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IT 대기업들, 대도시 떠난다...왜?

높은 부동산 가격 때문...화웨이·샤오미 등

홈&모바일입력 :2018/07/06 08:08    수정: 2018/07/06 08:09

화웨이, 샤오미, 알리바바 등 중국의 공룡 IT기업들이 잇따라 1선 도시를 떠나 2·3선 도시에 거점을 마련하는 움직임이 포착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화웨이는 연구개발(R&D) 등 일부 부문 임직원이 1일부터 기존 근무지인 중국 선전시에서 새로 바뀐 둥관시 숭산호(湖) 시류포촌(村)으로 출근하고 있다.

■ 화웨이 '둥관'에 새 R&D 둥지...수 천명 직원 '선전에서 이사'

화웨이는 앞으로 2천700명의 임직원이 추가로 선전에서 둥관으로 출근지를 바꿀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전시는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과 함께 1선 도시로 분류되지만 둥관은 선전에서 50km 가량 떨어진 다소 외곽 지역이다.

화웨이 관계자는 "연구개발 부문 이외 다른 부문도 추가로 둥관으로 출근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화웨이는 통근버스 제공 등을 통해 직원들의 불편함을 덜고 있으며 이번주 이미 이전이 끝난 직원들이 정상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화웨이에 따르면 이번 근무지 변경은 회사 전체가 이전하는 것은 아니다.

본사는 여전히 선전에 소재하게 된다. 단지 사업 규모 확장에 따른 일상적 근무지 확대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연구개발과 생산기지에 드는 토지 면적이 커지다보니 공간의 제약을 벗어나기 위해 택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화웨이는 둥관 숭산호 캠퍼스를 위해 100억 위안(약 1조6천852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 선전 본사 전경 (사진=바이두)

■ 샤오미, DJI, 알리바바 등도 2·3선 도시 선택...'값비싼 부동산 비용 지출 부담 경감'

이같은 중국 공룡 IT 기업의 '대도시 탈출' 현상은 비단 화웨이에서만 포착된 것이 아니다. 드론 기업 DJI, 통신 기업 ZTE, 스마트폰 기업 샤오미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등도 모두 1선 도시를 떠나 외곽으로 이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생산기지, 연구개발 부문 등이 2~3선 도시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1선 도시의 치솟는 부동산 가격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선전 대기업으로 꼽히는 DJI의 경우에도 이번에 화웨이가 둥지를 튼 둥관 숭산호에 이미 글로벌 연구개발 및 판매센터를 두고 있다. 앞서 2013년에 둥관시 숭산호에 32묘의 토지를 사들여 1, 2기에 걸쳐 18억 위안(약 3033억 원)을 투자했다. 당시 둥관의 부동산 비용이 다소 낮은 편이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다.

ZTE도 2016년 광둥성 허위안시에 새로 생산기지 건설을 시작했다. ZTE가 본사 소재 선전을 떠나 생산기지를 지은 이유는 바로 선전의 높은 부동산 가격 때문이다. 2016년 선전시의 주택매매 가격은 2014년 말(평방미터당 2만9577위안) 대비 큰 폭으로 오른 5만6149위안에 달해 2년 만에 약 90%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반면 허위안시의 주택매매 가격대는 5436위안로 10분의 1에 불과하다.

샤오미도 두번째 본사를 우한시에 지었다. 이 역시 우한의 부동산 가격이 1선 도시 대비 낮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고 꼽힌다. 2017년 11월 기준 우한에 지어진 부동산 거래 비용은 평방미터당 9336.78위안 수준이었다.

알리바바는 서북 지역 본사를 산시성 시안에 건설했다. 지난해 기준 시안의 주택매매 평균 가격은 평방미터당 6979위안 가량으로 역시 1선 도시에 크게 못미치는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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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생산과 제조 등을 위한 부지 소요 면적이 커지면서 다소 원가가 낮은 지역으로 중심지를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은 1선 도시에 터를 잡고자 토지와 부동산에 들여야 하는 막대한 지출을 줄이면서 지방 정부의 정책적 수혜까지 입을 수 있다는 점에 큰 메리트를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우한 본사 설립 당시 "후베이와 우한 지역은 인재 수준이 높으면서 스마트 제조 산업 이전을 통해 갖는 기회가 크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