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닛산 SUV 차주들이 미디어 시승회를 찾은 이유

녹·미션 결함 해명 및 대책 요구 피켓 시위 나서

일반입력 :2019/01/04 14:53    수정: 2019/01/04 21:04

한국닛산의 안일한 서비스에 화난 국내 닛산 SUV 차주들이 3일 경기도 용인에서 열린 엑스트레일 미디어 시승 행사 현장을 찾아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날 미디어 시승 행사 앞 시위 현장에는 패스파인더, 무라노 하이브리드 등을 소유한 차주 15명이 모였다. 이들은 닛산 차량 결함 정보 등을 공유하는 ‘닛산 SUV 오너스 카페’ 회원들이다.

미디어 시승 현장은 일반인과 블로거 등을 제외하고 언론 매체 소속 기자 대상으로 진행된다. 차량 출시를 알리는 것과 동시에, 차량의 장단점을 파악하기 위한 시승 시간으로 구성된다.

닛산 SUV 오너스를 이끌고 있는 패스파인더 차주 이모씨는 4일 지디넷코리아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패스파인더와 무라노 하이브리드 등에서 녹이 발견되거나 변속기 미션 결함 현상이 발견됐다”며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한국닛산 본사 관계자를 만나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지만, 본사 관계자를 한번도 만나지 못해 엑스트레일 미디어 시승행사 현장인 용인에 찾아왔다”고 말했다.

닛산 SUV 오너스 카페에 따르면 차량 녹과 미션 관련 결함 현상을 접한 차주가 30여명이 넘는다. 이들은 단체카톡방과 카페 등을 통해 결함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대응 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다.

닛산 SUV 차주들이 3일 열린 한국닛산 엑스트레일 미디어 시승행사 현장 앞에서 피켓 시위에 나서고 있다. (사진=닛산 SUV 오너스 카페 제공)

■소비자 측 “한국닛산 서비스센터 방청 처리 미흡”

닛산 SUV 오너스 카페 회원인 한 패스파인더 차주는 지난해 5월 차량을 출고 받은 후 약 2개월 만에 차량 내 프레임에서 녹을 발견했다. 실내 시트 하부 곳곳에서도 빨간색의 녹이 발견돼 해당 차주를 화나게 했다.

또다른 패스파인더 차주는 차량 인수 후 6개월만에 1열 운전석, 조수석, 2열 좌측 시트 쪽에녹을 발견해 서비스센터 방청을 맡겼다. 방청은 녹 자체를 발견해 제거해주는 작업을 뜻한다.

하지만 해당 소비자는 서비스센터의 방청 처리 결과에 큰 불만을 가졌다. 방청 작업 이후에도 녹이 그대로 남겨있었다는 것이 해당 소비자의 주장이다.

패스파인더 차주 이씨는 “대다수 패스파인더나 무라노 차주들은 혼다코리아의 녹 사태를 접하고 차량 구매를 결정하신 분들”이라며 “이분들은 닛산 판매 딜러사 직원에게 녹에 대한 걱정과 우려를 제시했지만, 판매 딜러사는 녹에 대한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확신을 줬다”고 말했다.

닛산 SUV 오너스 카페 측에서 보도자료를 통해 지적한 차량 녹 현상 (사진=닛산 SUV 오너스 카페 제공)

이씨는 “수입차나 국산차에서 얼마든지 녹이 날 수 있고, 소비자들은 충분히 업체를 대상으로 불만을 제기할 수 있다”며 “하지만 한국닛산 서비스센터 직원들은 녹 처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노하우가 없었고, 방청 처리 작업도 대다수 미흡해 책임있는 행동을 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한국닛산 차원의 방청 처리 관련 매뉴얼 자체가 마련되지 못했다는 것이 피해 차주 측 주장이다.

이씨 등 닛산 SUV 피해차주들은 지난해말부터 현재까지 한국닛산 본사 관계자와의 접촉을 시도했다. 하지만 한국닛산 본사 관계자는 해당 문제 건에 대해 소비자 대표 측과 만나지 못했다는 것이 이씨의 지적이다.

이씨는 “한 때 고객센터를 책임지고 있는 분께서, 피해차주 대표단을 구성하면 본사 관계자를 만날 수 있는 장을 마련해보겠다고 말했다”며 “고객센터 책임자를 믿고 직접 본사 관계자를 만나러 서울의 한 장소를 찾아가보니, 현장에는 한국닛산 본사 직원 대신 딜러사 책임자만 찾아왔다”고 전했다.

닛산 SUV 오너스 카페 측은 한국닛산의 이같은 행동이 “미필적 고의행위에 해당하며,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결과나 다름 없다”고 비판했다.

또 주행거리 1만3000km에 불과한 무라노 하이브리드의 변속기 결함 견적 비용이 3천만원에 달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닛산 SUV 오너스 카페 회원들이 3일 엑스트레일 미디어 시승 현장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한국닛산 “피해 차주께 죄송..방청 매뉴얼은 있어”

3일 하루종일 진행됐던 닛산 엑스트레일 국내 미디어 시승행사 현장에서, 피해 차주와 한국닛산 사측간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닛산 SUV 오너스 카페 차주들도 행사장 앞에서 기자들의 차량 시승을 방해하거나 셔틀버스 통행 등을 방해하지 않았다. 한국닛산은 홍보대행사를 통해 피해 차주를 대상으로 따뜻한 커피를 제공했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4일 지디넷코리아와의 통화에서 “녹 현상과 미션 결함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드린 점에 대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우리는 방청 과정에 대한 매뉴얼을 가지고 있으며, 방청 작업은 무료로 진행되고 심할 경우 해당 부품을 무상으로 교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소비자와의 소통 부분에 대해 한국닛산은 “자체적으로 차량 결함 관련 불만이 생길 경우, 우리는 국내 딜러를 통해 접하고 있고, 본사의 입장을 한국닛산을 통해 직접 전달하고 있다”며 “매일 딜러와 차량 판매, 결함, 애프터 서비스 등의 정보를 긴밀하게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딜러를 방패삼아 고객과의 소통을 막으려고 하는게 아니라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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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SUV 오너스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저희는 하루 빨리 닛산코리아 본사 및 딜러사 차원에서의 책임있는 문제 해결(안)이 도출돼 더 이상 대한민국 예비 차주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소송이라는 단어를 쓰는 대신 본사 직원과의 만남과 대화를 절실히 원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