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마트팩토리 개수 보다 생태계 조성이 중요”

대기업-중소기업 협업 통해 산업계 전반의 디지털 전환 이뤄져야

방송/통신입력 :2019/06/28 15:13

“우리나라 스마트팩토리 전략은 개수보다는 생태계 조성을 위한 지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정부의 지원을 받은 대기업을 통해 협력사 및 제조사들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되는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28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형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실현전략’ 토론회에서 발표를 맡은 김학용 순천향대 산학협력단 교수는 이같이 말했다.

김학용 교수는 우리나라의 스마트팩토리 전략 수립이 독일·중국·일본·미국 등 경쟁국들에 비해 한발 늦었다고 지적하며, 후발 주자로서 독일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전략처럼 제조업의 본국 회귀 혹은 해외 제조업의 국내 유치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28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형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실현전략’ 토론회 현장 모습.

김 교수는 “독일은 해외로 동장을 이전한 자국 대기업에 본국에 돌아와 스마트팩토리를 지을 경우 막대한 지원을 약속했고, 결국 다양한 기업이 회귀해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자동화된 공장을 만드는 과정에서 관련된 부품을 만드는 중소기업과 솔루션 기업이 동반 성장하는 생태계가 만들어졌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스마트팩토리 생태계를 확산하기 위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도 스마트팩토리를 확대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데, 파편화된 지원에 머물고 있다”며 “스마트팩토리를 통해 산업계 전반이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수 포스코 상무도 스마트팩토리를 둘러싼 생태계 구축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포스코는 철강 제조업이라는 특성을 고려해 다른 제조업에 비해 한발 먼저 스마트팩토리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기수 상무는 스마트팩토리 전환의 핵심으로 '협업'을 꼽고, 중소기업과의 협업을 넘어 학계와도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대학교수는 알고리즘은 알지만, 현장의 데이터는 알지 못한다"며 "데이터를 이해해야만 적절한 스마트팩토리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소기업이 보유한 기술과 대기업이 보유한 노하우를 융합해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학계가 협업해서 하나의 목표를 정해 추진할 때 제조업이 스마트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의 성공적인 스마트팩토리 전환을 위해서는 정부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백승 비와이인더스트리 전무는 “현행 산업 분류 코드 종류가 광범위하고,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등록하는 탓에 일관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적용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유사한 업종에서 사업하는 중소 사업자를 그룹 차원으로 묶어 관리하면, 스마트팩토리 전환에 따른 실패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스마트팩토리 숫자를 늘리는데 집중할 것이 아니라,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승 전무는 “스마트팩토리 전환을 위한 지원 과정에서 모집기관과 형태가 제각각이다 보니, 중소기업의 경우 설비 제공업체에 휘둘려 필요치도 않은 설비를 도입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며 “공공기관이 설비 도입을 원하는 중소기업과 설비제공업체를 매칭해 연결해주는 방식을 도입한다면 실패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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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정부는 국내 제조기업의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일부 대기업이 상생형 스마트팩토리 보급사업을 추진하면서 자금과 프로세스, 인력 등을 공유하고 있지만 향후 이를 확대할 수 있는 전략을 고민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영태 중소기업벤처부 기술혁신정책관은 “지역 중심의 자율적 스마트팩토리 확산 체계를 구축해, 지자체·테크노파크·지방중소벤처기업청과 협력하는 현장 중심의 스마트팩토리 구축 지원체계를 마련할 것”이라며 “디지털화를 가속하기 위해선 중소기업 전용 AI 데이터 허브를 구축하고, 생산공정 예측 등 미래형 공장 고도화를 위한 로드맵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