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B 업체 우리이티아이가 ‘바이오 시장’에 진출한 까닭은

中 공세에 작년 적자 ‘105억’...“식물생장 LED 기술 자신, 3년 안에 성과낸다”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9/03/18 15:47

“우리이티아이는 이제부터 밀폐형 식물공장 기반의 천연물 소재 사업에 진출한다. 지난해 9월부터 약용작물에 대한 재배 시험을 진행 중이다. 3년 안에 매출 500억원을 달성하는 게 우리의 목표다.”

국내 인쇄회로기판(PCB) 전문 생산업체인 우리이티아이가 18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식물공장 기반 바이오 사업 진출 계획을 밝혔다. 오는 29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우리바이오주식회사’로 사명을 변경하고, 바이오산업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엄태욱 우리이티아이 전략기획실 부사장이 18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신규 바이오 사업 진출 전략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우리이티아이는 모바일 및 자동차 전장부품에 사용되는 PCB와 액정표시장치 디스플레이(LCD) TV의 광원으로 쓰이는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유닛을 주로 생산하는 업체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를 최대 고객사로 두고 있지만, 중국의 물량공세 영향으로 수익이 줄어 지난해 연간 매출 1조2천818억원, 영업손실 105억원 기록하는 등 위기에 처했다.엄태욱 우리이티아이 부사장은 “국내 전자부품 업계는 중국의 물량공세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으로 우리조명은 이런 상황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이오 분야로 확장하기로 결정했다”며 “밀폐형 식물공장 기반의 소재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로 초기에는 건강기능 식품과 화장품 사업에 진입할 계획이다. 우리이티아이는 전자회사지만 식물생장에 필요한 LED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신규 투자를 위한 재원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9월부터 안산에 위치한 100평 규모의 식물공장 연구소에서 5종의 약용 식물을 시험 재배하고 있다”며 “1천700평 규모의 천연물 소재 추출 및 제조, 건강기능식품(완제품) 제조시설을 갖춘 원스톱 일괄 생산 체제 구축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지난해 우리나라 고유 약용식물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진행, 현재 1차 개발 대상으로 최종 5종을 선정했다”며 “양산 준비단계의 파일럿 식물공장을 점차 확대해 양산용 재배가능 종을 선정하고, 올해는 기존 공장의 유휴공간을 활용해 양산설비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우리이티아이가 국내 식물공장에서 재배한 금잔화. (사진=지디넷코리아)

밀폐형 식물공장은 재배 환경(빛, 온도, 습도, 양분 등)을 인위적으로 제어해 고품질의 농작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한 식물생산 시스템을 말한다. 우리이티아이는 국내외 식물공장에서 각종 작물을 재배하고, 핵심 성분을 추출·가공해 건강기능 식품과 화장품에 필요한 소재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향후에는 이를 천연 의약품 부문까지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우리이티아이는 모회사인 우리조명의 LED 전문기업인 우리이앤엘 등과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엄태욱 부사장은 이에 대해 “우리이티아이가 바이오산업에서 차별점을 가지는 것은 식물재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생장요인이 되는 광(LED)”이라며 “우리조명이 광 기술에 대한 업력이 50년이 넘는다. 식물생장을 좌우하는 광(빛) 관련 제어기술 노하우를 재배 라인에 적용하고, 설비 전문기업인 우리에이텍을 통한 제조 설비 자동화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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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국내(안산, 대전, 양주)와 해외(중국, 베트남, 멕시코)에 보유하고 있는 생산기지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초기 투자비용은 최소화하고 수익성은 극대화할 방침”이라며 “우리이티아이는 수익성을 고려해 식물공장에 기반을 둔 바이오 사업 진출 전략을 구상했고, 3년 안에는 매출 500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IRS 글로벌에 따르면 국내 식물공장 시장은 초기단계로 지난해 연간 약 5천700억원 규모의 잠재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