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한바탕 인기를 끈 장르인 좀비물이 우리나라 안방극장을 파고 든다. 여태껏 귀신, 도깨비 드라마가 나와도 잘 생긴 배우들이 출연했지만, 이번엔 진짜다. 잔인할 정도로 무서운 좀비 떼가 몰려온다.
카카오페이지에서 웹소설·웹툰으로 연재된 ‘드림사이드’가 드라마 제작 초읽기에 들어갔다. 카카오페이지 측에서는 아직 극초기 단계라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으나, 원작자에 따르면 드림사이드는 현재 드라마로 각색 중이다.
드림사이드의 배경은 현대 도시로, 남자 주인공이 7년 후 꿈을 통해 세상을 넘나들며 좀비사태를 막는다는 이야기다. 판타지적 요소와 좀비가 결합된 드림사이드는 새로운 장르의 드라마를 기다리는 시청자들의 스크린을 점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디넷코리아는 지난달 30일 드림사이드 웹소설을 쓴 홍정훈 작가, 웹툰을 그린 신월 작가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마실에서 만났다.
드림사이드 웹소설을 쓴 홍정훈 작가와 웹툰을 그린 신월 작가는 부부다. 때문에 드림사이드 웹소설과 웹툰 작업은 동시에 이뤄질 수 있었다. 카카오페이지에서 웹소설과 웹툰 연재는 4개월 간격으로 시작했다. 웹소설은 지난 2016년 3월부터 9월까지, 웹툰은 2016년 7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연재됐다.
■ "멜로 위주 국내 드라마 시장, 좀비물은 아직 없어"
신월 작가는 로맨스 위주의 국내 드라마 시장에서 드림사이드가 좀비 드라마 시대를 여는 포문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신 작가는 “국내에서는 좀비물이라는 장르 자체가 드라마로는 생소할 것이다”며 “여태까지 국내 드라마 시장은 판타지보다는 현실에 가까운 장르를 다루는 편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극본을 쓰는 단계인데, 없는 걸 하려다보니 다소 오래 걸릴 거 같다”며 “드라마화 시 원작자가 관여하지 않을수록 잘 돼서 전적으로 드라마 작가에게 맡기고 있다. 드라마는 드라마의 문법이 있어 전혀 모르고, 괜히 관여하는 것은 어설프니 전적으로 맡기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액션, 호러 드라마가 약하지만 로맨스 드라마는 다른 나라보다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미국은 영웅물, 중국은 무협 콘텐츠를 잘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로맨스는 그 종류도 다양하다. 남자 상사와 여자 부하의 로맨스 드라마, 탄생의 비밀이 있는 가족 막장 드라마 등이 한 때 주류를 이루기도 했다.
신 작가는 “한국은 세계에서 로맨스를 제일 잘 한다”며 “미국에서 트와일라잇 같은 영화, 소설이 인기가 있었던 것은 그전엔 미국에 이만큼 되는 로맨스 콘텐츠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신 작가는 “한국 콘텐츠 시장이 아무래도 바로 옆 나라인 일본에 영향을 많이 받았으나 이제는 역전된 것 같다”며 “애니메이션 경우 일본이 아직도 강세이긴 하나 영화나 드라마는 우리나라가 더 잘하게 돼 콘텐츠 전반을 두고 보면 우리나라도 밀리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판타지 소설 1세대는 웹소설 문법 적응 중
홍정훈 작가는 국내 판타지 소설 1세대로서 지금까지 꾸준한 인기를 받아왔다. 종이책 소설에서부터 웹소설까지, 소설이 다양한 포맷에 담기는 변천 과정을 그대로 겪었다.
PC나 모바일 기기로 드라마 다시보기가 편해진 요즘, 드림사이드도 드라마로 제작된 후 카카오페이지를 포함한 다양한 온라인 미리보기 플랫폼에 탑재될 전망이다. 카카오페이지에서 웹소설, 웹툰, 드라마 형태의 드림사이드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콘텐츠 포맷 수와 유통 채널 수를 따졌을 때 한 지적재산(IP)의 확장성은 폭발적이다.
홍 작가는 “소설이 웹으로 들어오면서 템포가 바뀌었다”며 “단행본 한권씩 나갈 때는 템포가 느려 마지막 부분에만 ‘파이어’ 하고 터뜨려주면 됐는데, 이젠 매화 터뜨리려니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절정을 드라마틱하게 터뜨리려면 그에 이를 때까지 높게 쌓아야 하는데, 웹소설 독자들은 그 절정에 달할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면서 “쓰고 싶어도 쓰지 못하고, 지금도 웹소설에서만의 기법을 배워나가는 중이다”고 덧붙였다.
PC 중심 시대에서 모바일 시대로 넘어갈 때 웹툰, 웹소설의 소비 방식은 또 다르다.
신 작가는 “처음 웹툰 작가로 데뷔했을 땐 스마트폰 보급이 안돼 있어 주로 PC 웹으로 보던 시대였다”면서 “2012년 이후로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져 이제는 80~90%가 모바일로 웹툰을 본다”고 강조했다.
인기도를 떠나 소설 작가의 수입도 과거 종이책 시절보다 훨씬 좋아졌다는 게 작가 부부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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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작가는 “종이책 시절하고는 비교도 안 되게 수입이 좋다”며 “종이책 시절에 1등해야 벌 수 있는 금액을 지금은 중상위권이면 버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 작가는 “작가가 가져가는 비율도 더 늘고 유통비도 줄어 작가 벌이가 좀 더 늘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