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고,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레그테크 활성화와 섭테크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10일 서울 공덕에 위치한 서울창업허브 별관에서 열린 핀테크 타운홀 미팅인 '핀톡'에서 윤석헌 원장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핀테크 기업과 금융사는 물론 감독당국도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며 "레그테크(RegTech)와 섭테크(SupTech)를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레그테크는 규제(Regulation)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IT기술을 활용해 금융규제 관련업무를 실시간으로 자동화·효율화 하는 기술이다. 섭테크는 금융감독(Supervis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서 최신 기술을 활용하여 금융감독 업무를 효율적·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기법을 뜻한다.
윤석헌 원장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IT 기술의 발전에 따라 금융서비스는 지능화·자동화되는 한편, 금융규제는 복잡·다기화되면서 금융회사의 규제 준수 부담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세계 주요국은 금융사의 규제 준수 업무를 IT기술을 통해 비대면화·자동화하고자 레그테크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국내 레그테크 산업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아시아 최초로 '머신 리더블 레귤레이션(Machine Readable Regulation)의 시범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머신 리더블 레귤레이션은 금융관련 법규를 기계가 인식할 수 있는 언어로 변환, 사람 개입없이 컴퓨터가 스스로 금융규제를 인식하고 규제 준수 업무를 수행하는 파일럿 테스트다. 머신 리더블 레귤레이션 사업은 이달 부터 금융보안원과 시범 사업에 착수해, 시범 테스트를 거친 후 내년 상반기 공청회를 통해 최종 활용될 계획이다.
윤석헌 원장은 "머신 리더블 레귤레이션을 통해 금융사와 핀테크기업의 업무 효율성이 대폭 향상돼 규제 준수 비용이 크게 감소하고, 금융소비자 보호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윤 원장은 "국제결제은행은 지난 7월 앞으로 감독당국이 '섭테크'를 활용해 감독 능력을 보다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며 "앞으로 섭테크는 진화하는 금융환경 변화에 맞춰 감독 자원을 적재적소에 효율적으로 투입해 최대 효과를 달성하게 되는 주요 도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감원은 이미 지난 2월 빅데이터분석팀을 신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섭테크를 도입했다. 현재 금감원이 진행 중인 시범사업으로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약관심사 시스템 구축 ▲금감원 챗봇 구축 ▲전자금융사기 방지 알고리즘 마련 등이다. 약관을 기계가 1차적으로 읽고 적정성 여부를 판단, 금융사 등에 정보를 제공해준다. 챗봇은 금감원에 축적된 비정형 데이터 활용을 돕기위해 이 정보를 빅데이터 플랫폼에 탑재한 뒤 인공지능이 이와 관련한 질문에 답해주는 방식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전자금융사기 방지 알고리즘은 스타트업에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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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기반의 통합감독시스템 구축을 위해 금감원은 KT와 금융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핀톡 행사에서 참석한 핀테크 및 금융사 직원들은 즉석으로 윤석헌 원장에게 질문해 답변을 받기도 했다. 핀테크를 체감한 서비스가 무엇이 있느냐는 질문에 윤석헌 원장은 "올드 제너레이션(Old generation)이라 '핀테크'의 핀(Finance)는 잘아는데 테크(Technology)는 잘 모른다"며 "대중교통을 탈 때 태그하는 행위, 은행의 자금 이체 등이 획기적으로 변했다고 본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