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플랫폼 개발사 도커의 공동창업자 중 한명인 솔로몬 하이크스 최고기술책임자(CTO)가 퇴사 했다.
최근 미국 지디넷 등 외신에 따르면, 솔로몬 하이크스는 28일 회사블로그를 통해 도커를 떠난다고 밝혔다.
그는 "10년전 창업을 도와 수년간 쌓아올렸던 도커를 떠나게 됐다"며 "한 창업자의 퇴장은 보통 극적인 이벤트로 보이는데, 슬프게도 내가 이런 기쁘지 않은 보고를 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는 "수년동안 도커에서 많은 역할을 맡았고, 이제 이사회 멤버이자 주요 주주로, 또 도커 사용자로 새롭고 마지막 역할을 하게 된다"며 "그러나 더 이상 일상 업무는 맡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34세인 솔로몬 하이크스의 퇴사는 작년 5월 CEO였던 벤 골럽 퇴사 후 거의 1년만에 이뤄졌다. 벤 골럽은 도커의 CEO직을 컨커(Concur)로 유명한 스티브 싱에게 넘겼다.
도커의 CEO 교체는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선택이었다. 솔로몬 하이크스의 퇴사 역시 도커를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회사로 변신시키기 위한 과정으로 설명됐다.
그는 퇴사의 변을 밝히면서 "도커는 수백만 개발자 커뮤니티와 새로운 CEO 스티브 싱과 함께 폭발적인 매출 성장을 가져오는 엔터프라이즈 사업으로 조용히 전환해왔다"며 "도커의 전략은 '모든 대형 엔터프라이즈 기업이 애플리케이션과 인프라를 클라우드로 집단 이전하는 준비를 하는데, 그들은 코드 혹은 프로세스 변경없이, 또 단일 운영체제나 클라우드에 스스로를 묶지 않으면서 신뢰성있고 안전하게 할 방안을 찾고 있다"고 적었다.
그는 "오늘날 이런 요구조건을 충족하는 솔루션은 도커 엔터프라이즈 에디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도커' 소프트웨어는 최근 5년 사이에 가장 가파르게 성장한 오픈소스 중 하나다. 컨테이너 애플리케이션 배포를 자동화해주는 오픈소스 엔진이다. 각 컨테이너는 동일 서버에서 OS의 커널을 공유하고, 하드웨어 설정, 바이너리, 데이터베이스 등을 독립적으로 소유한다. 도커로 만들어진 애플리케이션은 손쉽게 다른 하드웨어나 시스템 환경으로 옮겨 재사용할 수 있다.
도커의 이동성 혜택으로 세계 개발자와 운영자들은 애플리케이션 이동이란 큰 고통을 덜게 됐다. 클라우드 사용자는 가상머신에 얽매이지 않고 아마존웹서비스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어디로든 애플리케이션을 자유롭게 옮길 수 있게 됐다.
반면, 프로젝트명과 동일한 이름을 쓰는 '기업으로서' 도커는 사업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명확한 사업모델 부재를 내외부에서 지적하고 있다.
도커와 유사한 기술을 퍼블릭 클라우드 기업에서 제공하면서 기업으로서 도커는 순식간에 치열한 격전에 직면했다. 레드햇에 인수된 코어OS, 미란티스, 캐노니컬 등도 프라이빗 클라우드에서 컨테이너를 쉽게 사용하게 하는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컨테이너 기반의 인프라 관리를 자동화하는 오케스트레이션 영역도 쿠버네티스 차지로 돌아가 도커 스웜의 점유율을 떨어뜨렸다.
모든 오픈소스 기술 기반 기업이 그렇듯 도커 선택지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이다. 도커는 엔터프라이즈 버전을 내놓으며 본격적인 기업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하이크스는 "도커 엔터프라이즈 에디션은 거대한 성장의 기회 한가운데 도커를 집어넣는다"며 "CEO 곁에서 엔터프라이즈 기업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지원할 수십년 경력의 CTO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구현되지 않고, 대부분의 소프트웨어가 사용되지 않으며, 대부분의 사업이 첫해에 실패한다"며 "그러나 우리는 최대 규모 오픈소스 커뮤니티 중 하나를 조직했으며, 세계의 수백만대 컴퓨터에서 돌아갈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고 적었다.
관련기사
- 레드햇, 코어OS 인수2018.03.30
- 2018년 가장 뜰 소프트웨어는?2018.03.30
- "MS, 도커 40억달러에 인수 시도"2018.03.30
- '오픈 컨테이너 프로젝트' 발족...표준화 주도2018.03.30
솔로몬 하이크스는 그동안 도커 회사 내에서 논쟁적 발언을 다수 내놨던 인물이다.
일례로, 그는 2016년 리눅스재단 주도로 발족한 컨테이너 이미지 포맷 표준화단체 '오픈컨테이너이니셔티브(OCI)'를 비판했다. 그는 당시 트위터를 통해 "OCI 이미지 포맷은 가짜 표준"이라고 적었다. 컨테이너 명세서 오픈소스 표준을 표방한 OCI 발족엔 코어OS 같은 도커의 경쟁사는 물론, 도커 자체도 참여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