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천년2 개발사 메이유…직접 방문해 보니

일반입력 :2011/05/23 09:36    수정: 2011/05/23 10:21

특별취재팀

<상하이=특별취재팀>천년 후속작인 천년2(가제) 개발이 한창인 곳이 있다. 바로 게임개발사 메이유다. 이 회사는 액토즈소프트의 자회사로 천년 후속작을 개발 중이라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그만큼 비밀스럽게 진행 중이라는 얘기다.

액토즈소프트가 개발한 천년은 지난 2000년 출시된 국내 최초 무협 소재 온라인 게임으로 최대 수십만명의 동시접속자수를 기록한 보기 드문 명작으로 꼽힌다. 이 게임은 중국 이용자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천년2가 출시된다는 소식은 한국 이용자 뿐만 아니라 중국 이용자에게 깜짝 놀랄만한 이슈다.

지난 20일 오후 4시경 메이유 본사를 방문 취재했다. 신축 건물에 입주해서 그런지 세련되고 깔끔한 분위기였다. 상하이 특별취재팀은 약 2시간 가량 머물면서 메이유의 생생한 작업 공간과 신작 천년2의 알파버전을 살펴볼 수 있었다.

액토즈소프트 중국 자회사 메이유는

메이유는 액토즈소프트가 100% 출자한 자회사로 지난해 2월 설립됐다.

이 회사는 상하이 푸동 번화가의 중심에 위치한 빌딩에 입주해 있다. 해당 빌딩 18층은 메이유 직원을 위한 공간. 입구에는 회사명을 상징화한 M로고가 정면에 위치했다.

사무실의 풍경은 한국 게임사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넓은 책상에 올려진 두 대의 모니터에는 게임 개발 장면이 모두 담겨져 있었다. 게임 일러스트 외에도 캐릭터 모션 작업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정장 차림의 메이유 직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부분 면바지나 청바지, 티셔츠에 자유로운 복장. 중간 중간 서로의 작업 내용을 확인하면서 편하게 일하는 모습이 정겹게 느껴졌다.

메이유의 임직원은 약 60명. 이중 50% 이상은 샨다, 텐센트, 완미세계 등 중국 대표 게임사 출신이 대부분이다.

한국인도 있었다. 7명 내외로 액토즈소프트에서 파견 나온 기획 파트와 개발 파트 등의 인력이다. 천년2가 한중 합작 게임이란 말이 나온 이유다. 익숙한 얼굴도 눈에 띄었다. 유명상 기획팀장이 바로 그 주인공.

유 팀장은 액토즈소프트에서 라테일 기획을 담당해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그는 메이유로 파견 나온지 수개월이 채 안됐다. 언어 소통에 어려움은 있으나 표정은 밝아 보였다.

천년2가 비밀리에 개발 중이었던 만큼 기자의 카메라 셧터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직원도 있었다. 그래서일까. 밝게 웃으며 나타난 민광춘 메이유 대표는 시원한 음료를 대접하겠다며 자신의 사무실로 길을 안내했다.

■천년2, 한일 합작 게임…“중국산 게임 편견 없어지길”

민 대표의 개인 사무 공간은 3평 남짓. 통유리로 건물 밖과 내부 사무 공간의 모습이 시원하게 보였다. 책상 위에는 애플 노트북이 위치해 있었다.

그의 관심사는 온통 한중 합작으로 개발 중인 천년2(가제). 최근 진행된 내부 알파테스트에서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얻었다고 한다. 곧 관계사에 알파테스트 내용을 공개하고 서비스 일정 조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늦어도 올해 말까지는 시장에 공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민 대표와 담소를 나눈 시간은 약 30분. 민 대표를 알기엔 부족한 시간이었지만 일에 대한 뜨거운 열정만큼은 느낄 수 있었다. 천년2 개발에 필요한 주요 인력은 자신이 직접 찾아다녔다는 대목이 기억에 남는다.

1975년생으로 연길 출신인 민 대표는 중국 창춘산업대학을 졸업했으며 LG전자, 샨다 해외사업부 이사를 거쳤다. 샨다 설립 초창기 멤버로 당시 사번이 28번. 이후 그는 2004년쯤에 액토즈소프트로 위치 이동했다.

이날 민 대표는 언론사 기자와의 만남이 처음이었다고 한다. 그는 사진을 찍자는 얘기에 손사래를 치며 급하게 천년2 소개를 위해 마련된 회의실로 안내했다. 부끄럽다는 것이 이유였다. 기자의 계속된 요청에 유명상 기획팀장과 함께한 사진 한 컷을 찍을 수 있었다.

민광춘 대표는 “메이유는 천년2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내부 알파테스트를 마쳤다. 곧 샨다와 액토즈소프트 등의 관계사에 알파테스트 내용을 공개할 계획”이라며 “능력 있는 인력을 찾기 위해 발로 뛰어다녔다. 짧은 시간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천년2는 한중 합작 게임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중국산 게임이 가진 편견을 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천년2는 가제다. 게임명은 각 시장 분위기에 맞게 변경될 예정이다. 늦어도 올해 말까지 천년2를 공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첫 베일 벗은 ‘천년2’ 직접 보니…

사무실 한 켠에 마련된 회의실에서는 게임 소개와 알파테스트 버전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민광춘 대표와 유명상 기획팀장, 샨다 출신 중국인 개발팀장이 직접 게임 소개 및 시연을 맡아 수고해 줬다.

확인 결과 천년2는 무협풍 분위기의 게임. 특히 디아블로3와 같은 쿼터뷰 2.5D 시점으로 개발 중이었다. 국내에서는 MMORPG가 대세지만 2.5D MMORPG로 갈아탄 것이다.

이유는 있었다. 중국 시장의 경우 2.5D 게임을 즐기는 인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어서라는 설명이다. 또한 게임 시스템상 이 같은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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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2는 기존 MMOPRG가 가지고 있는 주요 특징과 무협풍 그래픽 분위기와 무공 시스템이 특징이다. 여기에 이용자 편의성 시스템은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었다. 메이유 측의 부탁에 자세한 게임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쉬울 뿐이다.

이번 취재의 가장 큰 성과는 천년2의 개발 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또 민광춘 대표 이하 직원들이 천년2를 최고의 게임으로 만들고자 노력하는 모습은 잊혀지지 않는다. 메이유와 모회사인 액토즈소프트가 천년2를 발판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