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등 공공 서비스 분야에도 인공지능(AI) 역할이 더 커지고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작은 AI서비스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큰 걸 한번에 도입하는 건 어렵습니다. AI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기술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겁니다."
챈처우호(Chan Cheow Hoe) 싱가포르 국가CTO 겸 차관보는 29일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2018 인공지능 국제컨퍼런스'에 기조 강연자로 참석, 같이 밝혔다.
그는 싱가포르 총리실 산하 '스마트국가&디지털정부(Smart Nation and Digital Government Office) 소속 공무원으로 싱가포르 공공부문 ICT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민간에서 일하다 싱가포르 정부 CIO로 활동했고, 올 11월에 싱가포르 정부가 신설한 국가CTO에 임명됐다.
챈처우호는 기술만 가지고는 시민 요구를 완벽히 대응하지 못한다면서 "이제 시민은 개인화한 공공 서비스를 원하고 있다"면서 "AI가 공공서비스에서 점점 더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거창하고 큰 AI가 아니라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70년대 경제계에서 나온 격언을 인용하며 "(공공 AI서비스도) 작은 접근이 필요하며, 여기서 배울 건 배우고, 이를 통해 시민들에게 AI 서비스가 좋고 효율적이라는 확신을 심어주는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싱가포르는 AI를 활용해 수영장 익사를 예방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또 헬스 분야에 AI를 적용, 건강과 관련한 국민 서비스를 높이고 비용을 줄이고 있다. 쳉처우호는 이 같은 싱가포르 정부의 4가지 AI 활용 사례를 설명했다.
하지만 AI는 공공분야에서 활용이 제한적이다. 첸처우호는 그 이유를 세가지로 들었다. 첫째, 공공의 특성상 무조건 신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AI는 일정 정도 신뢰가 있어야 가능하다. 특히 공공은 예측이 중요하다"면서 "시스템과 플랫폼에 신뢰를 갖는 것, 또 이 과정에서 신뢰하는 프로세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두번째는 일관성 부족 때문이다. AI는 일관성이 중요한데 공공은 이것이 힘들다. 마지막 세번째는 공공의 리스크 회피 성향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공의 AI 서비스 도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려면 리스크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고 그는 제안했다.
AI는 특정부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도 곁들였다. 챈처우호는 "AI 부서가 있나?"하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면서 답은 "없다"이라면서 "AI는 하나의 부만 하는게 아니다. 데이터사이언스, 머신러닝, 사용자 경험 설계 등 여러 사람이 힘을 합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모든 걸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면서 "사람과 기계가 같이 협업을 하는 생태계 중심으로 가야 한다.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 경험, 대학의 연구 경험 등 모든 것이 중요하며 이들을 아우른 생태계가 중요하다"고 면서 "데이터를 포함해 AI를 지원하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AI를 이야기하면서 머신러닝 등 여러 기술을 많이 이야기하는데 이는 본말이 전도됐다"면서 "AI에서 가장 중요한 건 유스케이스이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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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행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열렸다.
오전 세션에서는 첸처우호 외에 '딥러닝 혁명'을 주제로 테리 세즈노스키 교수가, 또 윌리엄 달리 엔비디아 부사장 겸 스탠포드대학 교수가 'HW로 구현하는 AI 및 컴퓨팅의 미래'를 주제로 각각 강연했다. 오후 세션은 기조강연자와 서울대 고학수 교수 등이 참여한 패널토론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