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검색 시대가 끝나간다

[조중혁 칼럼] 다시 미디어포털시대로…

전문가 칼럼입력 :2018/11/20 15:45    수정: 2018/11/21 15:05

조중혁 IT 칼럼니스트
조중혁 IT 칼럼니스트

인터넷 역사는 미디어 포털과 검색 포털의 왕좌 쟁탈전으로 요약할 수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미디어 포털이 인터넷을 지배했다. 국내외 모두 상황이 비슷했다.

하지만 2000년도 초반부터 검색 포털쪽으로 주도권이 넘어갔다. 검색 포털은 최근까지도 인터넷 황제로 군림했다.

이 흐름이 최근 다시 미디어 포털로 넘어가고 있다. 검색 포털인 네이버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 달 발표된 모바일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 자료에 따르면 유튜브 이용시간은 294억분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계속적으로 상승 중이다. 반면 네이버는 119억분이나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유튜브는 2년 동안 3배 이상 성장했다. (자료-와이즈앱)

포털 서비스란 개념을 처음 만든 곳은 야후였다. 야후는 인터넷을 미디어로 정의했다. 지금은 야후도 구글이나 네이버처럼 검색 창에 단어를 입력하고 그 단어가 들어간 문서를 찾는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초기에 야후는 운영자들이 좋은 사이트와 정보를 발견해 이를 잘 편집해 나열해 주는 서비스였다.

■ '검색→동영상' 구글, 야후와 경쟁서 승리

야후는 2000년도 초반까지만 해도 기계적 검색의 중요성을 낮게 평가했다.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였던 제리양은 검색 서비스를 개발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여러 차례 언론을 통해 말하기도 했다. 검색은 보조 기능으로 외부에서 프로그램을 도입해 붙이는 방법으로도 충분하단 게 당시 야후의 입장이었다.

야후에 검색 기술을 제공하던 업체 중 한곳이 구글이었다. 구글은 야후의 보조 서비스였지만 높은 완성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결국 구글은 야후의 우산을 벗어나 검색 서비스로 인터넷 왕좌를 차지했다.

그렇다면 당시 야후는 검색 대신 무엇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걸까? 바로 동영상이었다. 야후가 동영상에 얼마나 미래를 걸었는지 알 수 있는 사건은 브로드캐스트 (Broadcast.com) 인수 건이다. 야후는 1999년에 57억 달러(약 5조 6천억원) 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에 동영상 사이트 브로드캐스트를 인수했다.

이는 7년 뒤인 2006년 구글의 유튜브 인수와 비교할 수 있다. 초대형 인수 합병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던 유튜브 인수 때 구글이 사용한 금액은 16억5천만 달러였다. 야후가 브로드캐스트를 인수 한 금액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이 금액도 시장에서는 비싸게 구입했다고 비판이 많았던 것을 생각해 보면 야후가 브로드캐스트 인수를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을 지불했는지 알 수 있다. 그만큼 야후는 동영상에 미래를 걸었단 얘기다.

하지만 누구나 아는 것처럼 야후의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야후는 너무 시대를 앞서 갔고 빠른 성과가 나오지 않자 브로드캐스트을 점점 축소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구글은 검색 시대에서 동영상 시대로의 전환을 슬기롭게 이어 나갔다. 검색에서 번 돈을 동영상에 투자하며 미디어 시대를 차근차근 준비해 현재의 유튜브를 만들었다.

■ 미디어 포털로 이동하는 인터넷 왕좌, 네이버의 대응은

국내도 흐름은 비슷했다. 초기 인터넷은 미디어를 지향한 다음의 일방적 승리였다. 많은 사람들이 포털다음(Daum)의 뜻을 넥스트(Next)로 알고 있지만 원래는 ‘여러 사람의 소리’라는 뜻인 다음(多音)이다. Next라는 의미는 추후 의미를 확장한 뜻이었다. 즉, 다음은 창업때부터 미디어를 지향했다.

야후와 구글과의 관계처럼 네이버는 다음의 검색 기술을 제공하던 업체에 불과했다. 하지만, 네이버는 독립했으며 한겨레신문이 DBDic을 참고해 지식인을 만들었다. 검색과 연동해 정보로 활용하며 미디어 포탈인 다음을 추월해 1등 자리에 올라 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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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를 추구했던 야후가 동영상 서비스를 먼저 시작한 것처럼 다음도 네이버에 비해 동영상 서비스인 ‘TV팟’을 먼저 시작했다. 하지만, 카카오에 인수되면서 동력을 잃었다. 네이버는 일반인이 자유롭게 올릴 수 있는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얼마 서비스를 하지 않고 종료했고, 대신 방송국 등 전문 업체가 만든 동영상 서비스인 ‘네이버TV’에 집중했지만 콘텐츠의 다양성이 부족하고 긴 광고 시간으로 외면을 받아 구글과 다르게 미디어 시대에 적응하지 못했다.

미디어 포털에서 검색 포털로 옮겨 갔던 왕권이 다시 미디어 포털로 옮겨가고 있다. 네이버는 이런 흐름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조종혁 IT컬럼니스트

문화체육부 선정 '올해의 우수 도서'로 선정 된 ‘인터넷 진화와 뇌의 종말' 저자이다. 96년 국내 최초 인터넷 전문지였던 '월간 인터넷' 기고로 글쓰기를시작하였다. 02년 '서울시청 포털' 메인 기획자로 일을 했다. '서울시청 포탈'은 UN에서 전자정부 세계 1위로 대상을 수상해 우리나라 전자정부의 기틀이 되었다. 미래부 '월드IT쇼' 초청 연사, 콘텐츠진흥원 심사위원장 등으로 활동했다. 이동 통신사 근무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