응하겠다는 뜻이다. 현대차는 이같은 구현 방식이 고속도로 주행보조 기능의 일환인지 대중들에게 설명하지 않았다.
코나 하이브리드는 정차와 재출발 기능이 지원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시속 0에서 150km/h까지 쓸 수 있는 차로유지보조, 시속 60km/h 이상 쓸 수 있는 차로이탈방지보조 기능은 포함됐다.
■HDA 기능 실행방법 설명한 취급설명서, 실제 차량엔 없어
현대자동차는 지디넷코리아를 포함한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최고급 트림에 풀옵션 사양이 들어간 미디어 시승차량을 제공해준다. 특히 차량에 탑재된 모든 ‘스마트 센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도 시승차량에 빠지지 않는다.
현대차 웹페이지에 업로드된 코나 하이브리드 취급설명서를 살펴봤다. 취급설명서에는 클러스터를 통해 고속도로 주행보조 기능을 실행할 수 있는 방법과 고속도로 주행보조 실행 가능 조건이 6장 ‘시동 및 주행’ 편 내 ‘6-97’ 페이지에 상세하게 소개됐다.
현대차는 취급설명서 고속도로 주행보조 ‘시스템 설정’ 란에 “시동 ON 상태에서 계기판 ‘사용자 설정-운전자 보조-주행 보조-고속도로 주행 보조’ 메뉴를 선택하면 고속도로 주행 보조 시스템이 켜지고 작동 대기 상태가 됩니다. 기능을 끄고 싶으면 선택을 해제해야 합니다”라고 표기했다.
그러나 코나 하이브리드 시승차량에는 취급설명서 내용과 다른 ‘주행보조’ 설정창이 있다. 코나 하이브리드 시승차량 ‘주행보조’ 설정창에는 전방차량출발알림, 차로유지보조, 고속도로 안전구간 자동감속 설정만 나와있다.
고속도로 안전구간 자동감속 기능은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의 일환이다. 해당 기술은 고속도로 주행보조가 보편화되기 이전부터 탑재됐다.
이달 1일자 기준 현대차 홈페이지에 올라온 코나 하이브리드 가격표를 보면,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고속도로 주행보조 기능과 같이 79만원 ‘현대 스마트 센스 III’ 옵션 패키지에 포함됐다. 만약 10.25인치 내비게이션을 선택하지 않으면, 고속도로 주행보조 기능과 내비게이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빠진 69만원 ‘현대 스마트 센스 II’ 옵션만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코나 하이브리드 차량 설정 창에 ‘고속도로 주행보조’ 기능이 포함되지 않았다. 브랜드와 차량만을 믿고 해당 옵션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별도로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에 마련된 코나 하이브리드 전시차량도 살펴봤다. 해당 차량도 풀옵션 사양이다. 이 전시차량에도 시승차량처럼 클러스터에 고속도로 주행보조 설정란이 포함되지 않았고, 고속도로 안전구간 자동감속 기능만 포함됐다.
■현대차 "HDA 미설정 차량 389대...11일부터 무상 소프트웨어 캠페인 진행"
현대자동차는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고, 무상 캠페인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6일 지디넷코리아를 통해 "초기 출고 코나 하이브리드 차량 중 일부 차량에 HDA 기능 활성화에 필요한 소프트웨어가 미설정돼 출고가 됐다"라며 "현대차는 11일부터 캠페인을 통해 문제차량에 대한 상기 소프트웨어 재설정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무상으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HDA 기능을 추가시키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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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에 따르면, HDA 탑재 없이 출고된 차량은 389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관계자는 "인근 블루핸즈 또는 서비스센터에 입고 후 작업이 진행될 계획"이라며 "해당 작업은 10분 가량 소요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