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카메라 파격 행보, 日기업 '긴장되네'

일반입력 :2011/12/02 11:14    수정: 2011/12/02 11:16

삼성전자가 최근 디지털 카메라 국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케팅 공세는 물론, 다양한 판매 전략이 눈길을 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NX200 국내 출시 이후 삼성전자는 쇼핑몰 구축업체와 협약을 통한 제품 홍보, 렌즈를 제외한 바디 판매, 각종 출사 행사 등 시장 점유율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4일 삼성전자는 심플렉스인터넷과 NX200을 활용한 온라인 쇼핑몰 활성화 상호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협약을 통해 삼성전자는 심플렉스인터넷이 운영하는 카페24 창업센터 스튜디오에 NX200을 제공하고 쇼핑몰 창업자를 대상으로 사진 강좌를 진행하게 된다. 구체적인 안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쇼핑몰 창업자를 대상으로 공동 프로모션도 실시할 예정이다.

심플렉스인터넷은 카페24 브랜드로 잘 알려진 회사로 국내 최대 온라인 쇼핑몰 구축업체다. 이 회사는 한달 동안 약 7천~8천 개의 쇼핑몰을 호스팅한다. 연 10만 개의 쇼핑몰을 새롭게 만드는 수준이다. 쇼핑몰 운영자는 판매 상품을 촬영해 게재하기 위해 카메라 구입이 필수적이다.

국내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 규모는 지난해의 경우 약 15만~16만대 수준이다. 이러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연간 10만명의 잠재적 소비자를 경쟁사보다 먼저 만나는 우위를 점하게 된다. 약 10만명의 쇼핑몰 창업자 중 일부만 삼성 NX카메라를 구입하더라도 현재 30% 대의 국내 미러리스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협약에 앞서 지난 9일 삼성전자는 NX200 본체만 별도 판매한다고 밝혔다. NX 시리즈 발매 이후 본체만 따로 판매하는 것은 최초다. NX200 기본 판매 패키지는 18-55mm 렌즈를 포함해 99만5천원에 판매된다. 본체 별도 판매가는 86만5천원.

언뜻 보면 13만원 차이에 렌즈 교환식 카메라를 렌즈 없이 살 경우는 드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는 기존 NX 시리즈 카메라 사용자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NX시리즈는 판매 대수 기준으로 국내서 가장 많이 팔린 미러리스 카메라다. 삼성전자는 전체 카메라 업계선 후발주자지만 APS-C 규격의 이미지센서를 탑재한 미러리스 카메라를 최초로 내놓으면서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엔 일찍이 진입했다. 최초의 미러리스 카메라 업체인 파나소닉과 올림푸스, 마이크로포서드 마운트를 사용하는 양사 바로 다음이다. 이에 누적 판매량이 높은 편이다.

이에 기존 소비자들이 기본 렌즈를 사용하면서 신제품 NX200을 구입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신규 소비자뿐 아니라 기존 사용자 층도 잡아두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업계선 삼성전자의 이 같은 행보에 큰 의미를 둔다. 일본 카메라 업체들은 대체로 렌즈 수입 판매를 통한 마진이 많이 남기 때문이다.

한 일본계 카메라 업체 관계자는 결국 카메라 장사는 렌즈 장사라며 렌즈 판매를 통한 마진율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을 통해 본체만 따로 구입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카메라 업체들은 렌즈 한 두개를 포함한 패키지 판매를 내세운다.

이와 함께 외부적 요인도 삼성전자 카메라 시장 공략에 유리하게 작용한 점이 많다. 우선 엔고 현상으로 경쟁사인 일본계 카메라 회사보다 가격 경쟁력 우위를 점했다. 비슷한 가격에 판매하더라도 일본에서 물건을 들여오는 업체들은 마진을 줄여야 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국내 생산을 통해 유리한 면이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경쟁사와 달리 일본 대지진, 태국 홍수 등의 재난도 피했다. 일본계 카메라 회사의 경우 주요 부품은 일본에서, 조립은 태국에서 하는 경우가 많아 한해 동안 환경 재해로 인한 이중고를 겪었다.

지난 9월 NX200 국내 출시 발표 당시 한명섭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부장(전무)은 국내에서 콤팩트카메라 수준만큼 미러리스카메라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 콤팩트카메라는 국내서 압도적인 선두를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된 미러팝(MV800)이 큰 인기를 얻으며 콤팩트카메라 시장에서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의 이 같은 시장 공세가 이어진다면 한명섭 전무가 밝힌 계획이 곧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단 어느 시점이 될 것인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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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올해만 DSLR 카메라 강자인 니콘, 펜탁스가 미러리스 시장에 진출했고, 내년 초에는 최근 국내 지사를 따로 설립한 후지필름도 미러리스 카메라를 내놓을 예정이다.

카메라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삼성은 경쟁사와 달리 자국에서 경쟁하는 만큼 폭넓은 유통망으로 시장을 주도할 힘이 있다며 교환 렌즈 확충과 새롭게 출시할 신제품 성능이 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