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디스플레이 e스크린 패권다툼···한국은 없다

대만 미국 일본 시장주도권 다툰다

일반입력 :2009/12/30 08:06    수정: 2009/12/30 13:00

이재구 기자

‘특명, 차세대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하라.‘

e북(전자책)리더용 e스크린(전자종이)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대만,미국,일본업체들이 e스크린의 블루오션인인 이 시장을 대상으로 한 본격적인 글로벌경쟁에 들어갔다.

이미 e스크린 선발기업인 대만의 프라임뷰가 e리더 빅3인 아마존(킨들),소니(e-리더),반스앤노블(누크) 등에 e스크린을 공급하며 세계시장의 85%를 점유하고 있고, 미국의 퀄컴과 픽셀치, 일본의 타이어회사 브리지스톤이 제품개발을 마치고 상품화에 들어갔다. 또 대만의 LCD업체 AUO도 지난 3월 미국의 시픽스이미징인수를 기화로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경쟁에 한국기업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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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선발업체 대다수가 기존의 흑백스크린을 컬러스크린으로 전환하는 기술개발에 전력하고 있어 내년 말이면 LCD 등 기존 컬러디스플레이를 위협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추격자로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주요 외신과 해당 기업들의 자료에 따르면 2~3년 전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한 차세대디스플레이인 e스크린개발 및 양산경쟁이 이대로 진행된다면 대만,미국,일본의 3강 체제가 굳어질 전망이다.

특히 기존에 통신칩 업체로 익히 랄려진 미국의 퀄컴은 컬러e스크린부문에서 엄청난 성과를 이뤄낸 것으로 알려져 가장 강력한 잠재적 시장 주도자로서 급부상하고 있다.

반면 세계디스플레이 1,2위를 점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세계시장을 주도할 만한 뚜렷한 개발성과나 공급실적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28일 LG디스플레이가 대만의 프라임뷰와 크로스라이선스계약과 함께 합작투자에 나선 것은 뒤늦게나마 이 분야의 중요성을 읽은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이미 세계 무대에 알려진 이들 세나라의 기업들은 기존의 흑백스크린을 대체할 컬러전자스크린기술까지 개발해 제품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e스크린 기술은 10인치대 소형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우리나라의 OLED와 경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10년 휘어지는 컬러e북 등장 예고

지난 1~2년새 아마존의 킨들의 보급으로 유명세를 탄 e북리더(전자책)의 핵심이 바로 e스크린(전자스크린)이다. e북리더(reader)시장규모는 올해 전세계적으로 500만~700만대 규모로 추정되는 가운데 내년에는 1천200만대 시장으로 급성장할 것이란 게 아이서플라이의 전망이다.

게다가 e스크린업체들은 내년도에는 보다 진전된 기술, 즉 컬러e스크린과 플래스틱으로 만든 휘어지는 제품출시를 선언하고 있다.

e북리더에 필수적인 e스크린 기술의 핵심인 전자잉크는 전하를 띤 흑백입자를 전자종이를 통해 글자를 구현되도록 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최근 컬러필터를 e잉크 윗부분에 장착해 컬러스크린을 구현할 수 있게 되면서 e북리더의 표현범위가 텍스트는 물론 컬러사진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는 e스크린 보급확산을 가속시킬 결정적 계기가 될 전망이다.

프라임뷰가 이 방식으로 컬러를 구현한 데 이어, 퀄컴의 미라솔도 자사홈페이지를 통해 자연의 색깔과 비슷한 컬러e스크린 구현의 성공을 대해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퀄컴의 개발이사는 미라솔이 나비나 공작새깃털색의 자연스런 컬러를 재현해내는 것을 목표로 개발됐다고 말했다. 퀄컴은 내년말 제품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또하나는 휘어지는 e스크린 기술이다.

프라임뷰는 이미 지난 3월 휘어지는 것은 물론 터치에도 예민한 스크린에 대한 작업을 시연한 바 있다.

프라임뷰의 스콧 류회장은 “LCD산업에 참여하려는 가운데 AUO와의 경쟁이 안되는데다 전자종이(e스크린)시장이 유망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 시장에 투자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만,미국,일본 3파전-한국은? 시장경쟁은 대만의 프라임뷰, 미국의 퀄컴, 픽셀치, 일본의 브리지스톤에 이어 시장참여를 선언한 AU옵트로닉스(AUO) 간 3국 대항전이 될 전망이다. 한국업체는 여기에 없다.

e스크린 시장의 선발기업인 대만의 프라임뷰는 지난 2005년 필립스사의 e리더 사업부를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올들어 지난 6월 미국의 e잉크사를 인수하면서 이 분야의 선발업체 입지를 굳건히 하면서 저만치 앞서 가고 있다.

여기에 최근 세계 2위의 디스플레이업체인 LG디스플레이와 크로스라이선스 계약까지 맺었다. 기존 흑백e스크린에 필터를 달아 컬러e스크린을 만드는 연구를 진행하며 차기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의 업체들이 개발 성과를 내면서 경쟁체제를 형성해 가기 시작했다. 후발 추격자의 대표기업으로는 통신칩으로 널리 알려진 퀄컴이 꼽히는데 기존의 흑백이 아닌 자연색 e스크린기술인 미라솔(Mirasol)프로젝트를 통해 전세계에서 또다시 신기술분야의 주도권을 노리고 있다. 퀄컴의 대만내 제조 파트너인 폭스링크는 대만 롱탄사이언스파크에 이미 공장을 설립해 놓고 공장을 시험가동중이다.

L.C.고우 폭스링크회장은 “우리는 시장과 제품을 이해하고 있고 제품 효용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픽셀치 역시 태블릿단말기와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는 단말기용으로 10.2인치 e스크린을 내놓고 시장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기존 LCD 구동전력에 비해 1/4~1/2전력만을 사용하는 e스크린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타이어회사로 유명한 일본의 브리지스톤도 가세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02년 처음 기술을 개발한 이래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지난 7월부터 이 기술을 일본의 대형유통점의 e스크린(전자종이) 가격표에 적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자사의 e스크린을 대만의 아이서플라이(전원공급장치)업체인 델타전자에 공급하고 있다.

2009년 미국의 시픽스이미징을 인수한 AU옵트릭스역시 이미 세계 LCD시장 3위업체로서 디스플레이 시장경험이 많다는 점에서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잠재적 위협자로 부상하고 있다.

■다음주로 다가온 2010CES에 단말기 대거 등장

e북시장의 성장에 따라 다음 주로 다가온 세계최대의 전자쇼인 2010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 단말기를 가지고 등장하는 업체들의 수도 크게 늘었다.

대만,일본,미국 3사의 스크린 활성화는 마치 인텔의 CPU를 바탕으로 다양한 컴퓨터를 내놓는 것처럼 e북리더(전자책)업체들의 대거 등장을 예고하고 있는 셈이다. 외신은 2010가전쇼에는 기존의 빅3인 아마존 킨들, 반스앤노블의 누크, 소니의 e-리더가 아닌 6개의 신생 e북(전자책)리더 업체가 등장할 예정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새로 등장하는 이북리더제조업체는 플래스틱로직, 허스트코프의 스키프(Skiff),스프링디자인, 그리고 인투어리지 시스템 등이 포함돼 있다. 이가운데 스프링디자인은 반스앤노블에 설계를 제공했으며 현재 반스앤노블과 디자인도용소송을 진행중인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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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크린의 1차 소비자인 e북단말기업체가 급부상하는 것은 최종고객의 구매가능성과 직결되는 만큼 e스크린업체들에게는 낭보일 수 밖에 없다.

현재 전자 종이는 0.1mm이하의 작은 공이나 캡슐 등을 이용해 잉크의 효과를 내는 방식과 기존 액정 디스플레이(LCD)등 평판디스플레이를 더욱 얇게 만들어 종이 효과를 내는 방식 등 2가지 방식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