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지니야, 슬리퍼 갖다줘” 말 한마디로 OK…기가지니 호텔

터치 패널 탑재한 '기가지니 호텔' 서비스…올 6월 일본어 중국서 서비스 추가

방송/통신입력 :2019/04/30 15:10

#설레는 마음으로 호텔 방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기가지니 사용법을 알려드릴게요” 침대 머리맡에 놓인 기가지니에서 들려오는 소리다. 음성 안내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는지 탑재된 디스플레이에서도 안내 영상이 재생되고 있다. 혹시나 싶어 말을 건네봤다. “지니야, 화장실 불 켜줘” 이내 화장실 불이 켜졌고, 기가지니는 “네 화장실 불을 켰어요”라고 대답했다. 문득 생각이 스쳤다. 지난해 방문한 스페인 호텔에도 기가지니가 있었다면, 슬리퍼 요청이 그렇게 어렵진 않았을 텐데...

KT의 기가지니가 도입된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을 방문했다. 지난해 7월 오픈한 노보텔 앰버서더 동대문은 국내 최초로 AI 서비스가 도입된 ‘기가지니 호텔’이다. 노보텔 앰버서더 동대문에서 시작한 기가지니 호텔은 현재 전국 6개 호텔, 700여개 객실에 도입됐다.

‘기가지니 호텔’은 KT의 AI 플랫폼인 ‘기가지니’ 솔루션을 기반으로 호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KT 관계자는 “투숙객 입장에서 낯선 환경인 호텔 객실에서 목소리만으로 객실·조명·온도·가전제품 등을 제어할 수 있도록 개발된 서비스”라며 “각 호텔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방문객 편의는 물론 호텔 관리 측면에서도 편의성이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의 객실 모습.

■ 터치패널 품은 ‘기가지니 호텔’…편의성 UP

‘기가지니 호텔’은 일반적인 스피커 형태의 AI 기기와 달리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외형은 KT가 지난 29일 발표한 ‘기가지니 테이블TV’와 유사하다. 다만 터치가 가능한 디스플레이가 부착됐고 전체적인 크기가 좀 더 작다는 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디스플레이를 통한 안내는 한층 직관적인 정보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디스플레이는 주변 안내를 받을 때 유용하다. 가령 “지니야, 주변 관광지 알려줘”라고 말하면, 디스플레이에 인근 지도가 나타나고 주변 관광지 안내가 표시된다.

기가지니 호텔을 이용하면 음성과 터치로 24시간 언제나 조명 및 냉난방 제어, 객실 비품 신청, 호텔 시설정보 확인은 물론 TV 제어 및 음악 감상도 가능하다. 구동어인 “지니야”를 부른 후 원하는 서비스를 말하면 된다. 호텔에 따라 알람 서비스나 휴지통 비우기 등을 요청할 수도 있다.

KT 관계자는 “호텔마다 원하는 서비스가 다르기 때문에 협의를 통해 서비스가 추가되거나 제한된다”며 “한 번 설치하면 서비스가 업그레이드되지 않는 일반적인 호텔 객실제어 시스템과 달리 ‘기가지니 호텔’은 지속해서 서비스를 개선하고 추가하는 등 후속 작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객실에 놓은 기가지니 호텔 기기의 모습.

■ 올 6월 일본어 중국어 서비스도 제공…상반기 내 호텔 확장

현재 기가지니 호텔이 지원하는 언어는 한국어와 영어 2개 국어뿐이다. 호텔을 방문하는 이용자의 상당수가 외국인이란 사실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KT는 이를 고려해 오는 6월 대대적인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진행할 계획이다.

업그레이드를 통해 기가지니 호텔은 일본어와 중국서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한다. KT는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다국어 안내를 통해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의 90%가량이 기가지니 호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음성인식 기반 호텔 제어 시스템 중 다국어를 지원하는 서비스는 기가지니 호텔이 유일하다.

KT는 다국어 서비스와 호텔 내부 예약정보 관리 시스템이 결합되면 한층 편리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KT 관계자는 “호텔에 탑재된 기가지니는 내부 예약정보 관리 시스템에 접속해 투숙객에 따라 맞춤형 언어를 제공할 수 있다”며 “가령 중국인 고객이 체크인 할 경우, 방에 놓인 기가지니의 기본 언어가 중국어로 설정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KT는 호텔과의 협업을 통한 서비스 추가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호텔 내부 시설 안내만 제공되지만, 향후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통해 내부 시설 예약까지 가능하도록 개선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또한 안내데스크를 통하지 않더라도 음성안내를 통한 체크아웃을 지원하는 등 고도화된 서비스도 추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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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KT는 기가지니 호텔 서비스 고도화는 물론 제휴 호텔 확장도 추진할 계획이다. 실제로 KT는 올 상반기 내 2개의 호텔과 추가로 제휴하기 위한 움직임을 추진 중이다.

KT 관계자는 “기가지니 호텔이 1년도 안 되는 시간에 6개까지 제휴 호텔을 확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존 호텔 시스템을 바꾸지 않고도 AI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는 높은 호환성 때문”이라며 “이를 높이 평가한 호텔들과 추가 제휴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르면 올 상반기 내 2곳의 기가지니 호텔이 새롭게 추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