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e게임] 궁수의전설, 단순함의 재미가 입소문 원동력

클래식 슈팅게임의 재미에 로그라이크 요소 더해...라이트한 핵앤슬래시 느낌까지

디지털경제입력 :2019/06/20 11:49

궁수의전설은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게임이다. MMORPG와 수집형 RPG가 주를 이루고 그 외의 캐주얼 게임 시장은 퍼즐게임이 주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등장한 종스크롤 슈팅 장르 게임이기 때문이다.

단지 과거의 향취를 지닌 게임이 출시됐다는 점만 눈길을 끄는 것은 아니다. 이렇다 할 마케팅 없이 출시 됐음에도 입소문을 타고 계속해서 순위가 상승하더니 이제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10위(20일 기준)에 자리하고 있다. 게다가 상위권 순위가 급변하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상위권에서 한달 넘게 자기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궁수의전설을 처음 접하면 흔한 중국산 표절게임이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브롤스타즈를 연상케 하는 캐릭터 디자인과 색감, 게임 내 사운드 때문이다. 하지만 딱 한판만 이 게임을 즐겨보면 슈팅 장르 본연의 재미는 강조하고 단점은 보완하는 구조를 택해 아무런 부담 없이 계속해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게임 구조는 매우 단순하다. 캐릭터를 이동해서 몰려드는 적과 원거리 공격을 피하는 틈틈이 상대를 공격해서 쓰러트리고 다음 챕터로 이동하는 식이다. 일반적인 슈팅 게임이 이동과 공격이 동시에 이뤄지는 것에 반해 궁수의전설은 이동 시에는 적을 공격할 수 없다는 차이가 있다.

하나의 스테이지는 10개 내외의 챕터로 구성되며 챕터 사이사이에는 보스전을 진행하게 된다. 레벨이 오를 때마다 스킬을 하나씩 택해서 캐릭터를 강화하고 특정 조건을 만족시키면 등장하는 비밀 상점을 통해 아이템을 구매할 수도 있다.

각각의 스테이지는 전혀 다른 콘셉트를 갖고 있다. 스테이지마다 각기 외형과 공격 패턴을 갖춘 적이 등장한다. 때로는 디펜스 게임을 하듯이 진행해야 하는 스테이지도 있고 각각의 스테이지마다 다른 스테이지에서는 선택할 수 없는 전용 스킬이 존재한다. 각 스테이지마다 차별화를 시도한 셈인데 덕분에 스테이지가 바뀔 때마다 게임을 새로운 느낌으로 즐기게 된다.

슈팅 장르의 단점은 접근이 쉬운 만큼 쉽게 질릴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슈팅 게임 개발사는 이용자가 쉽게 질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게임 난이도를 높이는 방식을 택한다. 난도를 높여 이용자의 도전욕구를 자극하기 위함이지만 대부분의 이용자는 어려운 난도 때문에 게임을 외면하기 쉽다.

궁수의전설은 이런 슈팅 장르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난이도를 마구잡이로 높이기보다는 로그라이크 요소를 도입했다. 덕분에 이 게임은 슈팅 장르면서 무척 라이트한 핵앤슬래시 게임이라는 느낌까지 전한다.

몰려드는 적을 이리저리 피하면서 적을 공격하고 랜덤하게 주어지는 스킬을 이용해 자신의 캐릭터를 강화하는 흐름은 핵앤슬래시가 추구하는 기본적인 재미와 동일하다. 무척 단순하게 구현되기는 했지만 장비를 습득하고 강화하는 요소까지 갖추고 있다는 점은 이런 느낌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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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 시스템은 어느 정도 운에 의존한다. 기본 스킬 34개 중 레벨이 오를 때마다 3개의 스킬을 선택할 수 있는데 선택지가 무작위로 주어진다. 실력이 다소 부족해도 초반에 유용한 스킬이 몰아서 나온다면 실력보다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있고 때로는 쓸모 없는 스킬이 몰려 나와서 게임 진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운 때문에 게임 난이도가 오락가락 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매 게임마다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 된다. 또한 실력만으로는 넘을 수 없는 벽 때문에 흥미를 잃을 수 있는 이용자가 게임을 꾸준하게 즐기도록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