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협동로봇 1위 유지…韓 매출 50% 키울것”

[인터뷰] 요르겐 본 홀렌(Jurgen von Hollen) 유니버설로봇 사장

디지털경제입력 :2019/02/14 17:33

2018년 매출 성장률 38%. 세계 최초로 협동로봇을 개발한 유니버설로봇(Univesal robot)의 지난해 성과다.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 1위 기업 유니버설로봇은 2017년에도 72%에 달하는 매출 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도 50% 이상의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요르겐 본 홀렌 유니버설로봇 사장은 지난 13일 기자와 만나 “유니버설로봇은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해 약 3억5천만 달러(약 3천936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올해 협동로봇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며, 유니버설로봇은 1위 유지를 위해 50~60%의 성장률을 달성할 계획이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매출 증가세를 전망하고 있다”라고 자신했다.

홀렌 사장은 올해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각 지역 파트너들을 찾아 사업 전략을 공유 중이다. 유니버설로봇의 협동로봇을 고객에 알리고 판매하는 것은 물론 고객사 업무 현장에 협동로봇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시스템 컨설팅, 시스템 통합, 사용법 교육 등 전반적인 서비스 제공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요르겐 본 홀렌(Jurgen von Hollen) 유니버설로봇 사장.(사진=유니버설로봇)

■ 최신 협동로봇 'e-시리즈', 올해 매출 50% 달성 기대

유니버설로봇은 자사 협동로봇 ‘e-시리즈(e-series)’로 목표한 실적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출시된 e-시리즈는 기존 유니버설로봇 제품보다 안전성, 성능이 강화됐다. 시장 반응이 좋아 올해 매출의 50%를 책임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용성이 향상된 만큼 중소기업의 나사 돌리기, 폴리싱(연마 작업) 등 작업에도 도입되면서 신규 시장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니버설로봇은 적극적인 매출과 사업 확장을 위해 지난해 신규 인력도 230여 명 채용했다. 약 600명의 임직원이 협동로봇 연구 개발, 판매에 집중하는 기업은 유니버설로봇뿐이라고 홀렌 사장은 강조했다.

그는 “협동로봇 집중 기업으로는 가장 큰 인력 규모라고 생각한다. 한국지사 직원 수도 6명으로 늘었다”며 “절반 이상이 신규 인력으로 채워진 만큼 이제 효율적 사업 운용과 투자 회수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3분기는 매출이 성장하다 4분기 둔화되면서 전년 대비 38% 늘었다. 다른 기업들 입장에서는 좋은 성적이지만 유니버설로봇으로는 아쉬웠다”며 “지난해 보호무역주의나 브렉시트 등 이슈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데다 대규모 신규 인력 채용이 영향이 있었지만 올해는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니버설로봇 관계자가 지난해 7월 국내 출시된 협동로봇 ‘e-시리즈(e-series)’를 작동시키고 있다.(사진=유니버설로봇)

■ 판매부터 설치까지 지역 맞춤 서비스 강화

유니버설로봇은 올해 진출 지역마다 협동로봇 수요가 높은 산업을 파악하고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6가지 사업 전략도 적극 추진한다. 홀렌 사장은 “국가, 지역마다 현재 주요 산업, 자동화 수요가 높은 산업이 다르다. 유럽은 자동차, 중국은 반도체와 전기전자, 한국은 전기전자와 자동차 등”이라며 “시장별로 자동화를 위해 무엇을 요구하는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니버설로봇은 6가지 핵심 사업 전략은 ▲기술 차별화 ▲현지 파트너사를 통한 고객 확보 ▲무료 온라인 로봇강의 확대(UR아카데미) ▲유니버설로봇용 액세서리 플랫폼(UR플러스) 확장 ▲현지 서비스 강화 ▲현지별 맞춤 서비스 제공 등이다.

홀렌 사장은 “UR아카데미는 강의와 훈련을 통해 쉽게 사용 가능한 협동로봇에 대한 고객의 시야를 열어줄 수 있다. UR플러스는 특히 잠재력이 커 회사도 열심히 투자 중이다. 다양한 엔드 이펙터(로봇팔 끝단에 위치해 특정 작업을 수행하는 부분) 등 제품이 개발되고 있다”며 “현재 120개인 제품이 연말이면 240개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지화된 서비스는 본사가 위치한 덴마크에서 전 제품을 생산, 조립하는 유니버설로봇이 각국 고객사에 빠르게 제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략이다. 세계 어디서든 주문이 들어오면 48시간 내 제품과 부품을 제공하도록 파트너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지 직원 수도 2배로 늘렸다. 현재 북미에서는 서비스센터를 열고 현지 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이다.

홀렌 사장은 “북미 서비스센터에서 운영한 파일럿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다른 지역 적용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며 “한국에는 현재까지 서비스센터 설립 계획은 없지만 연내 현지화 서비스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별로 고객사가 어떤 방식으로 제품을 구매하고 설치하는지 파악하는 것은 협동로봇에 대한 부담 줄이기로 이어진다. 유니버설로봇은 고객사가 PC나 노트북을 구매해 사용하듯이 쉽고 편하게 협동로봇을 접하는 미래를 구상하고 있다.

■ 지능형 로봇·스마트팩토리 연구도 진행중

유니버설로봇은 제품 성능과 효용성을 높이는 기술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모회사 테라다인이 인수한 스마트 자율주행로봇기업 미르(Mir), 로봇 소프트웨어기업 에너지드(Energid)와의 기술 협력 중이다.

미르는 협동로봇에 이동성을 부여해 활용성을 높이는 모바일 플랫폼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와 결합된 협동로봇은 한 곳에 고정되지 않고 이동하며 여러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홀렌 사장은 “몇 년 전부터 모바일 플랫폼에 탑재된 협동로봇이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다. 테라다인에 지난해 인수된 미르와는 어떤 기술적 협력을 할 수 있을지 검토 중”이라며 “지능형 로봇 소프트웨어는 사용하기 쉬운 협동로봇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에너지드는 이 분야 역량이 뛰어난 기업”이라고 설명했다.유니버설로봇은 에너지드의 기술을 어떻게 협동로봇에 적용해 언제 출시할지 계속 논의 중이다. 스마트팩토리 시대를 대비한 연구도 내부적으로 진행 중이다. 협동로봇이 스마트팩토리에 들어가 작동할 때 수집할 수 있는 데이터와 수집된 데이터를 가치 있게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홀렌 사장은 현재 협동로봇이 산업 자동화에 집중되고 있지만 향후 더 다양한 영역에서 쓰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로봇업계에선 서비스, 교육 분야에서도 협동로봇을 사용하기 위해 연구 중이다. 마사지 로봇이나 호텔에서 계란 요리를 만들어주는 협동로봇 사례가 그 예”라며 “1~2년 전부터 대학에서도 협동로봇을 사용하다 지난해 11~12세 대상 프로그래밍 교육에도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기술 사용의 장벽이 사라지고 실제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며 “결국 협동로봇시장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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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로봇은 업계 선두기업으로서 협동로봇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지속 제품의 편리함, 사용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협동로봇 개념은 생소하지만 자동화가 필요한 시장도 적극 개척한다.

홀렌 사장은 “협동로봇은 사실 인간이 사용하는 망치, 스크루 드라이버 같은 도구다. 실제 해당 도구처럼 쉽게 배치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적 복잡성을 제거하는 것이 우리 회사의 궁극적 목표”라며 “이같은 사업 비전이 유니버설로봇의 성장 동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