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갤럭시S 올인 없다?…팬택 '베가' 50만대 겨냥

일반입력 :2010/08/02 09:01    수정: 2010/08/02 13:48

김태정 기자

“SK텔레콤은 갤럭시S에 올인했다. 이번에 ‘베가’를 팔아보고 배려가 부족해 보이면 국내 사업을 과감히 접겠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이 지난 달 15일 스마트폰 베가를 공개하며 내놓은 폭탄발언이다. SK텔레콤이 베가 판매에 얼마나 전력을 할애할지 관심이 비상하다.

팬택과 SK텔레콤은 베가를 오는 3일 출시한다. SK텔레콤에게는 화려한(?) 스마트폰 라인업 중 한 종이지만, 팬택 입장에서는 총력을 투입한 제품이다. 최소 50만대는 팔아야 수지타산이 맞는다고 팬택은 강조한다.

■SKT 에이스 ‘갤럭시S’…팬택이 뿔났다

SK텔레콤의 현재 스마트폰 에이스는 삼성전자 갤럭시S다. 지난 6월 24일 출시 후 33일만에 50만대 판매량을 돌파했다.

아울러 삼성전자와의 끈끈한 관계도 상징하며, KT-애플 연합을 견제하는 등 갤럭시S는 여러모로 효자다.

이 과정에서 팬택의 ‘시리우스’는 소외됐다는 것이 업계 전반적 시각이다. 팬택이 분통을 터뜨린 이유다. 박 부회장은 지난 간담회서 “일단은 십수년을 함께 일해 온 SK텔레콤을 믿어보겠다”면서도 “SK텔레콤으로부터 서너번의 펀치를 맞는다면 우린 벼랑 끝에 몰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 SK텔레콤과 팬택 간 오간 논의는 알려지지 않았다. SK텔레콤이 박 부회장 발언에 아쉬움을 표했다거나, 적극 협력을 약속했다 등의 소문만 무성할 뿐이다.

SK텔레콤은 갤럭시S와 비교 없이 베가를 열심히 팔겠다는 뜻만 밝혔다. 일단은 팬택과 SK텔레콤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선중 SK텔레콤 영업본부장은 “베가의 뛰어난 성능과 한국인 체형에 맞는 선도적 디자인을 갖췄다”며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이용자 눈길을 끌 것”이라고 밝혔다.

■“특명, 50만대 이상 판매”

문제는 베가 판매가 부진했을 경우다. 두 회사 모두 원치 않지만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워낙 치열하기에 배제하기도 힘든 시나리오다.

삼성전자가 갤럭시U(LG유플러스)를 곧 출시하며, 갤럭시K(KT)도 준비 중이다. 이르면 내달 이통3사가 모두 갤럭시를 팔 전망이다. 게다가 아이폰4라는 메가톤급 경쟁작의 국내 등장이 임박했고, 휴대폰 부진에 빠진 LG전자도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베가는 50만대 이상 팔려야 한다는 중책을 맡은 것이다. 일이 틀어지면 팬택과 SK텔레콤 간 관계가 어색해 질 것도 예상된다.

물론, 베가가 팬택의 주장처럼 업계 최고 사양을 갖췄고, 갤럭시S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베가 전망을 밝게 보는 전문가들이 적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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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준 팬택 국내마케팅본부장은 “베가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중 최강 성능을 자부한다”며 “전사적인 역량을 투입한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팬택은 베가 광고 모델로 배우 정우성과 차승원을 내세웠다. 유명 모델을 쓰지 않는다는 전략을 깰 정도로 베가 띄우기가 중요하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