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리딩뱅크' 노리는 국내은행 예산 쏟는다

KB국민·NH농협, 센터 신설 등 과감한 투자

금융입력 :2018/11/28 17:13

국내 은행들이 2019년 디지털 전환을 본격 도입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면서 관련 예산도 늘어날 전망이다. 실력있는 외부 인재를 유입함과 동시에, 다양한 기술들을 은행 업무 절차에 도입한다는 취지에서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은행들은 내년 디지털 전환을 위한 무한경쟁에 돌입한다.

KB국민은행도 최근 디지털 전환 선포식을 갖고 중장기적으로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현재 KB국민은행은 전산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더 케이프로젝트'에 대한 발주를 마친 상태다. SK C&C와 LG CNS가 이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KB국민은행은 2020년까지 이 프로젝트에를 위해 3천억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1월 1일 '디지털 전환 선포식'을 열고 2025년까지 약 2조원 가량의 돈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사진=KB국민은행)

이 밖에 내년부터 2025년까지 7년 간 매년 3천억원 가량의 자금을 투입한다. KB국민은행은 디지털 전환을 위해 'IT기술혁신센터'를 설립해인공지능과 블록체인, 클라우드, 데이터와 같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에 대한 역량 강화를 꾀할 예정이다. 또 사내 벤처를 육성하고 내부 인재를 키우기 위한 '디지털 아카데미'를 기획 중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올해와 비슷한 규모로 관련 부문 예산을 편성할 계획이다. 지주사 내 전 계열사에 배정된 디지털 및 IT 관련 예산은 연 5천억원 수준인데, 내년도 이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하나티아이의 유시완 대표는 "올해 인천 청라에 완공된 데이터센터를 제외하고 그 정도의 예산이 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데이터센터로 인해 줄어드는 인건비 등을 해마다 다시 재투입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청라 소재의 하나금융그룹 '통합 데이터 센터' 전경.(사진=하나금융그룹)

이미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10월 31일 자회사인 하나금융티아이 산하에 설립한 'DT Lab'을 '하나금융융합기술원'으로 확대했다. 기술원에서는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디지털 혁신 기술을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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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지주 역시 내년 경영전략으로 디지털 전환을 꼽은 상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내년 1분기 중 오픈되는 서울 양재 R&D센터다. 원래 양재에 있던 IT센터가 의왕으로 신축·이전해 공실이었던 양재 센터를 새롭게 활용한다. 블록체인과 인공지능 등 신기술에 대한 연구과 동시에 은행 업무의 접점을 연구하는 것은 물론이고, 핀테크지원센터·동국대학교와 협약을 맺고 청년창업센터 등을 배치해 NH농협은행의 디지털 거점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예산이 확실히 결정된 것은 없지만, 본사 인력 30명과 외부 직원 100여명이 근무할 정도의 규모"라고 설명했다.

올해 차세대 전산시스템 개발과 적용을 마친 우리은행은 다소 IT 및 디지털 예산 규모가 줄어들 여지가 있다. 차세대 전산시스템 개발 당시 들어간 예산은 3천억원 수준이다. 대형 프로젝트를 완료했기 때문에 내년은 유지·보수나 인재 개발 분야에 예산이 더 편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내년 초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하기 때문에 자기자본비율의 적정 기준을 맞추기 위해 유동성을 당분간 보유할 것이라는데 무게가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