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포인트에서 330억원 규모의 암호화폐 탈취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6천300억원 규모의 암호화폐를 도난당한 코인체크 사태 이후 일본에서 발생한 두번째 거래소 해킹 사고다.
이번 사고로 일본 금융청이 신규 암호화폐 거래소 승인에 보수적인 입장으로 돌아서게 되는 것은 아닌지 일본 암호화폐 업계에선 긴장감이 돌고 있다.
15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최근 비트포인트에서 총 32억5천만엔 규모의 암호화폐가 탈취되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비트포인트는 지난 11일 밤 해커가 핫월렛(인터넷과 연결된 디지털 지갑)에 보관된 30억엔 규모의 암호화폐를 탈취해 간 사실을 확인했다. 또 14일엔 자사가 거래 시스템을 제공하는 해외거래소에서 추가로 2억5천만엔 상당의 암호화폐가 도난당한 것을 발견했다.
사라진 암호화폐는 핫월렛(인터넷이 연결된 디지털 지갑)에 보관 중이던 비트코인, 라이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이라고 비트포인트 측은 밝혔다. 비트포인트는 사고 발생 이후 모은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이번 사고로 모회사인 리믹스포인트도 타격을 입었다. 사고 다음날인 12일 리믹스포인트의 주가는 도쿄증권거래소 2부시장에서 19%까지 하락했다. 당일 오후 두시께부터 매도 주문이 넘쳐나면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리믹스포인트 측은 비트포인트 암호화폐 탈취 사고에 대해 "고객에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며 "발생한 모든 피해를 보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탈취당한 암호화폐 중 약 20억엔 규모가 고객 예치 자금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사고의 영향으로 일본 금융청이 암호화폐 거래소 신규 허가에 보수적인 입장으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해 4월 코인체크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6천300억원(580억엔) 상당의 암호화폐 해킹 사고가 발생하고, 금융청은 그해 신규 허가를 한 건도 내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 바뀌었다. 지난 3월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규제를 보다 체계화하는 법안이 통과됐고, 금융청도 3개 거래소에 대한 신규 영업 허가를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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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블룸버그는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이 일본에서 암호화폐 거래소 허가 획득을 코앞에 뒤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현재 허가 신청을 기다리고 있는 업체는 11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암호화폐 전문외신 디크립트는 "최근 일본 정부가 기존 거래소에는 고객의 자금을 보다 안전하게 지키라고 압박하는 한편 신규 거래소에 대해서는 더 많은 거래소들이 설립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있었는데 비트포인트 해킹 사고로 생각을 바꿀 가능성도 생겼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