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회사' 애플, 아마존 늪에 빠지나

AWS 의존도 더 커져...월 사용료만 350억원

애플이 최근 아마존과 15억 달러 규모 클라우드 사용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동안 아이폰에 주력했던 애플이 서비스회사로 변신을 꾀하면서 ‘아마존 의존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CNBC는 22일(현지시간) 애플이 지난 1분기에 아마존 웹 서비스(AWS) 사용료로 매달 3천만 달러를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올해 애플의 AWS 사용료는 3억6천만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지난 해 사용료 3억5천만 달러 보다 1천만 달러 가량 더 늘어난 수치다.

CNBC는 애플이 최근 아마존과 5년 동안 AWS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이 계약 규모만 15억 달러에 이른다고 CNBC가 전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사진=씨넷)

■ 애플, 라이벌 아마존에 클라우드 사업 의존

CNBC 보도가 관심을 끄는 건 두 회사의 독특한 관계 때문이다.

잘아는대로 애플과 아마존은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IT기업들이다. 그런만큼 두 회사는 치열한 경쟁을 펼치면서 서로 견제하고 있다.

애플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아마존과 경쟁 관계를 형성했다. 스마트 스피커 분야에서도 둘은 경쟁 관계다.

또 아마존은 몇 년 전 태블릿을 출시하면서 아이패드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러다보니 둘은 곳곳에서 충돌한다. 포브스에 따르면 아마존은 iOS 킨들 앱에선 플랫폼 내 구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반면 애플은 아마존이 ‘앱스토어’란 명칭을 쓰지 못하도록 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아이클라우드

애플은 또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클라우드 분야에서 경쟁자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상황을 의식한 조치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

CNBC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해 초 향후 5년 동안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해 1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해 12월엔 “(전체 예산 중) 45억 달러를 2019년 중에 집행하겠다”고 추가로 공개했다.

■ AWS 용도는 아이클라우드…다른 분야는

애플은 지난 분기부터 아이폰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대신 서비스 마진을 중요한 성장 지표로 간주하고 있다. 아이폰 회사에서 서비스 회사로 변신하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 역시 최근 들어 서비스 사업을 강조하고 있다. 실적 발표 때마다 서비스 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언급을 빼놓지 않았을 정도다.

애플의 AWS 의존도가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건 이런 상황 때문이다.

그렇다면 애플은 AWS를 어떤 부분에 주로 사용할까? 이 부분에 대해선 애플이 구체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CNBC에 따르면 애플은 그 동안 아이클라우드 스토리지를 위해 AWS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아이폰을 비롯한 애플 기기들은 매달 10억 대 가량이 사용되고 있다. 이 기기 사용자들이 아이클라우드를 원활하게 사용하도록 하는 데 AWS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이클라우드 외에도 클라우드가 필요한 애플 서비스는 많이 있다.

iOS 앱스토어, 애플 케어, 애플 페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엔 동영상 및 잡지 구독 서비스도 시작했다. 이 서비스들을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해서도 클라우드는 꼭 필요하다.

하지만 애플이 이 서비스들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하는 지에 대해선 제대로 공개한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