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e게임] 쿵야캐치마인드, 이것이 캐주얼 게임이다

내 멋대로 그림그리기와 GPS 시스템의 적절한 조화

디지털경제입력 :2019/08/14 11:23    수정: 2019/08/14 16:17

캐주얼게임이라는 말은 누구나 쉽게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지난 8일 출시된 쿵야 캐치마인드는 캐주얼게임의 본질에 가장 잘 부합하고 있는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이 게임은 2001년부터 서비스 되고 있는 PC 온라인게임 캐치마인드의 틀을 그대로 이어온 게임이다. 여기에 GPS를 활용한 위치기반 서비스를 통해 소셜 요소와 수집 요소를 더해 원작과 차별화를 노린 것이 쿵야캐치마인드의 특징이다.

쿵야캐치마인드가 갖추고 있는 요소는 2019년 현재 게임 시장에서 모두 흔한 요소다. 하지만 이 세 요소가 하나의 게임으로 모이면서 생긴 시너지는 대단히 인상적이다.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담벼락에 그려진 낙서를 보고 미소를 짓는 경험을 스마트폰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제공하는 게임은 지금까지 없었다.

이름과 캐릭터만 봐도 무슨 게임인지 상상이 된다.

이용자는 남이 그려놓은 그림을 보고 연상되는 단어를 맞추거나 제시된 단어를 그림으로 표현하면 된다. 하나의 방에 다수의 이용자가 모여 돌아가며 문제를 출제하고 나머지 이용자는 답을 맞추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하거나 실제로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내 주변에 위치한 이용자의 아이콘을 터치하고 해당 이용자가 그려놓은 그림을 보고 답을 맞출 수도 있다.

캐치마인드가 단조로운 게임 시스템을 갖추고 있음에도 오랜 기간 사랑받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게임 이용자의 재치 있는 표현력이다. 평범한 단어를 비범한 상상력으로 그려내는 이용자들의 그림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꾸준히 화제가 됐다. 문제풀이 그 자체보다는 자신의 재치를 뽐내거나 다른 이용자의 감각에 감탄하는 게임이 된 셈이다.

쿵야 캐치마인드에는 이용자의 추천을 많이 받은 그림만 별도로 뽑아내서 문제풀이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캐치마인드가 갖고 있는 장점을 극대화 한 것이다. 베스트 갤러리에는 1분 내에 그렸다고는 믿기 어려운 수준의 완성도를 갖춘 그림과 ‘이걸 이렇게 표현했네’하는 감탄을 자아내는 그림이 가득하다.

GPS 기반의 수집 요소도 그 존재감을 확실히 한다.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쿵야를 만날 수 있다. 쿵야 수집은 당연히 쿵야가 제시하는 그림을 보고 문제를 맞추는 식으로 진행된다.

1분만에 이런 그림을 그려내는 이용자도 있다.

쿵야를 수집해야 하는 이유는 확실하다. 캐릭터 수집 자체에만 의의를 두지 않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도록 구성됐기 때문이다. 특히 초반에는 검은 물감과 얇은 붓만 제공되지만 쿵야를 계속해서 수집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색과 여러 형태의 붓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용자의 상상력을 표현할 수 있는 한계가 쿵야를 수집하면서 점점 넓어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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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쿵야캐치마인드는 가만히 앉아서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와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게임을 즐기는 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게임이 됐다. 원작이 지닌 본질적인 재미요소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수집형 게임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수집 당위성’을 적절하게 제공한 덕이다.

원작이 그런 것처럼 쿵야캐치마인드 역시 장수 모바일게임으로 자리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운영이 필수다. 원작에서도 남을 웃기려는 목적에만 치중해서 도를 넘은 표현을 하는 이용자가 항상 나타나고는 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이용자가 그려내는 그림에 대한 철저한 검증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