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맥OS의 기본 셸 프로그램을 '배시(bash)'에서 'Z셸(zsh)'로 변경했다. 올해 애플 세계개발자대회(WWDC)19에서 맥 사용자에게 가장 놀라운 소식은 셸이었다.
4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맥OS 카탈리나(10.15 버전)의 기본 로그인 셸을 'Z셸'로 변경했다고 공지했다.
Z셸은 터미널 명령어 인터페이스로 쓰이는 유닉스계열 셸 프로그램 중 하나다. 유닉스 계열 운영체제인 맥OS에도 이미 설치돼 있었다. 맥OS 모하비(10.14 버전)까지 기본 셸은 '배시'다.
맥OS 카탈리나의 Z셸은 로그인 셸과 인터랙티브 셸로 기본 설정된다. Z셸은 자동 명령어 완성, 적재가능한 모듈, 확장 기능, 이종 셸 에뮬레이트 등의 편의기능을 제공한다.
애플은 기술지원 문서에서 "Z셸은 본(Bourne) 셸과 잘 호환되며, 일부 차이는 있지만 배시와도 대부분 호환된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기본 셸 변경 이유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오픈소스 라이선스 문제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배시는 리눅스와 유닉스계열 OS의 기본 셸 프로그램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맥OS의 배시 셸은 3.2버전인데, 라이선스가 향후 GPLv3로 바뀐다. GPLv3는 GPLv2보다 더 많은 제약을 가한다.
GPLv3는 잠재적 특허 침해에 따른 권리 행사를 제한한다. 많은 기업이 특허권을 제한한 조항 때문에 GPLv3 소프트웨어를 반기지 않는다. 애플 역시 특허권 보호 때문에 Z셸로 기본 셸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그동안 GPL 기반의 코드를 제거하는 등 자유 소프트웨어 운동과 거리를 벌려왔다. 2011년 애플은 오픈소스 삼바 소프트웨어를 OS X 10.7 라이언 서버에서 제거했다. 이 결정도 GPLv3 라이선스 때문이었다.
배시는 대중적인 프로그램이지만 1989년에 개발돼 현대 트렌드에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후 개발된 여러 셸 프로그램이 다양한 편의기능을 앞세워 세력을 불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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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시는 또한 지난 2014년 심각한 보안취약점을 노출하기도 했다. 해커는 이 취약점을 이용해 웹서버에 악성코드를 심거나 직접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배시가 워낙 광범위하게 쓰이는 탓에 대규모 피해를 낳을 수 있어 '셸쇼크'라 불릴 정도로 심각한 사안이었다.
당분간 맥OS에 배시는 Z셸과 공존할 전망이다. 그러나 애플은 언젠가 완전히 Z셸로 넘어갈 것임을 미리 경고하고 있다. 스크립트 자동화 툴을 사용하고 있다면, 기본 셸 변경에 따른 변화를 검토하는 등 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