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주파수 경매 종료 이후 이통사들이 장비 선정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는 가운데 화웨이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화웨이는 글로벌 유·무선 통신장비 시장에서 에릭슨, 노키아, 삼성전자를 앞지르고 점유율 1위(28%)를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5G 장비시장에서도 화웨이가 높은 가성비를 바탕으로 기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세계 최초 5G 상용화의 이면에는 '글로벌 시장 선도'란 목적이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가격과 성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화웨이를 고려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가성비 측면에선 화웨이가 앞서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 LGU+ 이어 SK텔레콤도 고민 중
이통사는 망을 구축할 때 장비사를 보통 2~3개 선정한다. 망을 구축하고 나서도 유지·보수를 해야 하는데 안정성 측면이나 가격협상력에서 한 개 회사만 선정하면 불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보안 논란에도 불구하고 2013년 이미 화웨이 장비를 도입한 바 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MWC 상하이에서 5G 화웨이 장비 도입을 기정사실화했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화웨이에 이어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까지 총 4개사를 5G 장비사로 선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가적 아젠다로 5G 세계 최초 상용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SK텔레콤이 중국산 화웨이 장비를 다량으로 도입할 수 있겠느냐는 시각 때문이다. 또 화웨이가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하이닉스에서 생산하는 반도체를 화웨이가 대량으로 구매하고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KT는 SK텔레콤이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면 따라갈 수도 있을 것이란 게 업계의 추측이다. 지금까지 KT와 SK텔레콤은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장비를 주로 사용해왔다. 화웨이 장비도 일부 도입하긴 했지만 수량은 적다.
■ 3.5GHz 대역 우선 구축 영향
3.5GHz 주파수는 기존 4G LTE 통신에 쓰던 주파수 대역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반면, 초고대역인 28GHz 대역 주파수는 전파 도달거리가 짧고 회절성과 투과성이 낮아 주파수 효율이 낮다. 따라서 5G 망 초기 구축은 28GHz 대역보다 3.5GHz대역에서 먼저 이뤄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 따르면 3.5GHz에서는 화웨이가, 28GHz 대역에서는 삼성전자가 기술력이 더 앞서 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28GHz의 중요성이 커서 이를 중심으로 홍보하다 보니 마치 삼성이 28GHz 기술만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렇지 않다"며 "10년 전부터 5G 기술을 준비해왔기 때문에 6GHz 이상 주파수에 대한 기술력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현재 이통사는 성능테스트(BMT) 이전 단계로 각 장비사들을 만나 개발 현황을 확인하고 주요 기능에 대한 시험을 진행 중이다.
본격적인 BMT 일정은 다음달에 진행될 예정이다.
아울러, 최근 화웨이 이슈가 부각된 데는 이통사들이 가격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라는 시각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5G 장비시장에서 화웨이 이슈가 불거지는 데는 이통사들이 상용화 일정을 앞두고 삼성전자가 일정을 맞추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저럼한 화웨이 장비의 장점을 부각시켜 가격경쟁을 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일단 정부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 3월 상용화 일정에 맞춰 이통사에 무리 없이 장비공급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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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현 시점에서는 상용화 일정에 차질을 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국장 역시 "이통사가 주파수를 사용할 수 있는 시점이 올해 12월 1일부터이기 때문에 5개월이라는 충분한 시간이 남아 있다"며 "그동안 충분히 비슷한 수준의 장비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보이므로 특정 사업자가 독점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