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제4이통 라쿠텐 10월 출사표...성공여부 관심

LTE로 시작해 내년에 5G 서비스…요금경쟁력이 관건

방송/통신입력 :2019/05/03 08:12    수정: 2019/05/03 08:13

‘5G 시대에 4G LTE 신규 사업자가 경쟁력이 있을까’

일본의 라쿠텐(Rakuten)이 NTT도코모, KDDI, 소프트뱅크에 이어 4G LTE를 통해 제4이동통신사로 시장에 참여한다.

국내에서는 일곱 차례나 제4이통사 선정이 불발된 경험을 갖고 있어 향후 라쿠텐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이동통신사들이 2020년 도쿄올림픽에 맞춰 5G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는 시점에 라쿠텐은 도쿄, 오사카, 나오야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오는 10월 4G LTE 서비스를 개시하고, 내년부터 5G 서비스 전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경쟁사들이 LTE에서 5G로 진화하는 시기에 천문학적인 초기 비용이 소요되는 통신사업에 뛰어 들어 LTE와 5G를 동시에 구축하면서 경쟁을 하겠다는 것이다.

(사진 = 이미지투데이)

후발사업자가 이러한 망 구축 계획으로 선발사업자들과 경쟁에 나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최근 KT경제경영연구소가 내놓은 ‘일본 제4이통사 라쿠텐의 네트워크 전략을 통해 본 성공 가능성’ 보고서에서는 글로벌 투자은행 HDBC가 라쿠텐의 네트워크 전략과 경쟁력을 높게 평가했다며 공격적인 저가 요금제를 출시할 경우 일본의 이동통신 시장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인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라쿠텐은 5G를 지원하는 ‘가상화된 무선 액세스 네트워크’와 ‘클라우드 네이티브 네트워크’를 이용해 LTE용으로 구축한 인프라를 5G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한다. 기존 네트워크 장비는 LTE와 5G를 따로 분리해야 했지만 클라우드 네트워크는 LTE용 장비를 5G용으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HSBC는 기술주기 초반보다 후반에 시장에 진입한 이통사가 유리했다며 프랑스의 ‘프리모바일’과 일본의 ‘e모바일(2007년 4월 서비스를 개시한 무선 데이터통신 사업자)’을 예로 들었다. 기존의 이통사가 규모의 경제로 이뤄놓은 장비와 기술을 저렴하게 활용하고 다양한 단말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반면, 새로운 네트워크 기술로 선구자 역할을 했던 사업자들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영국의 ‘3’을 예로 꼽았다. 사이즈가 크고 투박한 단말로 3G 서비스를 개시해 시장에 연착륙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또 보고서는 제4이통사인 라쿠텐이 갖는 강점으로 유선 인프라에 대한 접근성을 꼽았다. 일본의 최대 유선통신사인 NTT가 모든 이통사에 동등한 조건으로 광케이블 도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Kansai Electric Power(KEPKO) 등 전력 회사의 인프라 활용 제휴가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라쿠텐은 초기 망 구축에 도쿄 등 대도시에 집중하고 이외 지역에서는 KDDI의 네트워크를 로밍해서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KDDI와의 로밍 협정은 2026년 3월까지다.

때문에 보고서에서 HSBC는 라쿠텐의 초기 8년간 설비투자 예산이 같은 기간 NTT도코모의 12%에 불과하다면서, 5G 관련 투자액도 기존 통신사보다 70% 절약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라쿠텐과 동일한 1.7GHz 대역을 사용한 e모바일의 경우 초기 5년간 투자 규모가 2천620억엔(약 2조7천억원)으로 같은 기간 NTT도코모가 투자한 금액의 7%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라쿠텐의 네트워크 구축 계획을 분석하면서 신규 사업자가 공격적인 요금제를 채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라쿠텐이 시장의 판도를 흔들기 위해 월 1천엔(약 1만원)에 대용량의 데이터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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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2011년 프랑스에서 프리모바일 서비스를 개시한 일리아드(Iliad)가 같은 방식으로 1년 만에 7%의 시장점유율을 가져갔으며, 지난해 이탈리아에서는 같은 브랜드로 월 6유로(약 7천800원)에 30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파격 요금제로 4개월 만에 223만명의 가입자를 모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결론에서 “라쿠텐의 네트워크 구축 전략은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상당한 경쟁력이 있고 유럽의 사례를 감안할 때 월 1천엔 수준의 공격적 요금제를 출시한다면 시장 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4G에서 5G로 전환되는 시점이 라쿠텐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