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EV 트렌드 코리아', 2회 개최 앞두고 내홍

환경부 주최 철회 가능성 제기

카테크입력 :2018/11/19 16:37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과 재규어 I-페이스 아시아 최초 공개를 이끌었던 ‘EV 트렌드 코리아’ 전시회가 내년 5월 2회 개최를 앞두고 내부 잡음이 생겼다. 주최자로 알려진 환경부의 소극적인 움직임 때문이다.

EV 트렌드 코리아 사무국은 19일 홈페이지를 통해 내년 5월 2일부터 5일까지 코엑스 B홀에서 두번째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사무국은 또 내년 행사의 플래티넘 스폰서로 포르쉐를 선정했다.

EV 트렌드 코리아 사무국은 이달 초 대구에서 열린 국제미래자동차엑스포에서 내년 행사 관련 홍보물도 배포했다. 홍보물에 따르면 내년 행사 주최기관은 환경부로 표기됐다. 한국환경공단, 코엑스, 한국전지산업협회는 주관사로 표기됐다.

이같은 사실을 접한 환경부는 지디넷코리아와의 통화를 통해 난처한 입장을 나타냈다.

환경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우리가 내년에 열릴 EV 트렌드 코리아를 주최할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EV 트렌드 코리아 사무국 또는 코엑스에 요청해 수정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인터배터리 2018 행사에 부착된 내년 'EV 트랜드 코리아' 행사 개최기간 안내 문구 (사진=지디넷코리아)

■4월 개최됐던 1회 EV 트렌드 코리아, 내년엔 5월 개최

환경부가 EV 트렌드 코리아 행사 주최 결정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따로 있다. 2회 EV 트렌드 코리아 개최일이 6회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보다 불과 6일 차이 나기 때문이다. 제주전기차엑스포는 내년 5월 8일부터 11일까지 ICC 제주에서 6회 행사를 연다.

EV 트렌드 코리아는 지난해까지 인터배터리 2018 부대행사인 ‘EV 서울’로 유지됐다가 올해부터 독립 행사로 확대됐다.

독립행사로 확대된 1회 EV 트렌드 코리아는 지난 4월 12일부터 15일까지 열렸다. 행사 첫 날인 12일엔 1만1천843명, 13일 1만3천471명, 14일 1만1천85명, 15일 1만992명이 방문해 성황을 이뤘다. 코나 일렉트릭과 I-페이스 전시가 흥행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일부에서는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의 위상이 하락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지난해까지 3월에 행사가 열렸던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는 올해부터 5월에 행사를 여는 것으로 방침을 바꿨다. 제주도의 3월 날씨가 너무 춥다는 의견이 대체적으로 많아, 관람객 편의를 위해 5월로 변경했다.

제주전기차엑스포는 올해 5월 2일부터 6일까지 5회 행사를 열었다. 코나 일렉트릭과 재규어 I-페이스 아시아 최초 공개 자리를 내줬지만, 기아차 니로 EV를 전 세계 최초 공개한 성과를 보였다.

김대환 제주전기차엑스포 조직위원장은 지난 5월 2일 엑스포 첫 날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는 서로 힐링을 하며 전기차 관련 비즈니스를 하는 B2B 엑스포다"고 강조했다. 개최기간과 상관없이 제주전기차엑스포를 ‘전기차의 다보스 포럼’으로 키우겠다라는 의지를 나타냈다.

1회 EV 트렌드 코리아 행사는 재규어 I- 페이스 아시아 최초 공개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하지만 EV 트렌드 코리아가 내년 2회 행사를 5월 초 여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 조직위는 난처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행사가 불과 사흘 격차로 열리기 때문이다. 또 관련 기업들이 먼저 열리는 EV 트렌드 코리아에 더 신경쓸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는 최근 환경부에 EV 트렌드 코리아 개최 일자를 조정해달라는 건의서를 제출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정부가 단순히 지리적 여건만을 내세워 EV 트렌드 코리아 전시에 집중하려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비판 여론이 점차 커지면서 환경부가 EV 트렌드 코리아 2회 행사 주최를 철회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커지는 상황이다.

EV 트렌드 코리아 주최자 선정과 개최기간 문제가 쌓이자 코엑스는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코엑스 홍보실 관계자는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 위상을 하락시키려고 EV 트렌드 코리아 2회 행사 기간을 정한 것이 아니다”며 다른 전시회 개최 일정 등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이 관계자는 “코엑스는 기업들의 사업 진출 확대 등을 장려하기 위해 수많은 전시회를 매년 열고 있다”며 “기회가 되면 우리 스스로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와 협력할 뜻이 있다”라고 말했다.

1회 EV 트렌드 코리아 운영을 진행했던 또다른 코엑스 관계자는 환경부의 움직임에 대해 "아직까지 확인된 것이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