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인터넷전문은행 대형은행 놀이터 우려"

지분율 및 대주주적격성 보강必…금융위 성과 결과물 안돼

금융입력 :2019/03/05 13:56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본 궤도에 오르지 못했음에도 불구, 제3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는 흥행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했지만 은행 경영과 직결된 지분율과 대주주적격성 제도가 아직도 불확실한 상태라는 이유에서다.

현행과 같은 제도라면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존 금융산업의 '메기'가 되기 보다는 기존 대형은행들의 놀이터로 그칠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됐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제3 인터넷전문은행, 어떻게 가야하나' 토론회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추가 인가의 필요성과 보완해야 할 점에 대해 다양한 견해를 내놨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제3인터넷전문은행, 어떻게 가야하나'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 (사진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사회자 인포스탁데일리 이형진 선임기자·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매일신문 최경철 정경부장.(사진=지디넷코리아)

이중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상의 비금융주력자가 은행 지분을 34%까지만 소유할 수 있다는 조항때문에 제3 인터넷전문은행의 흥행이 실패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국회 정무위원회)은 "비금융 대기업이 ICT를 활용해 서민들에게 낮은 금리로 대출을 시행하자는 게 목표였지만 제도가 뒷받침 되지 못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최대 34%까지만 은행 지분을 소유할 수 있고, 상호출자제한집단 기업에서도 ICT 비중이 50%이상이 돼야만 한다는 규제가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김종석 의원은 "네이버가 안들어오는 이유가 금융사가 되면 규제가 씌워지는게 보여서다. 결국 시중은행이 컨소시엄 만들어 인터넷전문은행을 하게 되는 것 아니냐"며 "'메기(인터넷전문은행)'를 은행 시장에 풀어 정신차리게 하겠다는 건데, 이 상태로 가면 원점이 된다"고 우려했다.

김종석 의원은 지분 규제 외에도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문제가 많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 시 공정거래법을 어겼는지를 보게하는데, 금융사 운영과 공정거래법은 무슨 상관인가"라면서 "케이티와 카카오 모두 공정거래법 위반 사실이 있다. 제도에 불확실성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분에 관해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과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은 34%는 안정적인 기업 경영을 위해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채이배 의원은 "소유 구조가 분산된 기업에서 대주주가 3분의 1만 지분을 보유해도 안정적으로 기업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은행은 금융의 공공성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지분 제한은 필요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최운열 의원은 이번 제3 인터넷전문은행의 인가 과정을 통해 은산분리에 대해 제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인터넷전문은행 관련해 규제를 열면 다 할 줄 알았는데 막상하니 매력이 없다는 이런 사례가 학습의 좋은 과정이라고 본다"며 "은산분리 생각도 많이 바뀌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원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 금융위원회가 지나치게 서두르고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특히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통과되면서 이에 대한 성과물을 내는데 집중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채이배 의원은 "둘 다 안됐는데 금융위가 전망을 밝게 보는 것 같다. 냉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채 의원은 "규제를 더 풀어서 하게 하느냐와 같은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새로운 인터넷은행이 정말 필요한 지도 의문이며, 추가 인가로 경쟁력을 증가시킬지 제살깎아먹기가 될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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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당국이 지나치게 속도를 내기보다는 충분한 논의를 거쳐 인터넷전문은행의 발전 방향을 그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채이배 의원은 "서울시가 서울페이 등으로 사업자의 길을 막는 선례가 있다"며 "정부가 사업자들이 성장할 수 있게 길을 터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운열 의원은 "새로운 금융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이 출현했으니 은행이 하지 못한 제3의 금융영역이 탄생할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면서 "기존 은행과 똑같은 기준을 둔다면 인터넷은행이 발휘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