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련해진 '스타일리시 액션', 데빌메이크라이5

조작은 편리하게, 액션은 화려하게... 서사는 아쉬워

디지털경제입력 :2019/03/15 10:43

데빌메이크라이 시리즈는 기존 게임과 달리 적을 얼마나 '멋있게' 쓰러트리는가에 초점을 맞추며 액션게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개발사인 '스타일리시 액션'이라는 캡콤의 자평은 데빌메이크라이 시리즈의 정체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표현이다.

스산한 느낌을 주는 형태의 적들 사이를 날렵하게 누비며 공중으로 적을 띄우고 끊임 없이 공격을 몰아치는 것은 데빌메이크라이 시리즈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요소. 이는 이용자 스스로 다양한 스킬을 조합해 콤보를 만드는 재미로 이어진다. 즉, 데빌메이크라이 시리즈는 콤보 액션에 집중하는 게임이 많아진 계기가 된 게임이기도 하다.

전작으로부터 11년만에 출시된 데빌메이크라이5는 이런 시리즈 정체성을 잘 나타내고 있는 게임이다. 액션은 더욱 호쾌하게 묘사되며 조작은 편리해졌다. 하나의 무기로 콤보를 길게 이어갈 수도 있고, 숙련자는 무기를 실시간으로 바꿔가며 콤보를 만들 수 있다. 캐릭터의 수가 3개로 늘어나면서 이용자가 콤보를 연구할 여지가 더욱 늘어났다는 점도 데빌메이크라이5의 장점이다.

단테, 네로, V 등 각 캐릭터의 개성이 뚜렷하게 나타나며 플레이 방식 역시 완전히 다르다. 여기에 선형 진행방식을 택한 게임임에도 스테이지마다 완전히 다른 콘셉트를 구현한 레벨 디자인을 선보여 초반부터 후반까지 지루하지 않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시리즈를 꾸준히 즐긴 이들이라면 데빌메이크라이5가 1편부터 4편까지 지적된 단점을 모두 개선한 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길을 찾기 위해 같은 공간을 헤매야 하는 불편함, 특정 캐릭터에게 지나치게 치중된 비중, 콤보 개념에 몰두해 지나치게 복잡해진 조작방식 등 매 시리즈마다 지적됐던 단점은 이번 작품에서 모두 개선됐다.

가장 중요한 정체성인 액션은 '집대성'했다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구성됐다. 데빌 브레이커라는 신규 장비는 활용 방식에 따라 기동성을 높여주기도 하고 위기에서 주인공을 구해주기도 하며 전에 없던 플레이를 펼칠 수 있게 한다.

신규 캐릭터 V를 할 때면 데빌메이크라이가 아닌 아예 다른 액션 게임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직접 전투에 뛰어들지 않고 소환수를 부려 적을 공격한다는 개념은 그간 데빌메이크라이 시리즈에서 없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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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적으로 과장된 표현과 액션은 재미는 높이고 긴장은 낮추는 효과를 낸다. 타고 달리던 모터사이클을 휘둘러 적을 공격하고, 아군 지원 트럭이 건물 천장을 부수고 건물 안으로 떨어지거나, 입에 장미를 물고 문워크를 하는 등의 묘사는 게임 맥락과 전혀 관계가 없음에도 오히려 게임 분위기를 북돋는다.

단, 개연성을 갖춘 서사구조보다는 순간순간의 연출과 캐릭터성을 부각하는데 집중해 이야기에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힘은 다소 부족하다. 하나의 사건을 두고 같은 시간대에 각 캐릭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모두 보여주는 방식으로 게임이 전개되는 접도 다소 난잡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악당을 물리친다는 굉장히 뚜렷하고 단순한 주제를 지닌 게임이기에 이야기가 산으로 가는 일은 없지만 스토리를 파악하며 게임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그 과정이 다소 유치하게 여겨질 측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