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랩, 홈IoT용 보안 기기 만들었다

인터넷으로 홈네트워크·단말 보호하는 'V3 홈' 선공개

컴퓨팅입력 :2019/01/02 11:12    수정: 2019/01/02 11:14

안랩이 '안랩 V3 홈(Ahnlab V3 Home)'이라는 이름의 가정용 사물인터넷(IoT) 보안기기 출시를 준비 중이다.

하드웨어 형태의 신제품으로 홈IoT 시장을 공략하면서 악성 여부를 판정하는 인공지능(AI)의 보안 능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2일 현재 공식 영어판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안랩 V3 홈의 외형과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설명에 따르면 안랩 V3 홈은 "가정용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보호"하려는 개인소비자를 위한 보안 솔루션이다.

안랩 V3 홈의 외형은 둥근 무선충전 패드를 연상시킨다. 안랩의 PC 및 모바일 안티바이러스 제품 브랜드 V3를 연상시키는 흰색 문자가 회색의 비스듬한 원형 상판에 새겨져 있다.

기능 설명을 보면 안랩 V3 홈은 자체 전원을 공급받으면서 인터넷 공유기와 랜선으로 연결돼 작동한다. 홈IoT에 연결된 기기와 네트워크를 보호한다. 세부 제어와 설정을 지원하는 안드로이드 및 iOS용 모바일 앱을 제공한다.

유튜브에 공개된 안랩 V3 홈 제품 포장 개봉(unpacking) 영상 한 장면.

안랩 V3 홈의 역할은 해킹, 맬웨어, 피싱, 디도스 등 악의적 공격을 차단하고 공유기의 무선랜 보안을 강화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더불어 암호화되지 않은 패킷을 탐지해 민감한 정보나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한다.

안랩은 이 기기의 잠재 수요층을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첫째는 카페나 사무실같은 소규모 매장의 점주나 운영자다. 둘째는 자녀를 인터넷의 보안 위협이나 유해 환경으로부터 보호하려는 부모다. 셋째는 독립적인 홈네트워크를 보호하려는 1인가구 거주자다.

안랩은 이미 지난해 12월 11일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안랩 V3 홈 기기의 포장을 개봉하는 짤막한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을 통해 안랩 V3 홈의 상자 외형, 제품 로고, 로고가 박힌 기기 실물, 상자 속 구성품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안랩 V3 홈은 정식 출시된 제품이 아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회사측은 제품이 "현재는 판매하고 있지 않다"며 "곧 출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으니 기다려 달라"고 밝히고 있다.

안랩 V3 홈 기기 외형. [사진=안랩 홈페이지]

■ 수년간 스마트홈 트렌드 주목해 IoT 보안 사업 시동 건 듯

안랩 V3 홈은 IoT 보안 영역 가운데 스마트홈 서비스 환경에서의 보안성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제품이다. 안랩은 늦어도 2015년부터 스마트홈 트렌드에 주목해 이 분야 솔루션 연구개발을 진행해 온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14년 10월 수립한 'IoT 정보보호 로드맵'과 2015년 6월 마련된 3개년 시행계획을 통해 스마트홈 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시행계획에 따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주관으로 구성된 민간 협의체 'IoT 보안 얼라이언스'에 안랩도 참여해 왔다.

안랩은 2016년 3월 IoT 환경의 스마트홈 보안을 주제로 다룬 공식 블로그 포스팅을 통해 "안랩은 IoT 환경의 스마트홈에 대한 취약점 분석 및 보안 컨설팅을 하며 안전한 스마트홈 환경을 제공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회사는 당시 "각 세대 내에 있는 스마트 기기로부터 발생하는 정보를 처리하거나 제어하는 것은 물론 사용자와의 접점이 되기도 하는 월패드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며 "독보적인 화이트리스팅 기반 기술을 토대로 한 보호 메커니즘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패드는 주택 안에서 홈네트워크로 연결된 디지털 도어락이나 온도조절장치와 조명 등 센서 및 구동장치를 제어할 수 있는 중앙화된 디스플레이 인터페이스다. 주로 대형 주택단지의 댁내 설비를 각 거주자가 편리하게 제어할 수 있도록 제공된다.

하지만 월패드 자체는 신규 주택 위주로 설치돼 있고 현재 보호가 필요한 스마트홈은 월패드 중심으로 제공되지 않는다. 대신 가정용 라우터, 인터넷공유기를 중심으로 모바일 기기, 음성인식 스피커, 스마트 냉장고와 에어컨 등이 연결되는 추세다.

안랩 V3 홈 기기 연결방법 안내도. [사진=안랩 홈페이지]

안랩 V3 홈은 이처럼 실질적인 홈IoT 네트워크의 허브인 가정용 인터넷공유기와 그에 연결된 스마트 기기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품으로 기획된 모양새다.

■ "안랩 V3 홈 공유기 버전도 만들겠다"

안랩 측은 공식 홈페이지에 미리 준비한 세부 질의응답란을 통해 안랩 V3 홈 기기의 구체적인 특징을 추가로 설명하고 있다. 일단 현재 안랩 V3 홈은 다른 인터넷 공유기에 연결돼 작동하지만, 앞으로는 인터넷 공유기 기능을 내장한 모델도 나올 예정이다.

실제로 안랩은 질의응답 중 "V3 홈이 라우터(인터넷공유기)냐"는 물음에 회사측은 "지금은 라우팅 기능을 갖추지 않았다"면서도 "우리는 가까운 미래에 라우팅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안랩은 이 제품을 일반적인 하드웨어 제조 및 판매 사업용으로 기획하지 않았을 수 있다. 하드웨어의 기능상 언제나 인터넷에 연결돼 있어야 하고, 실시간 업데이트와 클라우드 기반 보안인텔리전스가 제공돼야 하기 때문에, 서비스를 파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 부분은 홈페이지에 공개된 내용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아직 판매용이 아니라는 표기가 있고, 질의응답 중 제품에 "구독(subscription) 서비스가 딸려 있느냐"는 물음에 "당장은 아니지만 미래엔 그럴 수 있다"는 언급이 나오는 정도다.

회사측은 구독 서비스가 적절한 이유로 "V3 홈의 핵심 기능인 블랙리스트 기반 IP필터링 또는 보안 로그 아카이빙 등은 안티바이러스 소프트웨어처럼 유지관리(maintenance)를 위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안랩이 제품을 소개하는 영문 홈페이지를 만들어 놓은 것은 아무래도 미국을 비롯해 여러 영어 사용 국가를 염두에 둔 해외시장 공략 포석으로 읽힌다. 다만 이 기기를 지속적으로 직접 제조하고 판매할 계획인지, 파트너를 활용할 셈인지는 불분명하다.

안랩 V3 홈 기기를 제어하기 위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사진=안랩 홈페이지]

안랩은 V3 홈 기기를 통해 뭘 얻을 수 있을까? 낙관해보자면, 세계 각지에서 V3 홈을 사용할 소비자와 소규모 사업장 운영자들로부터 현지에 발생하는 광범위한 위협 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하게 될 수 있다. 이는 세계 보안 시장에서 다국적 기업과의 경쟁 기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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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응답 중 V3 홈 기기의 동작 특성과 수집 정보를 설명하는 부분에 이를 짐작케 하는 힌트가 있다. 회사는 "V3 홈은 라우터에 연결된 모든 기기의 전체 네트워크 트래픽을 관찰할 수 있다"고 언급한다. 물론 무차별 데이터 수집을 한다는 얘긴 아니다.

안랩에 따르면 V3 홈은 "네트워크 트래픽 가운데 (패킷의 작은 일부인) 메타데이터만을 암호화된 '보안 채널'을 통해 수집"한다. 그리고 안랩은 이 정보가 "악성 활동을 판정하는 AI 엔진을 키우는 데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