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뀐다며?”…중국 휴대폰 웃는다

일반입력 :2011/04/13 14:40    수정: 2011/04/13 14:41

김태정 기자

제조사에서 휴대폰을 직접 구입, 어느 이통사에서든 가입케 한다는 정부 방침에 중국 업체들이 반색했다. 자신들의 저가 전략으로 한국 시장을 뚫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13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연말 경 휴대폰 유통 시장을 개방해 제조사별 가격 경쟁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획이 시행되면 휴대폰을 어디서 구했든 이통사에서 유심(범용가입자인증모듈) 칩만 사서 꽂는 것만으로 개통이 가능하다. 휴대폰 유통 과정에서 보조금을 내세운 이통사가 빠지기에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방통위는 제조사 간 가격 경쟁으로 휴대폰 출고가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빠른 현실화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극단적으로 출고가 80만원인 휴대폰이 갑자기 반값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저가 휴대폰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 중국 제조사들이 기대하는 부분이다.

그간 중국 휴대폰들은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잦은 고장 등으로 국내 이용자들의 관심이 적었지만, 한국서 가격이 최대 승부처가 된다면 도전해 볼 만하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세계 휴대폰 시장서 출하량 4위에 오른 중국 ZTE의 경우 근래 한국 진출을 적극 모색 중이어서 이번 방통위 계획에 큰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국 휴대폰 제조사 관계자는 “한국은 특유의 보조금 문화로 비싼 휴대폰도 싸게 살 수 있었기에 우리의 진출은 어려웠다”며 “저가 시장이 확대된다면 중국 휴대폰에도 기회가 생긴 것 아니냐”고 말했다.

꼭 중국 휴대폰 제조가 국내에 정식으로 들어오지 않아도 인터넷 등으로 일반 소비자의 구매는 가능하다. 이 역시 방통위 계획 시행을 전제 하에 유심 칩만 꽂으면 개통이 된다.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의 저가 공세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중 10만원대 해외에 내놓겠다고 밝혔는데, 공략 대상에 한국을 포함시킬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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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관계자는 “보급형과 고급형까지 다양한 제품을 내놓겠다는 것이 기본 계획”이라며 “가격 경쟁력 강화도 상당히 무게를 두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와 팬택 역시 보급형 휴대폰을 내세운 시장 점유율 확대에 힘을 쏟는 중이기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