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카드, 진화 거듭...속도·용량 쑤욱 쑥

512GB 마이크로SD카드도 하반기 출시 앞둬

홈&모바일입력 :2018/06/21 16:03    수정: 2018/06/21 16:04

디지털 카메라와 스마트폰, 태블릿 등에 널리 쓰이는 저장장치인 SD카드가 속도와 용량 면에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번 달 말 공식 발표될 SD 7.0 표준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면 SD카드의 최대 읽기 속도는 800MB/s, 최대 쓰기 속도도 400MB/s 이상으로 향상될 전망이다.

마이크로SD카드는 기존 SD카드보다 면적이 작아 대용량 구현이 어렵다고 여겨졌지만 이마저도 옛 이야기가 될 전망이다. 대만 메모리카드 제조사들이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최대 용량을 512GB까지 끌어올린 제품을 다수 출시할 예정이다.

■ SD협회, SD 7.0 표준 다음 주 발표

SD카드 표준을 만드는 업계 단체인 SD협회는 다음 주 26일부터 29일까지 개최되는 MWC 상하이에서 차세대 SD카드 규격인 SD 7.0을 발표할 전망이다.

이 규격의 핵심은 PCI 익스프레스 3.0을 바탕으로 해 속도를 대폭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플래시 메모리 기반 저장장치인 SSD가 SATA3 인터페이스 대신 PCI 익스프레스 3.0을 적용해 속도를 두 배 이상 높인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SD 7.0 규격을 적용한 SD카드 시제품. 최대 전송 속도가 두 배 가까이 향상됐다. (사진=아난드테크)

올 초 WD는 PCI 익스프레스 3.0으로 작동하는 SD카드 시제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시제품은 UHS-Ⅱ용으로 설계된 핀을 PCI 익스프레스 형식에 맞게 배열하고 일부 전압도 조정했다. 그 결과 최대 읽기 속도는 880MB/s, 최대 쓰기 속도는 430MB/s까지 뛰어올랐다.

현재 출시된 SD 카드 중 가장 빠른 속도를 내는 WD 샌디스크 익스트림 프로 SD UHS-Ⅱ가 읽기 최대 300MB/s, 쓰기 최대 260MB/s인 것을 감안하면 두 배에 가깝게 속도가 향상된 것이다.SD 7.0 규격이 발표되면 사진 한 장당 용량이 20MB(JPEG)에서 40MB(RAW) 이상을 훌쩍 넘는 전문가용 카메라, 또 방송용 4K 영상을 담는 카메라에 먼저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기존 UHS-Ⅱ 규격에 비해 전력을 많이 소모한다는 점에서 저전력 설계를 우선하는 스마트폰이나 카메라에 탑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전망도 있다. 여기에 기존 SD카드를 그대로 읽고 쓸 수 있는 하위 호환성을 갖추려면 설계도 한층 복잡해진다.

이런 문제 때문에 새로운 규격인 SD 7.0을 탑재한 기기의 보급 속도는 상당히 느려질 것으로 보인다.

■ 출시 앞둔 512GB 대용량 마이크로SD카드

일찌감치 512GB 제품이 나온 SD카드와 달리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널리 쓰이는 마이크로SD카드는 대용량 제품을 찾기 힘들었다. 카드 면적이 넓지 않아 충분한 플래시 메모리를 탑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셀에 3비트씩 데이터를 담는 TLC 플래시 메모리가 보편화되고, 여기에 플래시 메모리를 층층이 쌓아 올리는 3D 낸드 기술이 가세하면서 면적의 한계도 점차 극복되고 있다.

올 초 영국 인티그럴 메모리가 출시한 512GB 마이크로SD카드. (사진=인티그럴 메모리)

이미 올 초 영국 인티그럴 메모리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태블릿, 투인원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512GB 마이크로 SDXC 카드를 출시했다. 최대 전송 속도는 80MB/s, 가격은 299달러(약 34만원) 수준이다.

PNY와 ADATA 등 대만 메모리카드 제조사도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용량을 512GB로 끌어올린 메모리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들이 내놓는 메모리 카드는 최대 전송 속도가 90MB/s로 풀HD는 물론 4K 영상 녹화도 무난히 소화할 수 있다.

단 이들 카드 중 일부는 안드로이드 앱을 직접 SD카드에서 실행하는 데 충분한 속도를 내는 표준인 A1(10MB/s)을 지원하지 않는다. 또 일부 보급형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은 512GB 용량을 모두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

■ 속도와 범용성에서 밀리는 XQD 메모리카드

SD카드가 고성능화·고용량화로 접어들면서 차세대 저장장치를 내세웠던 XQD 메모리카드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2010년 처음 등장한 XQD 메모리카드. 현재는 소니만 제조한다. (사진=소니)

XQD 카드는 과거 디지털 카메라에서 널리 쓰이던 CF(콤팩트플래시) 포맷을 만들던 CF연합이 개발한 차세대 규격 메모리카드다. 2010년 처음 등장할 때 최대 속도는 500MB/s로 당시 모든 메모리카드를 압도했고 2012년 버전 2.0 규격에서는 PCI 익스프레스 3.0 지원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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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XQD의 가장 큰 문제점은 성능이 아닌 확대 저변이다. 규격 초기부터 XQD 메모리카드를 만들었던 회사는 소니와 렉사 두 회사였지만 2017년 렉사가 메모리카드 사업에서 철수했다. 현재 XQD 메모리카드를 제조하는 회사는 오직 소니 뿐이다.

니콘 D4나 D5 등 일부 전문가용 제품만 XQD 메모리를 지원한다. (사진=씨넷)

최근 출시된 디지털 카메라가 보편적으로 지원하는 SD카드와 달리 XQD를 쓰는 디지털 카메라는 니콘 DSLR 카메라인 D5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또 이를 읽고 쓰기 위해서는 전용 메모리카드 리더를 갖춰야 한다.