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연구진, 빛으로 작동하는 인공지능 소자 개발

초고속 연산이 가능한 인공지능 소자 설계 성공

과학입력 :2019/06/04 15:43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 구현을 위한 뉴로모픽 광(光) 뉴런 소자 설계에 성공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서울대 박남규 교수, 유선규 박사, 박현희 박사 연구팀은 고속 연산 인공지능 구현을 위해, 두뇌의 기본 단위인 뉴런의 동작을 빛의 흐름으로 모사하는데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기존 반도체의 한계를 뛰어넘는 초고속 저전력 뉴로모픽 반도체 소자 개발의 전기가 되는 연구 성과다.

우리 뇌의 뉴런 세포는 전자회로의 트랜지스터와 같은 역할을 하는 신경계의 단위 프로세서라고 할 수 있다. 뇌의 학습과 기억 능력은 뉴런 각각의 신호 처리 기능이 복잡한 신경망 네트워크를 통해 연계되어 구현된다.

최근 주목받는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 기술은 두뇌의 뉴런 네트워크를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소프트웨어적으로 모사한 것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적 접근 외에 뉴런의 동작과 네트워크 자체를 하드웨어적으로 모사한 인공지능 전용 뉴로모픽 칩의 개발도 필수적이다.

최근 반도체 전자회로의 나노 공정이 수 나노미터로까지 미세화되면서 필연적으로 발열과 속도의 한계는 반도체 소자의 성능 향상에 근본적인 제약이 되고 있다.

반면, 전자가 아닌 빛으로 연산하는 뉴로모픽 소자는 발열이 없는 저전력 초고속 동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세계 유수 연구기관에서 활발한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연구진은 패리티-시간 대칭이라는 특이한 물리적 대칭성을 만족하는 증폭 손실 물질에 시간 대칭성을 제어하는 비선형성을 추가한 메타물질을 활용, 단위 뉴런의 다양한 연산 기능들을 광학적인 신호처리로 재현하는데 성공했다.

패리티-시간 대칭이란 어떤 시스템에 공간상 반전과 시간 축의 역전을 동시에 가했을 때 해당 시스템이 원래 시스템과 동일한 경우를 나타내는 대칭성을 뜻한다.

연구진은 빛의 세기에 따라 입력값과 출력값이 달라지는 비선형성을 갖는 메타물질을 개발하고, 이를 두뇌 내 뉴런과 같은 나트륨 채널과 칼륨 채널에 대응시켜 뉴로모픽 광소자에서의 신경 신호 처리를 광속으로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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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전기 신호가 외부 잡음에도 흔들림 없이 안정적 세기를 유지하는 등 뉴로모픽 및 두뇌 모사 메모리 소자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기능들을 빛의 흐름으로 구현할 수 있음도 이론적으로 확인했다.

박남규 교수는 “생물학적 구조의 동작 원리를 물리적 대칭성을 통해 해석하고, 이를 이용해 새로운 광학 소자를 설계하는 다학제적인 접근 방식을 적용했다”면서 “뉴로모픽 회로의 단위 소자인 뉴런의 기능들을 빛을 신호 전달체로 구동할 수 있게 해 초고속 뉴로모픽 소자 및 인공지능 개발에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