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임산업협회는 30일 세계보건기구(이하 WHO)의 게임장애 질병코드 등재에 반대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을 통해 한국게임산업협회는 WHO의 게임장애 질병코드 분류 결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보건복지부의 국내 적용 시도를 강력하게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게임장애 질병코드 등재 결정은 일부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적 압력에 의해 이뤄졌으며 연구를 통해 게임장애에 대한 근본적인 인과관계를 밝히겠다는 WHO의 입장은 현 시점에서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의 게임장애 질병코드 국내 적용 시도에 대해서는 불명확한 진단 기준이나 여타 질환과의 공존장애 가능성 같은 합당한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눈과 귀를 굳게 닫은 행보라고 지적했다.
아래는 30일 발표된 한국게임산업협회 성명 전문이다.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 코드 철회를 촉구하며, 보건복지부의 국내 적용 시도를 강력하게 반대한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가 전 세계 게임업계와 수많은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제질병분류기호 11차 개정안(ICD-11)에 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der)를 질병 코드로 최종 확정했다.
그 이름에서 확인하듯, 국제 사회에서 WHO가 발휘하는 영향력은 실로 막대하다. 그렇기 때문에 WHO의 결정은 작은 것 하나라도 명백하게 과학적으로 입증된 근거와 진실에만 기반 해야 하며, 합리적인 사고와 논의 과정을 통해 재차 검증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WHO의 결정은, 이미 언론을 통해 확인된 바와 같이 일부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적 압력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이로 인해 게임은 제대로 된 평가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정신질환의 원인으로 일방적인 지목을 받게 됐다. 앞으로 활성화될 연구를 통해 근본적인 인과관계를 밝히겠다는 것이 WHO의 입장이나, 이는 현 시점에서 근거가 부족하다는 방증일 뿐이다.
게임에 몰입하는 수준으로 ‘유병’ 여부를 가늠할 경우 프로게이머들은 중증 정신질환자에 해당한다. WHO를 비롯한 일부 의료계는 직업으로 게임을 하는 프로게이머들은 예외라고 주장하지만, 이 논리대로라면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수많은 프로게이머 ‘지망생’들은 게임이용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가 된다. 직업이라는, 일종의 ‘사회적인 자격’으로 진단이 나뉘는 질병이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WHO의 의사 결정과 동시에 국내 적용을 준비하겠다는 뜻을 즉각 밝혔다. 불명확한 진단 기준이나 여타 질환과의 공존장애 가능성 같은 합당한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눈과 귀를 굳게 닫은 행보이며, 오히려 이번 WHO 결정의 절차적 문제점에 대한 의구심만을 증폭시키는 것이라 하겠다.
게임은 우리나라 전 국민의 70%가 즐기는 대표적인 콘텐츠이자 여가문화다. 세계적으로는 수십억 명 이상이 지금 이 순간에도 게임을 즐기고 있다. 극히 일부의 이용자들이 남들보다 게임에 집중하는 경우도 있겠으나 이는 게임 그 자체가 아닌, 개인을 둘러싼 주변 환경 요소 및 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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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인 근거를 배제한 편향된 절차와 논의만으로는 사회 합의와 공감대 형성에 이를 수 없다. 의학이라는 본인들만의 고유 전문성을 내세워 게임이 정신질환의 원인이라고 윽박지르는 것은, 과잉의료화를 통한 ‘질병 만들기’의 행태로서, 문화콘텐츠에 대한 탄압이자 횡포일 뿐이다.
이에, 한국게임산업협회(K-GAMES)와 회원사들은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 코드 분류 결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하며, 보건복지부의 국내 적용 시도를 강력하게 반대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