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지능 시대, 살아남으려면 규제·교육 혁신해야"

현대원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 발표

컴퓨팅입력 :2018/11/02 16:18

“선진국치고 창업에 올인하지 않는 나라가 없습니다. 창업으로부터 뜨거운 에너지가 샘솟듯 올라오는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규제 때문에 그 에너지를 막고 있습니다. 규제 혁신을 가속하지 않으면 한국의 미래는 참 어렵습니다.”

현대원 서강대학교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는 2일 밀레니엄 서울 힐튼에서 열린 스마트사회 지도자 포럼에서 ‘초지능의 물결과 우리의 과제’ 주제로 발표하면서 이 같이 강조했다.

현 교수는 지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1년 간 대통령 비서실 미래전략수석을 역임했다.

현대원 서강대학교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가 2일 밀레니엄 서울 힐튼에서 열린 스마트사회 지도자 포럼에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

현 교수는 “최근 화두가 되는 4차산업혁명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우리가 앞으로 부딪히게 될 변화의 핵심은 산업이 아니다"면서 “새로운 혁명의 본질은 수천 년 역사 속에서 인간이 가지는 노동력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라고 지적했다.

또 “인간 노동의 가치가 0으로 수렴하는 변화가 눈앞에 와 있다”며 “인간의 노동력이 기계에 의해 대체되거나, 기계가 우리를 통제하는 전환이 20, 30년 안에 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3차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정보혁명 시대에서는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인해 국가에 있던 권력이 시민에게로 넘어왔다면, 초지능 시대에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으로 인해 권력이 AI로 넘어오게 된다”고 말했다. “커뮤니케이션도 사람과 사람 간의 소통보다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의 소통이 훨씬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초지능 시대는 기계가 인간 수준의 일반지능을 갖게 되는 시대를 말한다. 그는 “인공지능으로 가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인공지능이 교차점(Crossover)을 넘어가게 되면 속도는 급격히 빨라진다”며 “우리의 생각보다 초지능 시대는 훨씬 빨리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초지능은 우리 사회의 고용 구조와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다”며 “초지능 세상은 SF영화에서 보듯이 인간에게 공포로 다가오기보다 인간 친화적(friendly)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2일 밀레니엄 서울 힐튼에서는 스마트사회 지도자 포럼이 열렸다. 이날 포럼에서는 현대원 서강대 교수가 주제 발표를 진행했다.

현 교수는 빠른 기술발전으로 인해 실업이 증가하기 때문에 사회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사라진 일자리가 새로 생기는 일자리보다 더 많아지기 때문에 실업률 증가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며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를 찾아주기 위한 환경을 국가가 마련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가 차원에서는 빅데이터 확보가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초연결에서 초지능 사회로 갈 때, 가장 중요한 자원은 빅데이터”라며 “한국은 지금 빅데이터 활용이 거의 불가능한데, 이렇게 되면 미래 사회에 살아남기 어렵다”라고 우려했다.

초지능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교육과 규제혁신이 필요하다고 현 교수는 강조했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교육에서 나오고, 신사업·신서비스는 규제 혁신을 통해 창출된다는 얘기다. 그는 “교육제도가 바뀌지 않는 한 미래세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키워내지 못한다”며 “현실이 너무 복잡해 교육 틀을 못 바꾸고 있지만, 교육 구조를 바꾸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죽는다’라는 절실한 마음으로 단칼에 낡은 매듭을 잘라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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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혁신도 필요하다며 “글로벌 스탠다드보다 더 나아가진 못해도 글로벌 스탠다드에는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물어보면, 자신들은 창업하는 동안 정부 규제를 한 번도 고민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며 “반면, 한국은 창업할 때 정부 규제부터 들여다보는데 그럼 결국 승부는 비교할 것도 없이 정해져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적어도 산업이 일정 규모를 갖출 때까지는 지켜봐 주고, 모든 부처가 도와야 한다”며 “이런 인식, 문화의 전환이 없이는 한국이 희망이 있다고 말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