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인니, 모바일 방송 시장에 발빠르게 대처

이효성 위원장도 주목..."우리나라도 대응 서둘러야"

방송/통신입력 :2019/03/29 10:58    수정: 2019/03/29 10:58

<자카르타(인도네시아)=박수형 기자> 방송 콘텐츠 공동제작 협정을 위해 지난 25일부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찾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현지 국가의 발빠른 모바일 방송 시청 행태를 주목했다.

통신 네트워크 인프라의 발전과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에 따라 한국의 모바일 시청 행태가 한발 앞서있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동남아 국가의 시청 변화 행태가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점을 확인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효성 위원장과 양자 면담을 거친 베트남 정보통신부와 인도네시아 방송위원회에서는 자국의 모바일 시청 행태를 고려해 예상 외 답변을 내놨다.

우선 베트남 정보통신부에서는 모바일 시청 행태가 늘어나면서 TV를 대신하는 모바일 앱 기반의 전문 프로그램을 이미 만들었다고 밝혔다.

베트남 현지 OTT 전체 매출 규모는 연간 약 1천만 달러 수준이지만 이는 1년간 약 58% 이상 성장한 수치고, 5년 내 5배 증가할 것이란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현지 정부도 발 빠르게 나선 이유다.

인도네시아는 대대적인 모바일 시청 행태 대응에 나섰다. 국가 인구 구조가 20~30대 중심이고, 현재 출산율을 고려할 때 피라미드형 인구 구조가 강화돼 젊은 층의 스마트폰 TV 시청 행태가 더욱 두드러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최근 접근 제한이 해제된 넷플릭스 외에 유튜브, 비베오(Vimeo) 등 해외 OTT 플랫폼의 접속을 제한했지만 OTT플랫폼의 매출 연간 성장률은 베트남보다 훨씬 높은 편이다.

아날로그 방송과 디지털 방송을 거치는 등 단계적 기술 발전을 거친 한국과 달리 신규 방송 서비스 도입이 용이한 현지 국가 사정에 따른 이유도 크다.

하지만 국내 방송 콘텐츠의 수출과 공동 제작 등의 협업 관계를 위해서는 한국의 대응이 다소 뒤처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지분 인수 심사와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인수합병에 대한 사전심사 등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국내 방송시장의 구조 개편도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OTT 플랫폼에 대응하기 위한 규모의 경제를 갖추려는 이유가 크다.

미국은 고가의 유료방송 시장의 대체제로서 OTT 플랫폼이 급격한 성장 발판을 마련했고, 실제 무기는 차별화된 자체 콘텐츠를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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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방송 시장 트렌드가 글로벌 추세나 동남아 아세안 지역의 신흥 시장에 모두 뒤처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효성 위원장은 “국내 방송 시장의 위기는 광고 시장의 변화 등 기존 방송 플랫폼의 수익성 악화에 따른 이유가 크다”면서도 “시장 구조 개편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콘텐츠 제작을 늘리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새로운 방송에 대한 준비와 대책이 더욱 절실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