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제네시스 G90 5.0..."국산 고급 세단 자존심"

1박2일 820km 시승..고속연비 평균 10km/l 넘겨

일반입력 :2018/12/27 10:06    수정: 2018/12/27 12:55

2015년부터 올해까지 약 3년간 국내 기업 임원들의 의전용 차량으로 활용됐던 제네시스 EQ900이 페이스리프트형 모델 G90으로 재탄생했다. 이제 내년부터 새롭게 임명된 임원들은 EQ900이 아닌 G90를 타고 다닐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대기업의 경우, 지난 2015년부터 3년간 임원 직급별로 서로 다른 배기량의 EQ900을 지원했다. 각 본부 또는 분야별 사장급 이상의 임원일 경우 5.0리터 엔진이 탑재된 모델을 탔고, 부사장 또는 전무 이하급의 임원들은 3.8리터 엔진의 차량을 탔다. 그만큼 5.0리터 엔진 세단은 VIP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었다.

새로운 임원들이 타는 럭셔리 세단 제네시스 G90 5.0을 24일부터 25일까지 1박2일간 시승했다. 크리스마스 기간인만큼 시승코스를 길게 잡았다. 서울 합정역, 강원도 인제, 인천 연수구, 서울 양재역 엘타워, 경북 봉화군 산타마을을 오갔다. 총 주행거리는 820km다.

제네시스 G90 5.0 (사진=지디넷코리아)

■2.2톤 무게도 버겁지 않은 막강한 8기통 5.0 엔진

19인치 휠이 탑재된 제네시스 G90 5.0 공차중량은 4인승 2245kg, 5인승 2225kg이다. 시승차량은 VIP 시트 등의 옵션이 추가된 풀옵션 4인승 차량이다.

제네시스 G90 5.0에는 최고출력 425마력(6000RPM), 최대토크 53.0kg.m(5000RPM)의 힘을 내는 8기통 타우 GDI 엔진이 들어갔다.

이 엔진은 2.2톤에 이르는 차량을 매끄하게 끄는데 충분한 힘을 발휘한다.

서울-양양 고속도로 구간을 진입할 때,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로 설정하고 3차례 추월 가속을 진행했다. 가속페달을 살짝 밟는 순간 RPM이 5천대까지 올라갔다. 에코, 컴포트, 커스텀과는 정반대의 주행 성격을 나타낸다.

제네시스 G90 5.0 실내 (사진=지디넷코리아)

G90 5.0도 스포츠 모드로 설정하면, 인공 배기음이 나온다. 이 배기음은 G80이나 G70처럼 박진감있게 느껴지지 않는다. G90 5.0이 뒷좌석 승객을 위한 쇼퍼 드리븐 차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을 뜻할 수 있다.

시승차는 전자식 4륜구동(AWD) 시스템인 HTRAC이 들어갔다. 미끄러운 도로와 코너링 운전에 최적화된 시스템이다.

HTRAC 시스템은 무려 5205mm에 달하는 G90 5.0 차량의 부드러운 코너링을 유도한다. 실제로 고속도로와 국도 등을 주행하며 많은 코너 램프 구간을 만났는데, 언더스티어 또는 오버스티어에 대한 우려 없이 운전자가 원하는 주행방향을 잘 파악해냈다. 바퀴 롤링 현상에 대한 우려도 거의 없다.

최고출력 425마력(6000RPM), 최대토크 53.0kg.m(5000RPM)의 힘을 내는 8기통 타우 GDI 엔진이 들어간 제네시스 G90 5.0 (사진=지디넷코리아)

■스티어링 휠 자동 조향 허용 시간은 최대 3분

제네시스 G70, 기아차 더 K9 등의 미디어 시승회가 열렸을 때, 약 10분간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실행 후 스티어링 휠 자동조향이 됐다는 기자들을 접했다. 이는 직선구간이 많을수록 느낄 수 있는 현상이다.

제네시스 G90 5.0도 HDA를 작동시키면 최대 10분동안 스티어링 휠 자동조향이 가능할까?

총 820km를 돌며 수차례 HDA 기능을 실행했고, 주로 몇 분동안 스티어링 휠 자동조향이 이뤄지는지 체크해봤다.

테스트 결과 제네시스 G90 5.0 HDA는 약 2분 또는 3분이 지날 때 ‘핸들을 잡으십시오’라는 경고문구를 클러스터로 내보냈다. 처음에는 별도의 경고음 없이 경고 문구 그래픽을 보여주지만, 운전자가 반응이 없을 경우 요란한 경고음을 같이 내보낸다. 그래도 반응이 없으면 제네시스 G90 5.0은 HDA 기능을 해제시켜버린다. 해제 후, 운전자가 다시 스티어링 휠을 잡으면 HDA 모드는 재활성화된다.

HDA 모드가 활성화된 제네시스 G90 5.0 (사진=지디넷코리아)

강변북로 등 국도변에서는 HDA 기능이 아니라 차로 유지 보조(LFA) 기능을 써봤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실행 시 활용할 수 있고, 시속 0부터 150km/h까지 쓸 수 있어 60km/h 이상 활용 가능한 차선 이탈방지 보조(LKA)보다 한단계 앞선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측정 결과, LFA는 시속 50km/h 이하 주행시 3분여동안 스티어링 휠 자동조향을 도왔고, 60km/h 이상 주행시엔 2분여동안 스티어링 후리 자동조향을 도왔다.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으면 보다 안전한 주행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카플레이 연결 시 불안정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제네시스 G90 5.0은 제네시스 브랜드 고유 색상이 들어간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들어갔다. 파란색 중심이었던 EQ900와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한 것이다.

하지만 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애플 카플레이와 연결됐을 때 심각한 단점을 나타낸다.

애플 카플레이용 T맵을 연결시킨 후, 운전석 시트 포지션을 맞추기 위해 시트 조절 레버를 움직였다. 그러자 12.3인치 디스플레이에는 운전석이 어떻게 이동하는지 그래픽으로 보여주고, 이 때 T맵 화면은 잠시 멈춘다. 이후 화면 스스로 카플레이용 T맵으로 전환되야 하는데, 전환이 되지 않고 홈화면에만 머문다.

드라이브 모드 설정을 할 때 잠시 T맵 화면은 멈추고, 각 드라이브 모드에 맞는 그래픽을 보여준다. 드라이브 모드 설정이 끝나면, 다시 T맵 화면으로 전환된다.

운전자들은 완성차 업체들의 내비게이션을 활용하고 싶지만, 급할 때나 빠른 길을 원할 경우 T맵같은 스마트폰용 내비게이션을 활용하기 원한다. 운전자의 다양한 취향을 맞출 수 있는 완성차 업체 차원의 고민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 카플레이(사진 위),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사진 아래)가 지원되는 제네시스 G90 12.3인치 디스플레이 (사진=지디넷코리아)

■구간별 평균 11km/l 연비 나오는 제네시스 G90 5.0

총 820km에 이르는 이번 시승에서 구간별로 연비가 어떻게 나오는지 살펴봤다(차량 클러스터 표기 기준).

우선 서울 합정역부터 강원도 인제 내린천 휴게소까지 148.7km 주행 결과, 클러스터상 평균연비는 10.7km/l가 나왔다. 에코모드와 스포츠모드를 번갈아 써가며 나온 결과다.

인제 내린천 휴게소부터 인천 연수구까지 총 186.0km 주행 때는 에코모드와 함께 고속도로 주행보조를 썼다. 한 때 평균연비는 14.0km/l를 찍었고, 도착 때는 12.7km/l가 나왔다.

시승 둘째 날 서울 양재역 엘타워부터 경북 봉화군 산타마을까지 235.8km를 주행했을 때는 11.5km/l가 나왔다. 이후 주유를 하고 경북 봉화마을부터 인천 연수구까지 249.2km 주행 결과 12.1km/l 연비가 나왔다.

이 연비 결과는 고속도로 주행시 결과라고 생각하면 된다. 19인치 타이어가 들어간 제네시스 G90 5.0 정부 신고 도심 연비는 6.2km/l, 고속도로는 9.3km/l, 복합 7.3km/l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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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90 판매 가격은 ▲3.8 럭셔리 7천706만원, 프리미엄 럭셔리 9천179만원, 프레스티지 1억995만원 ▲3.3 터보 럭셔리 8천99만원, 프리미엄 럭셔리 9천571만원, 프레스티지 1억1천388만원, ▲5.0 프레스티지 1억1천878만원이다.

*영상=[제네시스 G90 5.0 시승기] 1박 2일간 820km 달린 최고급 럭셔리 세단..주행보조 기능, 구간별 연비, 안드로이드 오토, 스포츠 모드 주행 살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