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심플함으로 승부' …은행권 모바일뱅킹 새단장

모바일 익숙한 젊은 세대 겨냥 및 카뱅 충격 '타산지석'

금융입력 :2018/11/21 17:09

국내은행들이 모바일 뱅킹의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환경 등을 개편했다. 간단한 화면과 편의성을 높인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앱) 충격을 녹인 것이 이번 개편의 특징이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NH농협은행과 KEB하나은행이 모바일 뱅킹 앱을 재구성했다. KB국민은행은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개선했다. 작은 화면이라는 모바일 특성상 메뉴를 대폭 간소화하고, 인터넷과 모바일 간 연계를 주안에 둬 새 단장을 한 것이다.

NH농협은행은 모바일 앱 '올원뱅크' 사용자가 빠르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개편에 주안점을 뒀다. 화면 하단에 ▲인공지능 상담톡 ▲음성뱅킹 기능을 고정 배치했다. 인공지능 상담톡은 고객이 상품 내용 등 궁금한 내용을 물어보면 인공지능이 답변해주는 서비스인데, 금융상품을 가입할 경우 생기는 의문점을 바로 해소하도록 해 고객 이탈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또 NH농협은행은 앱에서만 가입할 수 있는 상품도 출시했다. 온라인 전용 상품으로 모바일 고객을 유치함과 동시에 유인 효과를 올리겠다는 목표다. 이밖에 NH농협은행은 유통 채널인 '하나로마트'와의 결합도 강화했다.

새롭게 바뀐 KEB하나은행의 이체 사용자인터페이스.(사진=KEB하나은행)

KEB하나은행은 모바일 뱅킹 이체 서비스의 동선과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바꿨다. 계좌 이체 시 한 화면 내에서 입력한 정보를 확인하거나 수정할 수 있게 만든 것이 차별점이다. 중요한 정보는 굵은 글씨와 색상으로 강조해 이체 내역을 직관적으로 볼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이밖에 이체 전송 버튼도 바꿨으며 이체한 내역을 카카오톡과 문자메시지, 메일로 전송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됐다.

간편 이체를 강화하기 위해 로그인 후 이체 시 공인인증이나 생체 인증을 통한 2중 인증 역시 없어졌다. 빠른 이체 서비스의 1회 이체 한도 역시 1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상향했다. 빠른 이체 서비스는 가입한 스마트폰 1대에서는 보안매체와 공인인증서 없이 이체가 가능한 서비스이다.

KB국민은행은 인터넷과 모바일 간의 연동에 주안을 뒀다. 펀드와 같은 가입절차가 긴 금융상품을 가입하고자 할 때 모바일로 진행하면 이 내역이 바로 저장돼 인터넷뱅킹에서 이어나갈 수 있는 기능이다.

또 KB국민은행 역시 메뉴를 간소화했으며 디자인도 간결하게 바꿨다. 기존 KB국민은행 인터넷뱅킹의 메뉴는 747개이지만, 이를 다시 묶고 이용빈도와 중요도를 따져 496개로 간소화한 것이다. 어려운 용어나 문장을 쉽게 바꾸고 핵심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디자인도 재정비했다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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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은 모바일이나 인터넷 뱅킹의 화면을 재정비하는 이유로 단연 모바일 세대 친화 극대화와 카카오뱅크 앱의 '신선한 충격'을 꼽는다. 한 은행 관계자는 "전화하라는 제스처를 취할 때 10대나 20대들은 스마트으로 번호를 누르는 행동을 한다. 어린 아이들은 전화를 받을 때 손으로 전화기 모양을 만들어 귀에 갖다 대지 않고 화면을 슬라이드하는데, 이는 모바일에 익숙해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젊은 세대를 겨냥하고 사로잡기 위해 모바일 뱅킹 화면을 계속 바꿔나간다는 부연이다.

여기에 카카오뱅크의 모바일 뱅킹 화면 역시 국내은행에 큰 화두를 던졌다고 했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앱을 보고 디지털채널을 담당하는 모든 임원들이 놀랐다고 들었다"면서 "카카오뱅크를 보고 배우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모바일이 주력 채널로 가는 만큼 은행들이 인스타그램 등 젊은 층들이 자주 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앱의 화면 구성도 '타산지석'으로 공부하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