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검색 포털인 네이버는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는 통합 검색 서비스 제공을 위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이에 회사는 사용자들의 검색 의도 파악과, 기술력을 넘어 탁월한 감각을 지닌 개발자를 찾는데 주력한다고 답했다.
네이버 최재걸 통합검색 담당자는 17일 진행된 개발자 컨퍼런스 ‘데뷰 2017’에서 ‘네이버 검색 사용자를 만족시켜라-의도파악과 의미검색’이란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 네이버 총 528개 검색 의도 관리
네이버에서 14년 근무한 최재걸 통합검색 담당은 “검색서비스의 목적은 검색 이용자를 만족시키는 것”이라고 정의한 뒤 “검색 의도를 알면 팔부능선을 넘는 것과 같다”는 말로 검색 의도 파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재걸 담당에 따르면 사용자가 “김아중, 김남길 나오는 드라마 이름이 뭐지?”라고 검색하면 네이버는 쉽게 의도를 파악하고 질문에 꼭 맞는 답(명불허전)을 제시할 수 있다. 하지만 “김아중”만 검색할 경우 의도가 너무나 많아 사용자가 만족하는 결과를 찾아주는 데 한계가 있다.
택배 배송 경로를 묻거나, 음식을 주문하거나, 또 여자친구 생기는 방법을 묻는 경우도 그 의도를 파악해 적절한 답을 주기 힘든 대표적인 사례다. 그럼에도 네이버는 사용자의 검색 의도를 파악하고, 알맞은 정보를 찾아 제공해야 하는 요구를 받는다.
최재걸 담당에 따르면 네이버는 다양한 검색에 최적의 결과를 제시하기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여 데이터 분석을 하고 있다. 질의, 문서, 로그 등 많은 것들을 들여다본다. 여러 질의군을 만들고, 이에 대한 엔서링 엔진을 만들어 검색 품질을 높이고 있다.
단답의 답변이 필요한 질문인지, 장소를 찾는 질문인지, 어떤 행위를 하기에 앞서 나온 질문인지 등을 분류해 이에 적절한 답변을 구성하고 만든다.
이렇게 네이버가 완성한 검색의도는 ▲단답 ▲장소 ▲행위 ▲사이트 ▲방법 ▲정보 등 총 6개다. 이런 검색 의도와 질의 주제 88개를 조합해 총 528개의 의도를 관리한다.
■ 네이버의 시행착오…하우투(방법) 동영상 검색 트렌드 놓쳐
현재 네이버 검색이 있기까지 시행착오도 많았다.
최재걸 담당은 사용자들이 텍스트나 이미지가 아닌, 동영상으로 무언가를 배운다는 사실을 다소 늦게 발견하고 대응했다. 그러는 사이 많은 이용자들을 유튜브에 뺏겼다.
최재걸 담당은 “검색 의도가 바뀌고 있는 것을 조금 늦게 알고 대응하는 사이 동영상으로 배우고 싶은 사용자들을 유튜브에 뺏기는 실수를 범했다”면서 “이런 방법(하우투)이란 검색 의도를 파악하고 이에 대응해야겠다는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것이 바로 감각”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실수는 또 있었다.
계란 파동 당시 사용자들은 네이버에 ‘14리라’라는 단어를 검색했다. 이에 네이버는 터키 돈이라고 인식해 환율로 계산된 결과 값을 제시했다. 하지만 사용자들의 검색 의도는 계란에 적힌 14리라라는 뜻을 알기 위한 목적이었고, 열흘 정도 네이버는 이에 대한 적절한 답을 제시하지 못했다.
영국의 ‘런던’ 검색 역시 테러가 발생 직후에는 이슈에 맞는 정보를 제공해야 했지만, 평상시 대로 여행에 대한 정보를 최상단에 띄우기도 했다.
이에 최재걸 담당은 “이런 일을 미리 알 수 있는 개발자가 있었더라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며 “검색 의도는 사실 연관검색어가 이미 알고 있다. 이에 인공지능 시스템이 모든 검색 내용을 읽어보고 판단하는 통합검색 감시 시스템이 개발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중의성 검색은 시멘틱 태깅 기술로 대응
네이버는 또 ‘진’, ‘수지’와 같은 중의성을 가진 검색에 대응하기 위해 시멘틱 태깅 기술을 적용했다. 특정 게시물을 분석해 태깅을 해 놓은 뒤, 사용자가 찾고자 하는 정보에 맞춰 태깅으로 묶인 정보만 제공하는 방법이다. 이에 가수 수지와 지역 수지처럼 사용자가 찾고자 하는 정보를 적절히 구분해 따로 보여줄 수 있게 됐다.
식당 검색의 경우, 과거 사용자들이 광고성 정보만 나온다는 지적이 많자 진성 리뷰만 나오도록 모델링 하는 작업도 거쳤다. 또 스타 검색의 경우는 정보의 최신성을 강조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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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걸 담당은 “야후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검색에 있어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건 서비스 관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구글의 창업자나 이해진 네이버 전 의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모두 개발자 출신인데 이들은 모두 기술이 어떤 가치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잘 하는, 서비스 감각이 뛰어난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술의 우위가 서비스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면서 “스노우처럼 기술이 서비스에 어떻게 잘 연결될지 잡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네이버는 사람들이 좋아할만 한 것들을 알아채는 감을 가진 개발자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